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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자동차결산②] 쌍용차는 질주, 르노코리아·쉐보레는 부진 늪

토레스 외 모델 다변화 절실…국내 생산 라인업 빈곤·수입판매 의존도↑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2.12.27 16:33:10
[프라임경제] 2022년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성적표가 완성되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지난해 초 본격화된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도 걸림돌로 남아있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인상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커져가는 정치·경제적인 위협 요인들도 상당했다.  

그럼에도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이 점진적으로 완화됨에 따른 공급 확대와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내실 있는 판매전략 등으로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을 확대해 나갔다.

이들에게 내수시장은 판매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홈그라운드다. 동시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보루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생존싸움을 펼쳤다. 하지만 홈그라운드인 내수시장은 그야말로 빈익빈부익부였다. 위기 속 브랜드별 희비가 더욱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누구는 웃고 누군가는 울었다.

각각이 마주한 열악한 상황들 탓에 크고 작은 논란에 고충을 겪기도 한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 이에 올 한 해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행보를 정리해봤다.

국내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내수판매량은 125만695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30만4213대)에 비해 10.4% 감소했다. 내수시장이 암울하고 어려운 환경들로부터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브랜드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위협을 받았다.

토레스. ⓒ 쌍용자동차


특히 올해 현대자동차·기아의 시장점유율이 88%를 넘어서는 등 그야말로 국내 자동차시장이 이들의 독무대가 된 상황에서 △쌍용자동차 △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GM은 어느 때보다 각자도생하기 바빴던 한 해였다. 

먼저, 쌍용차가 내수판매 순위 3위 자리에 제일 가까워졌다. 쌍용차는 올해 1~11월 전년 동기(5만553대) 대비 24.9% 증가한 6만3146대를 판매했다.

쌍용차는 경쟁사 대비 라인업이 부족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소수의 차종으로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냄으로써 열세를 극복하는 등 효율성이 높은 전략을 구사했다. 현재 쌍용차는 △티볼리 △코란도 △토레스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까지 소형부터 대형, 픽업트럭까지 다양한 RV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모델별로 1~11월 누적판매량을 살펴보면 △티볼리 1만547대 △코란도 4915대 △토레스 1만9510대 △렉스턴 3574대 △렉스턴 스포츠 2만4491대다. 렉스턴 스포츠만이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고, 티볼리·코란도·렉스턴은 각각 △22.8% △35.9% △31.0% 감소했다.

그동안 '꼴찌후보 단골손님'으로 취급받던 시절들이 상당했던 쌍용차는 3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매번 복덩이 하나면 충분했다. 앞서는 티볼리에 힘입어서, 올해는 출고 대기물량만 7만대에 이르는 토레스가 그 역할을 십분 해내고 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 ⓒ 르노코리아자동차


특히 쌍용차는 지난 달 두 번째 부활을 알리기도 했다. KG그룹과의 M&A를 통해 유입된 인수자금으로 회생채무 변제를 완료하면서, 쌍용차는 2021년 4월 회생절차 개시 후 1년6개월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종결짓게 됐다. 

KG그룹 품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쌍용차는 판매증대와 흑자전환을 통해 회사의 조기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

반면,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은 월등한 판매량을 앞세워 실적을 이끌어줄 모델이 부재한 것을 넘어, 오히려 수출기지로 전락한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자아냈다. 내수판매 감소세가 상당한 것과 다르게 주력 차종 1~2개를 앞세워 집중한 수출은 눈에 띄게 크게 늘어서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초 '르노삼성자동차' 브랜드명에서 '삼성'을 마침내 빼내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빈약한 라인업과 모델 노후화 등으로 인해 저조한 내수판매 실적을 기록 중이다. 올해 1~1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5만3936대) 대비 8.4% 감소한 4만9378대다.

내수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모델은 QM6와 XM3다. QM6는 1~11월 전년 대비 22.4% 감소하긴 했지만 2만6193대를 판매하며 브랜드 전체 판매량을 이끌고 있고, XM3는 26.4% 증가한 1만7805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SM6는 깊은 부진에 빠진 상태다. 전년 대비 43.9% 증가하긴 했지만, 3863대에 불과하다. 

또 르노코리아가 수입 판매하고 있는 르노 모델들(트위지·조에·캡쳐·마스터) 중에는 전년 대비 11.5% 감소한 1001대를 판매한 마스터를 제외하고 전부 국내 시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의 부평공장에서 전량 생산 및 수출되고 있다. ⓒ 한국GM


르노코리아가 부진하는 주요인으로는 SM6와 QM6의 모델 노후화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신차 부재가 꼽힌다. 신차 부재는 곧 브랜드 경쟁력 약화인데, 르노코리아가 올해 선보인 신차는 XM3 하이브리드 모델뿐이다.

마지막으로 한국GM은 국내 생산 모델과 GM의 글로벌 수입 모델을 함께 판매하는 투 트랙(Two-track) 전략, GM 산하 럭셔리 오프로드 브랜드 GMC까지 론칭해 멀티 브랜드 전략을 더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한국GM의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의 핵심 전략인 수입 판매 모델들 부진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1~11월 내수판매량은 △이쿼녹스 1018대(+84.8%) △트래버스 1778대(-44.0%) △타호 365대 △콜로라도 2611대(-23.9%). 같은 기간 국내 생산 모델인 스파크와 트레일블레이저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9.2%·21.7% 감소한 1만475대·1만3797대를 판매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GM은 1~11월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기(5만1773대) 대비 31.6% 감소한 3만5397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한국GM은 앞으로도 문제다. 한국GM은 2025년까지 총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인데, 국내 생산 모델은 전무하다. 나아가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도 축소돼 트레일블레이저와 2023년 계획된 글로벌 차세대 CUV만이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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