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부산 재건축 3대장(수영현대·삼익비치·동래럭키)으로 꼽히는 수영현대아파트(이하 수영현대) 재건축 사업이 재도약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수영현대는 부산에서도 손꼽히는 '상급지'로 평가되고 있지만 '첫 단추' 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다만 정부가 내주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방안 발표를 예고하면서 새로운 분위기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수영현대는 1988년 준공된 구축 단지다. 11개동 1180세대로 만만치 않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부산 중심 철도 2호선(민락역)과 초역세권인 동시에 수영강 영구 조망권 및 해운대 초입에 위치한 만큼 센텀시티 인프라를 모두 누릴 수 있어 '천지개벽'이 기대되는 사업지다.
관련 업계 역시 수영현대 재건축 사업이 완료될시 부산 삼익비치와 동래럭키에 뒤지지 않는 지역 대표 아파트가 탄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사업 본격화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일대 주민 역시 엄청난 '기대주'로 평가하고 있는 상황.
다만, 이런 수영현대는 우수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재건축 안전진단 벽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좀처럼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수영현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최근 정부 재건축 안전진단 정책 기조와 발맞춰 새로운 도전을 감행, 신중함을 더하는 분위기다.
◆부산 NO.1 상급지, 일대 '랜드마크' 기대
"민락역 2번 출구에 내리자마자 구축 아파트 특징을 간직한 수영현대의 균일한 단지 배치와 거리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깔끔하고 풍성한 조경 배치로 단지 쾌적함을 더했다. 동간마다 목격할 수 있는 놀이터, 정자, 운동시설 등에선 주민들이 평화로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근처 수영강변 산책로를 만끽하며 조깅을 하는 주민도 눈에 띈다."
부산 수영구 일원에 위치한 수영현대는 35년에 달하는 구축 단지로 현재와는 동떨어진 주거 환경을 간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역세권 입지를 비롯해 △생활 인프라 △녹지 환경 등 부산에선 최상급 입지를 자랑한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부산 지하철 민락역(2호선) 초역세권에 자리했으며, 수영역(2·3호선)도 아우르고 있어 부산 주요 도심 이동이 용이하다. 여기에 광안대교와 원동IC를 통한 차량 이동도 편리해 교통 인프라에 있어 부족함이 없다. 단지 내에 어린이집이 위치했고, 민안초·망미초·한바다중·광안중·센텀고·해강고·덕문여고 등 학교로 배정이 가능해 학군 역시 확보했다.
생활 인프라도 우수하다. 수영강변 산책로는 물론, 영구 조망 등 희소성도 확보했다. 수영 교차로 상권(수영팔도시장)을 비롯해 해운대 초입에 자리한 만큼 인근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영화의전당 등 센텀시티 인프라도 만끽할 수 있다. 향후 수영강 휴먼브릿지 개통(2023년 예정)으로 센텀시티 접근성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센텀시티에서 바라본 수영현대 모습. ⓒ 프라임경제
"양호한 가치를 갖췄음에도, 매일 지속되는 주차 문제와 누수 등 세대마다 만만치 않은 애로사항을 안고 있다. 부산에서도 손꼽히는 입지인 만큼 재건축을 통한 대표 단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 수영현대 입주민 A씨(47세, 남)
수영현대는 입지적 강점에 그치지 않고 높은 사업성도 확보했다.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196%)과 건폐율(16%)까지 더할 나위 없다. 여기에 상급지 기준 평균 대지지분(14.1평)도 양호한 만큼 가치는 무궁무진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주민 열망도 가득해 사업 본격화는 충분하다"라며 "재건축 완료시 부산을 대표하는 아파트로 거듭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런 수영현대를 바라보는 건설사들 시선 역시 만만치 않다"라며 "다수 건설사들이 수영현대 가치를 알아보고 접근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재건축 발목' 안전진단, 내주 정부 규제 완화 '변환점' 될까
물론 재건축 사업 본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수영현대는 우수한 미래 가치에도 불구, 재건축 '첫 단추'로 불리는 안전진단 통과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 첫 번째 관문이다. 우선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정밀안전진단을 받게 된다. 여기서 E등급을 받을시 재건축 사업 추진이 가능하며, D등급을 받을시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2차 안전진단)를 통과해야 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
수영현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역시 노후화 탈피를 위해 안전진단을 신청한 바 있다. 다만, 정밀안전진단 통과 후 지난해 적정성 검토에서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으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결국 사업 추진에 있어 안전진단 통과 여부가 가장 큰 관문인 셈이다.
"지난해 9월 수영구청이 재건축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결과 55.05점으로 C등급(유지보수) 판정을 내렸다. 당초 정밀안전진단에서 48.96점(D등급)을 받아 적정성 검토를 진행했으나 점수가 55.05점으로 상향된 것. 종합점수 55점 이하부터 재건축이 가능한 데 고작 0.05점 차이로 탈락했다. 당시 안전진단을 위한 주민 모금으로만 1억2000여만원을 쏟아냈다. 주민들은 사업 지연을 시키려는 정부 의도로 판단,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 안병욱 수영현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
그럼에도 불구,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주민들의 굳은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지난 9월 사전 타당성 검토를 신청하면서 향후 재차 안전진단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정부가 내주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 완화 방안 발표를 예고한 만큼 새로운 국면도 기대하는 눈치다.
안병욱 수영현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은 "타당성 검토 신청을 완료했고, 다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언급한 안전진단 규제 완화가 현실화될시 안전진단 통과는 확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0.05점이라는 차이로 고배를 마신 만큼 향후 발표에 대한 소급 적용도 기대하고 있다"라며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재건축 시계가 빨라지는 만큼 윤 정부 공급 정책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집값 하락과 더불어 지속적인 부동산 침체를 우려해 정부가 규제 완화를 앞당긴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향후 수영현대와 동래럭키 등 부산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서울 목동신시가지와 태릉우성 등 전국 재건축이 활성화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재 부산 재건축 3대장 '수영현대'는 한 차례 좌초를 겪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과연 이번 사업이 정부 정책 기조와 맞춰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