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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콜센터 점검 나선 정부, 현황 파악이 먼저

 

김이래 기자 | kir2@newsprime.co.kr | 2022.12.05 12:15:58
[프라임경제] "네~네 고객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콜센터 상담사는 고객과 최접점에서 욕받이, 폭언과 성희롱에 의한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받는 감정노동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일부 고객들은 매장에서는 최소한의 매너를 지키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는 전화통화에서는 더 쉽게 막말을 하거나 언성을 높이는 등 감정을 쏟아내기 일쑤다.

상담사가 잘못한게 아닌데, 회사 정책에 대한 불만에 대해서도 언성을 높이고, 폭언으로 기선제압을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상담사가 할 수 있는 말은 "죄송합니다, 고객님"밖엔 없다. 계속해서 폭언을 하면 먼저 끊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갖은 폭언에 시달린 후에나 할 수 있는 처치다.

오죽하면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ARS 안내문구에 '전화 받는 누군가는 당신의 가족일 수 있습니다'라는 멘트를 넣었을까.

이처럼 상담 과정에서 폭언과 같은 위법행위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화·방문 민원에서 발생하는 폭언과 욕설, 협박, 폭행, 성희롱 등 위법행위는 △2018년 3만4484건 △2019년 3만8054건 △2020년 4만6079건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콜센터를 질병 취약사업장으로 보고 업무상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근로자 건강증진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에 나섰다.

고용노동부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경기도 뿐 아니라 전국에 소재한 콜센터를 대상으로 규모와 상관없이 지방관사에서 판단해 점검이 필요하다고 보는 곳을 선정해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고객응대근로자에 대한 응대조치와 스트레스 관리방안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점검이 필요한 콜센터는 구체적으로 어떤 곳일까?

50인 미만의 소규모 콜센터일까. 50인 이상 콜센터일까. 원청사일까. 콜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운영업체일까. 정부는 어떤 기준으로 이렇게 많은 콜센터 가운데 '감정노동근로자'의 건강상담이 필요한 곳을 선별할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콜센터가 크던 작던 어디에서든 악성민원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점검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는 콜센터 전수조사를 통한 현황파악이 먼저다.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 구로의 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서울시는 콜센터를 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하고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지원을 하고 싶어도 어디에 콜센터가 있는지 몰라 종사자가 없거나 폐업신고가 되지 않는 곳까지 문을 두드리며 헛다리를 집기 일쑤였다.

우왕좌왕하는 사이 또 다른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콜센터가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온상으로 불리면서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이같은 문제는 산재보험 가입기준으로 콜센터 사업장을 선별하는데 있다. 산재보험을 한 사업장으로 모아서 가입하는 사업장도 있고, 각각 사이트별로 사업장을 나눠 가입한 사업장도 있다. 또 운영업체가 아닌 원청사에 소속된 콜센터는 따로 분류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소규모일 경우 누락되기도 한다.

이제라도 콜센터업계의 추정치가 아닌 전수조사를 통해 콜센터 현황파악이 시급하다. 또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가족일 수 있는 상담사들에 대한 인식개선도 절실하다. 상담사는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고객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담사에게 언어폭력을 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말은 씨가 되어 돌아온다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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