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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짜 5G' 투자 약속 안지키는 통신사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2.12.02 14:12:12
[프라임경제] "그동안 정부는 이동통신 3사에 할당 조건을 이행하도록 지속해서 독려하고 지원해 왔으나 이런 결과가 나와 유감이다."

정부가 5세대 이동통신(5G) 28㎓ 기지국 수가 당초 주파수 할당 조건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에 해당 주파수 할당 취소 통보를 내렸다. 국내에서 주파수 기간 만료 전 할당이 취소된 것은 역대 최초다. SK텔레콤(017670)은 취소는 면했지만, 주파수 이용 기간이 6개월 단축됐다.

앞서 정부는 이통 3사에 5G 주파수 할당 당시 할당 후 3년 차(2022년)까지 28㎓ 주파수는 각 1만5000개의 장치 구축을 조건으로 걸었다. 하지만 이통 3사는 공동 구축한 것을 개별 실적으로 반영해도 올해 4월까지 의무구축 물량의 10% 수준을 겨우 채웠다.

이통 3사는 3.5㎓ 대역에서 모두 90점 이상의 합격점을 받았지만, 28㎓ 대역의 경우 △SK텔레콤은 30.5점 △LG유플러스는 28.9점 △KT는 27.3점을 받는 데 그쳤다.

정부가 지하철 백홀 기지국 수를 이통 3사가 모두 공동 구축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등 편의를 봐줬음에도 참혹한 결과를 얻게 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도 "통신 3사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

5G용 주파수는 3.5㎓ 대역과 28㎓ 대역 두 개다. 28㎓ 대역은 2018년 5G 상용화 당시 이통 3사가 '롱텀에볼루션(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라고 홍보했던 '진짜 5G'로 알려져 있다.

이통 3사는 각사별로 2000억원이 넘게 28㎓ 주파수 이용 대금을 냈으나 구축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수익이 나지 않자 방치해놓은 상황이다. 28㎓는 장애물을 피해가는 회절성이 약해 더 많은 기지국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3.5㎓보다 구축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이통 3사는 28㎓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더욱 빠른 5G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현재 소비자용 5G 서비스는 모두 3.5㎓ 주파수로만 서비스되고 있다. 

5G 가입자 확대로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5G 인프라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는 모습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통 3사는 올 3분기에도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4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28㎓ 대역은 주파수 특성상 전국망 구축이 어렵지만, 활용 방안을 계속 연구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은 통신 사업자들이 28㎓ 대역 네트워크 구축을 확대해가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가 글로벌 5G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 지금은 수익성만 따지기보다는 5G 세계 최초 상용화 국가의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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