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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미흡한 '중장년새출발카운슬링' 대상 직장인들도 외면

"50억원, 빛 좋은 개살구 되나"

안서희 기자 | ash@newsprime.co.kr | 2022.08.05 17:24:26
[프라임경제] 고용노동부의 '중장년새출발카운슬링' 프로그램이 준비 미흡으로 참여기관과 대상 직장인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장년층의 제2의 생애 설계'라는 목표로 올해 4월에 출범한 중장년새출발카운슬링이 저조한 참여율로 외면받고 있는 현실이다. ⓒ 연합뉴스

중장년새출발카운슬링은 '중장년층의 제2의 생애 설계'를 목표로 올해 4월 출범한 사업이다. 1000명 미만 중소기업 재직자 중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은 만 45〜54세가 대상이다. 1:1 경력설계 컨설팅을 포함해 심리·재무상담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국민내일배움카드라는 큰 틀로 분류 되긴 하지만 별개의 사업으로 이뤄지고 있어 300~500만원의 국고로 지원된다. 여기에 100만원의 크래딧(포인트)도 추가로 지원해 준다. 다만, 크래딧은 현금화할 수 없다. 

문제는 이런 좋은 간판에도 불구하고 참여율이 낮다는 것이다.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기관들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프로그램 참여 조건과 대상자 기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참여기관 추가 모집이라는 엉뚱한 발상으로 현재 2차 기관을 모집하고 있어 1차에 참여한 기관들의 볼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소·시간 정해진 대면방식… 낮은 참여율 이유

이번 중장년새출발카운슬링 예산은 50억이다. 민간 위탁한 10개의 기업에 5000명 지원자가 목표다. 하지만 지난 4월 출범한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1/10도 모집하지 못했다는 게 참여기업들의 반응이다. 

10개 기관 중 하나인 A 회사 관계자는 "사업 기간 1년 이내에 100명도 못 채울 것 같다. 현재 우리 회사 참여자는 3명뿐이다. 운영기관 전체 평균이 10여명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고 전했다. 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상자를 45세에서 54세로 규정했는데, 애매한 연령제한 때문에 정작 경력 컨설팅이 필요한 연령층이 소외받고 있다"고 밝혔다.

연령대도 애매하지만, 대면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참여기관 B 관계자는 "재직자 중심의 프로그램인데, 컨설팅받을 장소와 시간이 정해져 있다. 대부분 퇴근 시간 이후인데, 누가 지친 몸을 이끌고 상담소까지 오겠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무조건 대면으로 진행하는 상담방식은 코로나19 재확산 시기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전국 참여기관 10개로 한정돼 있어 지역 방문자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로 참여기관을 모집 중이다"라며 "총 5회 상담 중 1회와 마지막 5회를 제외한 나머지 상담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것도 고심 중이다"라고 밝혔다.

중장년새출발카운슬링 사업이 고용노동부의 홍보 부족과 참여기업과의 소통 부재로 벌어진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소통 부족... 준비한 참여기관만 애맨 노력

중장년새출발카운슬링의 예산은 내년까지 확보된 사업이다. 올해만 시행되는 사업이 아닌 중장기적 사업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시행 첫해인 올해부터 참여율이 저조하다. 참여기업들은 고용노동부의 홍보 부족과 참여기업과의 소통 부재를 이유로 꼽는다. 아울러 현장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벌어진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더 했다.

고용노동부 역시 홍보 부족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카드 뉴스만 있을 뿐 대국민 홍보자료는 없다. 여기에 100% 무료가 아닌 10%의 자부담 있다는 점도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를 알고 참여자들은 상담을 취소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같이 홍보부족은 상담에 참여한 대상자들에게 오해를 비추고 있다. 심층 경력개발을 통한 경력유지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자칫 이직을 위한 상담으로 기업들이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어 상담을 기피하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참여기관 C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와 참여기관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졌다면 45세에서 54세까지라는 애매한 연령제한과 참여기업 추가 모집은 없었을 것"이라며 "회사 내 핵심 간부 역할을 하는 연령대를 대상으로 카운슬링하는 내용의 상담이 여러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심리상담사, 재무 설계사 등을 추가 채용했는데 썩은 동아줄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고시·지침 개정에 기대

다행인 것은 고용노동부가 오는 9월1일 시행을 목표로 고시개정 계획중이라는 것이다. 현장의 문제점을 적극 반영해 대상 연령을 59세까지 확대하는 방안과 10% 자부담의 환불 여부, 지정된 상담 장소외 승인을 받으면 상담진행이 가능하게 완화하는 방안들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참여기관 D 관계자는 "상담 시간이 1회 2시간으로 규정된 문제와 홍보 부족, 시대와 상황에 맞는 비대면 상담 허용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중장년 대상 집중적인 홍보 방안을 모색하고 1회 2시간 상담은 상담사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참여자의 부담을 가중 시킬 수 있으므로 1시간 이상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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