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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판'하면 취재도 못 해?

 

김경태 기자 | kkt@newsprime.co.kr | 2022.11.10 15:12:25
[프라임경제] 대통령의 해외 순방 행사에는 대부분이 1호기를 탑승하는데, 여기에 대통령실 비서관 및 행정관을 비롯해 취재를 위해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이 함께 탑승한다. 

1호기는 대통령실의 지시를 받아 대한민국 공군과 민항(대한항공)이 협력해 운영하는 비행기다. 정확히 말하자면 대통령의 개인 비행기가 아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비행기다. 

그런데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순방을 준비중인 대통령실에서 MBC 취재진에 대해 동남아 순방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고 지난 9일 늦은 밤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돼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며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다. 왜곡, 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알려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할 당시 민간인 신 모씨가 고도의 보안이 필요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했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한 것과 지난 9월 미국 뉴욕 방문 당시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서의 '비속어 논란'으로 갈등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10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순방 전부터 특정 언론사의 전용기 배제에 대해 답해 달라'는 질문에 "대통령이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다"며 "기자 여러분께도 외교안보 이슈에 대해 취재편의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 달라"고 답했다. 

이런 답변은 향후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비판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으로 인식된다. 

특히 제일 공정하고 정당해야 할 대통령실에서 비판 기사를 작성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언론사를 배제하는 것은 언론 탄압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전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비풀사(출입기자)에 대해서는 순방에 대한 일체 공지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전 정부에서는 풀사(기자단)과 비풀사를 구분하지 않고 순방 전 일정을 비롯한 비용까지 모두 공개해 참가 의사를 물어봤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단 한번도 비풀사에 이를 공유한 적이 없다. 

이렇게 특정 언론사를 배제한 윤석열 정부가 단지 비판 기사를 작성했다는 이유 만으로 특정 언론사를 배제한 것은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자유의 확대와 공정한 규칙 정착'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가 묻고 싶다.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사에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대통령실의 소심한 복수일 뿐이다. 특정 보도가 잘못됐다면 대통령실은 기자회견이나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신청 등 현행법이 보장하고 있는 다양한 절차를 통해서 입장을 밝힐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 비행기도 아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비행기를 대통령실이 운영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윤 대통령이 말한 '공정한 규칙'에도 반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대통령실은 정당한 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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