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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중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언제쯤?"…소비자 불편 볼모로 이익추구 급급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2.11.11 10:17:08
[프라임경제] 시중은행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음에도 1시간 단축된 영업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궁금한 것은 시중은행들이 영업시간을 정상화할 의지가 있는지다. 

현재 국내 은행의 영업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다. 코로나19 이전 영업시간에 비해 1시간 단축됐다. 이에 따라 기존에도 쉽지 않았던 평일 은행 방문은 더욱 어려워졌다. 

문제는 노사 모두 단축된 영업시간을 정상화하는데 소극적인 분위기란 점이다. 사측은 모바일·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로 대부분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는데, 굳이 비용을 소모하며 영업시간을 늘릴 필요가 없단 입장이다. 이는 영업점 축소에서도 드러난다. 은행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영업점을 폐쇄하고 있다는 게 금융권 증론이다.

이같은 영업시간 단축에 이어 영업점 감축은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으로 귀결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 8월까지 국내에서 사라진 은행 영업점은 1112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7년 340개 △2018년 74개 △2019년 94개 △2020년 216개 △2021년 209개 등이다. 2018년부터 줄어들었던 은행 영업점 폐쇄는 2020년부터 다시 늘어났다. 올해의 경우 8월까지 179개 영업점이 문을 닫았다.

영업시간 단축과 영업점 폐쇄 등의 명분으로 시중은행이 내세운 것은 비대면 업무 증가다. 대부분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하지만, 계좌 한도 확대 등 일부 서비스는 여전히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야만 한다.

특히 고령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은행 영업점을 여전히 필요로 한다. 취재로 방문했던 서울 관악구 소재 신원시장도 인근에 은행이 한 곳밖에 없다. 3년 전 한곳이 없어지면서 주변 상인들과 장년층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고객들은 영업시간 단축으로 더 불편하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3536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경험을 조사한 결과 70대 이상인 고령층은 15.4%에 불과했다, 조사에 참여한 70대 중 84.6%에 달하는 이들이 모바일 금융 대신 은행을 직접 방문하고 있다는 말이다. 

은행은 최근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분기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 증가를 이유로 영업점을 없앤다면 은행이 공공성을 배제한 채 수익만 추구한단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은행은 정부인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만 출범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정부의 선택을 받은 이들만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다. 이같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타업권에 비해 경쟁도 덜한 편으로 일종의 특혜를 받는 셈이다.

이로 인해 은행은 공공성을 요구받는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은행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은행 영업점 수가 지난 10년 동안 평균 20% 이상 축소됐다"며 "은행 공공성과 국민의 금융접근 권리 침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은행은 영업 축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2년 넘게 고수한 단축 영업시간에 대해 은행은 '노사 협의 사항'이란 입장만 내보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지난해 10월 ‘방역지침이 해제되더라도 교섭을 통해서만 영업시간 단축을 조정할 수 있다’는 단체 협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업무환경 개선을 내세우고 있다. 노조 측 관계자는 "영업 외에도 정산 등의 마감업무, 상품 교육 등으로 인해 야근이 일상화돼 있다"며 "코로나19도 다시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기에 노사가 함께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은행권 노사는 은행 영업 정상화와 관련해 TF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들은 영업시간 외에도 탄력점포, 주말점포 등을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TF 구성은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TF구성을 추진해야 할 노조 집행부의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오는 12월 새로운 집행부를 뽑기 위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제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새롭게 탄생할 금융노조에 달려 있다. 각자 다른 이유로 영업시간 정상화를 미루는 사이 소비자들의 불편은 이어지고 있단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사가 조속히 협의를 이뤄내 은행에 씌워진 오명을 벗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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