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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잃은 국산 세단들, 내연기관 명맥은 현대차만?

완전변경 그랜저에 쏘나타·아반떼 출시 예고…기아는 '전동화'에 선택 집중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2.09.29 17:07:53
[프라임경제] 오랜 시간 국내 자동차시장을 주름 잡아왔던 세단은 지난 몇 년간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는 SUV의 인기에 밀려 침체가 가속화됐다. 그로 인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토종 세단들이 점점 더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나마 세단 라인업 구색을 갖춘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마저도 이런 흐름을 피하지 못하면서 브랜드 대표 세단들이 체면을 구긴 것을 넘어 단종설까지 나왔다. 나머지 브랜드들의 경우에는 철저하게 소외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탓에 실제 단종을 면치 못하는 등 현재 극소수 모델만이 남아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이하 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체의 세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1% 감소한 53만695대를 기록했다. 연간 세단 판매량이 50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건 2004년(51만4485대) 이후 17년 만이다. 

2022 그랜저. ⓒ 현대자동차


올해도 세단 부진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브랜드별 세단 판매량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대차의 1~8월 세단 판매량(11만2130대)은 전년 대비 26.7% 감소했다.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및 코로나19 팬데믹 등 경영 불확실성에서도 RV 전체 판매량(14만2773대)이 2.0%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기아의 RV 전체 판매량은 9.3% 증가한 19만719대, 세단은 19.8% 감소한 11만9396대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그랜저 4만5055대(27.1%↓) △쏘나타 3만2145대(21.1%↓) △아반떼 3만4739대(30.6%↓)를, 기아는 △K3 1만4340대(21.2%↓) △K5 2만1154대(54.5%↓) △K8 2만9108대(5.9%↓) △K9 4730대(9.5%↑)를 판매했다.

이와 함께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유일한 세단인 SM6는 올해 1~8월 QM6 한 달 치 판매량에 불과한 2667대(전년 대비 51.9%↓)를 판매하는데 그쳤고, 단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한국GM의 말리부는 47.8% 감소한 1135대만을 판매했다. 

쏘나타는 지난 1985년 처음 출시된 국내 최장수 모델이다. ⓒ 현대자동차


세단 모델들의 부진 속 올해 초에는 급기야 국내 최장수 모델이자 국민차로 불려온 현대차 쏘나타의 단종설까지 나왔다. 현대차를 상징하는 모델 중 하나인 쏘나타의 단종설이 나온 이유판매량 저조로 위상이 추락하는 동시에 쏘나타의 차세대 모델에 대한 개발 계획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더불어 쏘나타를 생산하고 있는 아산공장도 아이오닉 6 생산을 위한 시설 정비를 마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선보인 전기차들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전동화 브랜드로 탈바꿈 하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 판매량 부진을 겪는 내연기관 모델들의 단종을 결정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 당장의 단종이라기 보다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전기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모델들의 상품성을 계속 개선해 완전변경이나 부분변경에 버금가는 효과를 내며 적어도 몇 년은 더 판매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M6. ⓒ 르노코리아자동차


그도 그럴 것이 전 세계가 전기차에 주목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자동차 판매량 대비 전기차 판매대수는 매우 적다. 즉, 유럽·북미·중국·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판매는 차치하고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만큼 내연기관을 완전히 손 놓을 수는 없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은 현대차 역시 아직까지는 내연기관을 포기할 수 없게 되면서, 다시 한 번 세단 라인업을 강화하며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판매실적 향상을 꾀하고자 한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연말 그랜저 풀 체인지 모델을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쏘나타와 아반떼 페이스리프트까지 단행하는 등 세단 라인업을 전면 재정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차와 달리 기아는 다른 행보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기존 내연기관 완성차 제조업체의 틀을 벗고 미래차 중심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플랜 S(Plan S)' 전략에 따라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K8. ⓒ 기아


일례로 화성·광주에 이어 광명공장에도 전기차 생산라인을 도입, 기아의 모든 국내 공장이 전기차 전환 채비를 마쳤다. 또 올해 초 기아는 2022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개최하고, 오는 2023년부터 EV9을 비롯해 매년 2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해 2027년까지 14개의 EV 풀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동화 확대 전략에 따라 기아는 2025년 이후에는 내연기관 신차를 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고 있는 과도기를 보내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 아직은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한 신뢰가 쌓여있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라며 "그런 상황에서 제조사 입장에서 무조건적으로 '전동화'만을 외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현대차그룹은 그룹 내에서 현대차가 당분간 내연기관 라인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기아는 전기차에만 총력을 쏟는 일종의 투 트랙 방식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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