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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이용 증가에, 설 곳 잃은 '체크카드'

선불충전금, 체크카드 혜택까지 "특별한 차이 없어"

황현욱 기자 | hhw@newsprime.co.kr | 2022.08.05 13:17:21
[프라임경제] 국내 간편 결제 이용규모가 민간결제 1000조원 중 20%를 넘어서는 221조원을 달성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반해 체크카드는 지난해 3분기 이후 발급이 급격하게 줄어들며, '유명무실(有名無實)' 위기에 처했다. 한때 시대를 호령했던 체크카드 효용성이 이제는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체크카드 누적 발급량은 1억540만5000장으로 지난해 3분기 1억719만6000장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최근 4분기 체크카드 발급실적. = 황현욱 기자

특히 전업 카드사 7곳의 경우 올해 2분기 기준 체크카드 누적 발급량은 6146만8000장으로 1분기(6157만4000장) 대비 10만6000장 줄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기준 체크카드 누적 발급량은 6403만2000장, 3분기는 6327만4000장으로 분기 별로 감소 폭을 실감할 수 있다. 

체크카드는 현금카드와 직불카드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살리려는 취지에서 지난 2000년 도입됐다. 만12세 이상 은행에 예금계좌만 갖고 있다면 누구나 발급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16년 전업카드사 7곳의 체크카드 발급량은 2016년 6788만장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신규 발급도 감소할 뿐 만 아니라 유효기간이 도래했을 때 갱신을 하지 않아 소멸되는 수가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았으며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등 간편결제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한 영향도 크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빅테크 3사의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결제 금액은 63조6702억원으로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 결제금액 44조188억원 △'카카오페이' 결제금액 17조4536억원 △'토스' 결제금액은 2조1978억원으로 집계됐다. 빅테크 3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규모는 지난 2019년 10조5881억원 대비 6배 가량 증가했다.

2019년~2021년 간편결제 3사 결제금액. = 황현욱 기자

체크카드의 이러한 감소세는 간편결제 서비스 대비 혜택 등에서 이렇다 할 차이를 찾을 수 없다는 평가도 있다. 예를 들어 연말정산의 경우 현재 체크카드는 신용카드 15% 소득공제율 대비 30%로 높지만, 간편결제 이용 시 현금영수증을 신청하면 체크카드와 같은 30% 소득공제율을 적용받는다. 

아울러 카드사 입장에서는 신용카드는 △카드론 △리볼빙 △현금서비스와 연계해 추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지만, 체크카드는 연회비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처럼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설상가상(雪上加霜), 비대면 거래가 상승하면서 빅테크 업체들의 선불충전금 규모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금융업자 72곳의 선불충전금 규모는 2조9934억원으로 지난 2017년 1조2484억원 대비 1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2021년 간편결제 3사 선불충전금 현황. = 황현욱 기자

빅테크 3사의 올해 1분기 선불충전금은 카카오페이 4046억원, 네이버페이 948억원, 토스 1076억원이 적립된 상황으로 비대면 거래를 통한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률의 꾸준한 상승세가 예상되고 있다.   

빅테크 간편결제사들 또한 선불충전금과 체크카드가 특별한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현재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 초반)의 선불충전금 활용도가 높은 상황에서 결제 습관이 고착화될 경우, 향후 결제시장에서 체크카드의 존재감은 더욱 미약해 질 수 있다.

빅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선불충전금은 통장에 충전해 쓰는 방식으로 넓게 보면 체크카드와 별반 다를 게 없다"며 "최근 체크카드 혜택이 별로 없다고 느끼는 MZ세대들이 선불충전금 시장으로 많이 이동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에 카드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체크카드 시장이 쪼그라드는 것은 사실이다. MZ세대를 겨냥해 혜택이 많은 체크카드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체크카드가 결제시장에서 한때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빅테크사가 제공하는 후불결제와 체크카드는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까지 왔다"며 "체크카드 효용성이 떨어진 부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젊은 세대는 간편결제가 편리하겠지만 고령층에는 체크카드가 결제하기 편리한 상황인 만큼, 카드사들은 소비자들이 결제수단을 선택할 수 있게 체크카드 상품 개발에 힘 써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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