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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산 2개' 한국GM, 어긋난 GM 계획에 철수설 재발?

부평2공장 폐쇄·산업은행은 지분 매각 의지…전기차 10종 전부 수입 판매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2.11.24 10:13:20
[프라임경제] 한국GM이 기존 국내 생산 모델 및 GM의 글로벌 수입 모델을 함께 판매하는 투 트랙(Two-track) 전략과 함께 멀티 브랜드 전략을 더했다. 그 일환으로 GM은 쉐보레와 캐딜락에 이은 세 번째 자동차 브랜드인 GMC를 국내 자동차시장에 론칭했다.

문제는 GM의 이런 행보가 한국GM의 경영정상화에 힘을 실어주는 듯 하지만, 한국GM 앞날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라는 점이다. GM이 펼치는 전략이 한국GM을 국내 완성차업체 보다는 수입 판매사 혹은 생산기지로 비춰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GM의 한국사업장인 한국GM이 향후 선보일 대부분의 모델들은 국내 생산이 아니라 수입 판매다. 이미 △이쿼녹스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을 수입 판매 중인 가운데 지난 1월에는 쉐보레의 플래그십 모델 타호(Tahoe)를 선보였고, GMC의 시에라는 올해 안으로 출시하는 등 수입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수입 판매 모델들 부진이 상당하다. 올해 1~10월 내수판매량은 △이쿼녹스 912대 △트래버스 1570대 △타호 346대 △콜로라도 2418대로, 이들의 총 판매대수는 5246대다. 같은 기간 국내 생산 모델인 스파크는 9865대, 트레일블레이저는 1만3039대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GM은 1~10월 내수시장에서 전년 대비 32.2% 감소한 3만334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GM 한국 출범 20주년 기념식에서 발표중인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 ⓒ 한국GM


뿐만 아니라 한국GM은 오는 2025년까지 총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인데, 국내 생산 모델이 전무하다. GM은 자신들의 미래가 '전동화'라고 강조하면서도, 한국GM에게는 전기차 생산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GM의 한국 공장 생산 계획에 전기차가 들어갈 자리는 없다. 전기차 생산 결정은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연계가 돼야만 확정될 수 있는데, 이런 결정 절차는 시작도 되지 않았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지난 10월20일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진행된 'GM의 한국 출범 20주년 기념식'에서, 한국GM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다는 의지를 이처럼 분명히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 보다 수입 판매하는 모델 라인업이 더 다양해지면서 실질적으로 한국GM이 '국산차'라는 타이틀을 달기 애매해졌다"며 "GM도 한국GM도 이를 의식한 듯 한국GM을 GM의 한국 사업장이라고 언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한국GM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도 축소돼 당장 내년부터는 트레일블레이저와 글로벌 차세대 CUV만이 남게 됐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의 부평공장에서 전량 생산 및 수출되고 있다. ⓒ 한국GM


또 국내 생산 모델이 2개로 축소되면서 한국GM 부평2공장이 오는 26일부로 생산을 멈춘다. 이에 따라 부평2공장 소속 근로자 1200여명은 각각 창원공장 700여명, 부평1공장 500여명으로 나뉘어 전환 배치된다.  

인력 재배치를 놓고 내부 불만도 상당하다. 부평2공장 직원들이 근무지와 주거지를 인천에서 창원으로 옮기는 것에 부담을 느낀 탓에 전환근무 신청을 꺼리는 등 재배치 작업이 순탄치 않다. 무엇보다 노사 간 단체협약 중 전환 근무 희망자가 적을 경우 가장 최근에 입사한 직원부터 우선 배치한다는 조항이 있어 '강제발령'을 두고 일부 노조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부평2공장과 관련해 줄곧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GM은 한국사업장을 전기차 생산보다 트레일블레이저 성공 유지와 차세대 CUV의 성공적인 출시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대신 GM은 글로벌 성장을 위한 미래 계획의 일환으로 GM의 차세대 글로벌 CUV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감안해 창원공장에 9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했고, 부평공장에도 2000억원 규모의 생산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한국GM 창원공장 전경. ⓒ 한국GM


즉, 한국GM 미래는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CUV의 성공여부에 달려있게 됐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CUV의 성공이 중요한 이유는 향후 GM으로부터 추가 생산 차종 배정을 받을 명분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GM은 한국 사업장이 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거점이라고 말은 하지만, 신차 개발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생산기지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 다닐 수밖에 없다"며 "이런 행보를 보고 있으면 모기업인 GM이 한국GM을 아시아 생산기지로 인식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수입 판매되고 있는 모델들의 성적도 좋지 않고, 내년 임단협 과정에서 트레일블레이저나 차세대 글로벌 CUV의 생산차질이 빚어지기라도 한다면 GM은 얼마든지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게 되는 꼴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GM의 시각에서 한국GM은 언제나 노사관계 리스크가 굉장히 컸다"며 "GM이 수익성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을 재편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GM 철수는 글로벌 구조조정 연장선 처음에 서 있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을 비롯한 GM 한국사업장 최고위 임원진이 지난 22일 GM 차세대 글로벌 신차의 막바지 시험 생산이 진행 중인 GM 창원공장을 방문했다. ⓒ 한국GM


실제로 최근 지난 2018년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부평2공장까지 폐쇄가 결정되면서 한국GM 철수설도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더욱이 한국GM은 2013년 적자전환 이후 지난해 376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8년 연속적자 상태다. 지난 8년간 누적된 연결기준 영업손실액은 3조7754억원에 달한다.

철수설에 불이 지펴진 또 다른 이유는 지난 10월 KDB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GM의 지분 17.03% 전량에 대한 매각 계획을 정부에 제출하면서다. 더욱이 산업은행은 2018년 GM과 맺은 10년 약정의 시한이 5년이나 남은 상항에서 먼저 보유 지분 매각 방침을 밝혔다. 

앞서 산업은행은 2018년 한국GM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최소 2028년까지는 보유 지분을 유지하는 쪽으로 GM과 합의했다. 당시 우리 정부와 GM은 경영난이 심각한 한국GM을 회생시키기 위해 총 71억5000만달러를 투입하기로 했고, 산업은행은 지분율에 맞춰 7억5000만달러(당시 8000억원)를 출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구체적인 매각 시기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매각 시점이 2027년까지인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며 "산업은행의 이런 움직임은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고도 한국GM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산업은행이 지분 매각에 나섰을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탓에 헐값에 매각하기도 어려워 산업은행이 실제로 매각을 진행하게 되면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GM이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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