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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는 왜 '일'을 하는가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 press@newsprime.co.kr | 2022.12.15 13:02:03
[프라임경제] 삶이 단순하지 않듯이, 일 또한 단순하지 않다. 일은 많은 사람의 삶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면서 보내기 때문이다. 

'일은 한다'는 것은 '잘하다' 또는 '못하다'의 과정과 그 성과로 나타난다. 모든 사람이 일을 잘하고 싶을 것이다. '일을 잘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로, 인간은 일을 통해 자신이 향상되기를 원하며 나아가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존재다.

일본의 첨단 전자부품 제조업체 '교세라'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하는 것은 우리의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마음을 갈고 닦으며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한 행위다. 인간은 일을 통해 성장하며, 하루하루 충실히 일에 매진하면서 자아를 확립하고 인격적 완성에 가까이 다가간다"고 역설했다. 일에 대한 철학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일을 하는 행위에는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진다. 대표적인 보상으로 연봉이 있다. 일을 잘하면 내 연봉이 오를까? 많은 직장인들의 질문이자, 경영자의 숙제다. 

연봉은 일하는 능력에 따라 정해지게 마련이지만, 동일한 연봉을 받는 직원들이 내는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이 차이는 성과 평가나 호봉 체계의 문제로 생길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일에 대한 태도'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능력의 문제라기보다 일을 대하는 마음 또는 태도가 사람마다 다른 데서 성과의 편차가 생긴다.

내가 받는 연봉 수준 정도로만 일하려는 것이 합리적일지 모른다. 연봉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일하는 직장인은 항상 손해 보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누군가는 내가 제공하는 노동력에 비해 현저히 낮은 연봉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일은 적게 하고 보상은 많이 받는 것이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월 200만원을 받을 때 100만원어치만 일하는 직원과 300만원어치의 일을 하는 직원이 있다면, 언뜻 전자가 현명해 보일 수 있다. '월급만큼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굳이 월급 이상으로 내 노동력을 더 제공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직장을 그만두지는 않지만 정해진 시간과 업무 범위 내에서만 일하고 초과근무를 거부하는 노동방식을 뜻하는 신조어인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가 200만원을 받고 100만원어치의 일만 한다면, 부족한 100만원의 가치는 결국 다른 사람의 성과를 동냥해 얻게 되는 셈이다. 

내 성과가 적어 남의 성과를 가져오는 것은 결국 동냥이며, 동시에 일을 하며 축적하는 역량과 경험도 적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성과를 내는 동료와의 실력 차이는 더욱 커지게 된다.

반대로 같은 월급을 받고 300만원어치의 일을 한다면, 나의 기여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된다. 시차는 생길 수 있지만 100만원 만큼의 나눔의 대가로 유형·무형의 보상이 따라오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만들어 역량의 탁월함을 증진시키게 되고, 자신의 기여분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때문에 기부자가 된다. 조직에서 성과를 나누는 인재는 조명을 받는다.

기부가 쌓이면 구성원들이 따르게 돼 리더십이 생긴다. 일 잘하는 기부자에게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주위를 돌아보면 기부하는 사람이 회사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리더의 자리에 오르는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은 철저히 이윤을 추구하는 DNA를 갖고 있어 구성원 중 누가 기부하는 직원인지, 동냥하는 직원인지 알고 있다. 기부자의 연봉을 더 높이고 우대하는 근거는 여기에 있다. 이렇게 기부자를 잘 관리하는 것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고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최우선 전략인 셈이다.

'조용한 사직'의 정신으로 소극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삶은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 수 있을까? 삶을 대하는 태도와 일을 대하는 태도는 결코 다르지 않다.

일과 삶은 분리된 개념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통합된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성과 기부자'가 될 것인가, '성과 동냥자'가 될 것인가? 답은 각자 자신에게 달려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나는 왜 일을 하는가?'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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