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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자동차결산③] 전기차 빈부격차 극심, 현대차·기아만 고공행진

E-GMP 플랫폼 앞세워 시장 선점 박차…부족한 라인업에 소비자들도 외면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2.12.28 08:09:48
[프라임경제]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에게 2022년은 각자도생하기 바빴던 한 해였다.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지난해 초 본격화된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도 걸림돌로 남아있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인상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커져가는 정치·경제적인 위협 요인들도 상당했다.  

그럼에도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이 점진적으로 완화됨에 따른 공급 확대와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내실 있는 판매전략 등으로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을 확대해 나갔다.

이들에게 내수시장은 판매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홈그라운드다. 그리고 홈그라운드는 그 어느 때 보다 빈익빈부익부였다. 위기 속 브랜드별 희비가 더욱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누구는 웃고 누군가는 울었다.

특히 올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친환경이었다. 자동차산업의 핵심 과제인 탄소중립에 따라 브랜드들의 관심사가 친환경을 품은 전기차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에 수많은 브랜드들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단행했고, 이런 흐름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두 번째 모델 아이오닉 6. ⓒ 현대자동차


그 중심에는 있는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바탕으로 △아이오닉 6 △기아 EV6 GT는 물론,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 기반의 파생 전기차들을 잇달아 선보였다. 앞서 지난해에는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를 차례로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대차는 지난 7월에 열린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향후 출시될 아이오닉 7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전기 SUV 콘셉트카 세븐(SEVEN)을 선보였다. 국내 고객들에게 실제 차량이 처음 공개되는 세븐은 아이오닉이 제공하는 전기차 경험을 한층 더 확장시켜 현대차가 제시하는 대형 SUV 전기차의 디자인과 기술 비전을 담은 모델이다.

이에 발맞춰 기아도 전용 전동화 SUV의 방향성을 담은 첫 대형 전동화 SUV 콘셉트카 '더 기아 콘셉트 EV9(The Kia Concept EV9)'를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공개하는 등 전기차 시장에서의 리더십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처럼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는 여전히 전기차 전환 대응이 다소 많이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이들이 체질 개선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입지가 축소되자, 이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먼저, 르노코리아는 르노 조에를 수입 판매해 '국내에서 유일한 2000만원대'라는 장점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사실상 사라졌다. 또 르노 트위지가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자체 생산이 아닌 협력사(동신모텍) 위탁생산이다.

더 기아 콘셉트 EV9. ⓒ 기아


무엇보다 르노코리아 계획에 전기차(BEV) 출시는 2026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각에서 글로벌 자동차시장 트렌드에 비춰봤을 때 2026년에 첫 전기차 출시가 늦은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2026년 BEV 출시는 전혀 늦은 시점일 뿐 아니라 오히려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본다"고 단호한 입장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그가 이렇게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르노코리아 예측에 따르면 2026년 기준 한국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20% 정도이기 때문이다. 즉, 2026년에도 한국자동차시장에서 80%는 내연기관이라는 얘기다.
 
전기차에 다소 인색한 르노코리아와 달리 한국GM은 올해 쉐보레 볼트 EV 볼트 EUV를 수입 판매 중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출시됐어야 했지만, 배터리 리콜 이슈 탓에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조차 못한 바 있다. 두 모델의 올해 1~11월 내수판매량은 각각 675대, 1906대다.

한국GM이 직면한 더 큰 문제는 모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으로부터 전기차 생산물량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한국GM은 2025년까지 총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인데, 국내 생산 모델이 전무하다. GM은 자신들의 미래가 '전동화'라고 강조하면서도, 한국GM에게는 전기차 생산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지난 10월에 진행된 GM의 한국 출범 20주년 기념식에서 "GM의 한국 공장 생산 계획에 전기차가 들어갈 자리는 없다"며 "전기차 생산 결정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연계가 돼야만 확정될 수 있는데, 이런 결정 절차는 시작도 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코란도 이모션. ⓒ 쌍용자동차


이처럼 전기차 생산에서 제외된 한국GM은 앞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들이 점차 축소돼 당장 내년부터는 트레일블레이저와 글로벌 차세대 CUV만이 남게 됐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주인을 찾는데 성공한 쌍용차는 올해 자신들의 첫 전기차 모델인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해 판매 중이지만, 경쟁 모델들에 뒤처지며 고전 중이다. 올해 1~11월 코란도 이모션의 내수판매량은 109대에 불과하다. 

특히 쌍용차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상당하다. 이미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전동화 전환을 마치고 전기차 생산에 들어간 것과 비교하면 쌍용차의 전동화 전환이 상당히 뒤처졌기 때문이다. 또 쌍용차는 하이브리드 라인업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 대두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쌍용차는 내수판매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토레스를 기반으로 하는 전동화 모델 U100을 2023년에 출시할 계획이며, 렉스턴 스포츠의 전기 모델도 2024년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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