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민제안 톱 3 선정 않기로…다수 어뷰징 발생"

10건 모두 '좋아요 수' 균등 분포…"본인인증 도입 등 제도 개선할 것"

[프라임경제] 대통령실이 국민제안 홈페이지에서 진행하던 대국민 온라인 투표에 반복 행위를 통한 클릭수 조작(어뷰징, abusing)을 발견했다.

대통령실은 당초 '국민제안 톱 10' 투표를 통해 우수 국민제안 상위 3건을 선정하기로 했지만, 이번 어뷰징 사태로 인해 별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제안 취지 자체가 다수의 국민 의견을 참고하기 위해서인데,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다시 투표를 거쳐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투표 결과 567만건의 '좋아요'가 기록됐는데, 호응은 좋았으나 10개 제안에 대해 좋아요 수가 변별력이 떨어질 만큼 많은 부분에 분포 됐다"며 "다수의 어뷰징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투표 결과를 보면 전체 좋아요 수는 567만여개 중 제안된 10건 모두에 '좋아요' 수가 56만∼57만여개로 균등한 수준의 분포를 보였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국민제안 홈페이지에서 진행하던 대국민 온라인 투표에 반복 행위를 통한 클릭수 조작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강승규 수석은 "해외 IP에서 어뷰징이 나타나서 차단하려고 노력했으나 우회적으로 어뷰징이 끊이질 않았다"며 "이메일·문자·SNS 인증 또는 실명제 중 어떤 수준에서 본인인증 제도를 도입할지 숙고해 제도 개선을 하겠다"고 말했다.

수사 의뢰 여부에 대해서는 특정 이슈에 의견을 많이 냈다고 수사 대상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해킹이 아닌 단순 클릭 수를 늘리는 형식인 만큼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사실상 어려워서다.

한편, 이번에 채택됐던 우수 제안 10건에는 업종·직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방안을 비롯해 △9900원으로 무제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K-교통패스 △임대차 계약 시 임대인의 세금 완납 증명서 첨부 의무 △콘택트렌즈 온라인 구매 허용 △반려견 물림 사고 시 견주 처벌 강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백내장 수술 보험금 지급 기준 표준화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