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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1년 동결된 저축은행 '예보한도'↑, 숨통 트일까?

홍석준 의원 "예금자 신뢰 강화, 금융시장 활성화 위해 확대해야"

이창희 기자 | lch@newsprime.co.kr | 2022.08.26 14:29:39
[프라임경제] 금리인상기를 맞아 금융소비자 자금이 안전한 투자처인 예‧적금 상품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 혜택을 제공중인 저축은행권에서 더욱 뚜렷하다. 

금융소비자들은 환경과 시대변화에 맞는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원한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자 니즈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 예금자보호 한도는 21년째 5000만원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시대상에 맞는 변화와 정책이 필요할 때다. 

최근 저축은행에선 예금자보호 한도를 초과한 예금이 지속적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은행 금리인상 기조와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상황으로 인해 주식, 코인 등에서 발을 돌린 고객들이 높은 예‧적금 금리를 적용하는 저축은행을 찾았다. 이에 따라 보호 한도 5000만원을 초과한 비보호예금인 순초과예금도 덩달아 오름세를 나타냈다. 

예금자보호는 금융기관이 파산 등 사유로 고객 예금 지급이 불가능할 경우 일정 금액 범위 내에서 예금액을 보장해 주기 위한 법률이다. 현행법은 보험금 지급 한도를 1인당 국내총생산액(GDP)과 보호 예금 규모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2001년 당시 1인당 국내총생산액은 1492만원이었다.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액이 4003만원이라는 점에서 3배 가량 증가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예금보호한도 5000만원은 지난 2001년 이후 무려 21년간 존속했다. 현시점에서 1인당 5000만원까지 보장받는 것은 낡은 법률에 묶인 폐해다. 

이번 금리인상기를 맞아 저축은행권에 고액 예금이 늘어나면서, 다시 예금자보호한도가 뜨거운 감자에 오른 연유다.  

예금보호한도 개정에 대한 니즈는 그동안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여러번 거론된 바 있다. 지난 2015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 결과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예보한도 상향 검토를 요구했다. 

이어 지난 2016년 국정감사에서도 곽범국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예보한도가 2001년 이후 장기간 동일 한도로 운영돼 와서 보험료 상황과 한도 전반에 대해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개정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경제 규모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닌, 금융시장과 예금자보호 금융거래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 등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유야무야 됐다. 

이는 보호한도를 인상할 시 금융회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예금보험료 인상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표한 것이다. 금융기관의 예금보험료 인상 부담이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요지부동인 예보한도가 개정될 경우 그 영향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저축은행권은 지난 2014년 뱅크런 사태로 많은 풍파를 겪은 이후 총수신 잔액이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과거와 달리 성장가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금보험공사에서 조사한 저축은행 순초과예금은 확정기여형(DC), 개인형(IRP) 퇴직연금 예치금 등을 제외하고 지난해말 기준 15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3월말에는 17조4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동기간 보호를 받는 부보예금 금액은 95조6000억원으로 확인됐다.

보호되지 않는 초과예금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건전성에 대한 금융 소비자 신뢰가 회복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예보한도가 개정될 경우 저축은행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 또한 당연하다. 향후 성장세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월 은행과 보험의 경우 보호 한도를 1억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홍 의원은 "예금보험제도가 20여년간 동결되며 대한민국의 발전한 경제 규모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예보한도를 적정 수준으로 확대해 예금자 신뢰를 강화하고 금융시장 안정화와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예금보험공사도 지난 3월 정무위원회 전체 보고에서 내년 8월까지 예금보험제도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6월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예금자와 금융사가 적절히 분산해 한도나 보험료율 상향에 따른 배분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금보호한도를 올리면 예금자 입장에서는 예금이 보호돼 예금자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 있고, 금융사 입장에서도 예금보험제도에 따른 혜택이 있다"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혔듯이 예금자보호한도 문제를 계속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고 첨언했다.

보호한도 조정과 관련해 경제 규모 확대와 금융 환경 변화, 기금 확충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 작금에 한도조정에 대한 당위성은 넘쳐흐른다. 예금보험공사도 개선안을 예고한 만큼, 경제변화의 반영 없이 21년간 고정불변의 태도를 일관한 예금자보호법에 대한 조속한 개선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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