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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건설업계 폭발사고 '명백한 미필적 고의' 단호한 처벌이 답이다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2.09.21 10:20:23
[프라임경제] 현대건설 재개발 현장에서 엄청난 인명피해로 번질 뻔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안전 경영'에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지난 15일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봉천동 4-1-2 주택재개발 공사현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암반 제거를 위해 발파 작업을 진행한 이후 불발로 남아있던 장약을 건설기계가 건드리면서 뒤늦게 터진 것이다. 

이번 폭발로 주민 한 명이 경상을 입었고 인근 아파트로 날아든 파편이 유리창과 집기 등을 부수는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다행히 엄청난 인명피해로 번지진 않았다. 

현대건설은 물론, 여타 업계 관계자들 역시 예상하기 어려운 이례적 사고라는 입장이다. 특히 불발탄 여부는 작업 진행 이후 발파 현장을 들춰내는 방법밖에 없어 장약이 남아있으면 폭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해명이다. 

하지만 아무리 '이례적 사고'라는 변명임에도 인재임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화약이 사용되는 발파 작업은 사고 발생시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 피해 규모와 사고 발생 장소가 도심지였던 점을 감안하면 장약 적정량 및 발파 정확성 등을 사전에 과할 정도로 확인했어야 마땅하다. 

또 관련 법령 유무를 떠나 사고 방지를 위한 메뉴얼을 마련했어야만 했다. 나아가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불발탄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충분히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폭발 사고에 대한 현대건설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부분이다. 

물론 현대건설은 나름대로 '업계 맏형'답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1월27일) 전후 만반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말 경영지원본부 산하 안전지원실을 안전관리본부로 격상한 동시에 황준하 최고안전책임자(CSO)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해 안전 경영을 위한 기반을 다진 바 있다. 

나아가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안전·보건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 및 안전관리 최고책임자를 선임했고, 안전관리 투자를 전년 대비 15% 확대할 계획"이라며 "실시간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안전관리 플랫폼을 활용해 안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이 이번 사고로 사실상 겉치레에 불과했다는 것을 증명해준 셈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로 경상 피해 주민 1명을 제외한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점에 안도하는 눈치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하물며 전시 상황에서조차(전시 민간인 보호에 대한 제네바 협약, Protection of Civilian Persons in Time of War) 인명피해는 발생해선 안 된다. 

이번 사고 여파는 다음달 국정감사까지 이어질 게 분명하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적절한 대처와 답변만으로 어물쩍 넘어가면서 이후 아무 일 없듯이 재차 '안전 경영 최우선'을 주장할 것이다. 

'안전 경영'은 사고 발생 이후 빠르고 정확하게 수습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게 바로 진정한 '안전 경영'이다. 

지난해 중순과 올 초 두 차례에 걸친 '붕괴 사고'로 건설업계를 향한 민심은 여전히 싸늘한 상태다. 하지만 정작 건설업계는 그럴싸한 구조 변화와 대처로 일관하는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이번 사고는 추후 발생 가능한 안전사고의 전조증상에 불과할 수 있다. 더 이상 건설업계가 자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선 안된다. 경찰과 구청 등 관할 기관들의 단호한 처벌이 업계의 안일한 마인드를 재정비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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