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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증외상 통증과 응급치료

 

최한성 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 교수 | press@newsprime.co.kr | 2022.07.25 15:45:54
[프라임경제] 교통사고 환자가 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하면 환자의 통증 및 손상과 관련해 의심할 수 있는 모든 신 체 부위의 검사가 빠르게 이뤄진다. 맨 먼저 생명과 직접 연관이 있는 뇌 CT와 초음파를 이용한 FAST(Focussed Assessment Sonography for Trauma - 심장, 폐, 주요 혈관 및 복부의 위중 한 장기 손상 진단) 검사를 매우 빠른 속도로 실시해 나간다.

응급실에서는 진단과 치료가 구분되지 않는다. 검사 중에도 환자의 생체활력징후(Vitals Sign – 혈압, 맥박, 호흡수, 체온, 산소포화도)를 지속해서 감시하면서 그때그때 확인된 사항에 따라 가장 중요한 초기 치료를 시행한다. 생체활력징후를 정상화하기 위한 수술과 시술, 약물 투여 등 필요한 모든 치료가 동시에 이뤄지는 셈이다.  

우리 몸에는 5L 정도의 피가 존재한다. 사고 등으로 주요 동맥이 파열됐을 때, 사고 부위를 적절히 압박해 지혈하지 않는다면 초기 30분에 2~3L 정도의 출혈이 발생한다. 1~2시간이 지나도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사망하거나, 사망에 가까운 상태가 된다.    

응급의료센터에서는 응급수술을 할 때까지 환자의 상태가 악화하지 않고, 나아가 상태가 호전되어 안전한 상황에서 수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치료를 다하고 있다. 

응급의학과 의사는 사고 초기, 손상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보다 더 많은 숨겨진 통증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출혈이 많은 부위, 혹은 골절로 인해 뼈가 드러나는 등 외형 변화가 있을 때 '보이는 통증'만을 호소하며 다른 통증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체적으로도 손상 직후에는 환자 몸에서 통증을 억제하는 엔도르핀과 세로토닌이 활성화된다. 가장 손상이 심한 부위의 통증이 나머지 손상 부위의 통증을 가려지게 만든다. 

의사는 문진과 신체검사를 바탕으로 사고 상황을 머릿속으로 빠르게 시뮬레이션한 후, 환자가 통증 을 호소하지 않더라도 동반 손상이 이뤄질 수 있는 부위를 검사한다. 교통사고 환자라면 3점식 안전 벨트의 위치를 고려해 경추, 흉골, 좌측쇄골, 우측늑골, 간과 비장의 손상을 검사한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 낙상 환자라면 발, 무릎, 고관절, 골반, 척추, 아래턱 등을 면밀히 확인한다. 

발을 디디며 무 릎이 굽어지고 턱에 부딪히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 부위 외에 거의 모든 신체 부위를 검사하는 것은 응급의료센터 진료의 원칙이기도 하다.  

교통사고나 낙상 등 중증외상은 필연적으로 신체 여러 부위에 타박상 및 다발성 손상을 입힌다. 손 상 직후보다 2~3일째에 통증이 가장 심해지는데 이러한 통증은 움직임을 적게 하고 안정을 취하면 4~5일이 지나 대부분 호전된다. 

손상 후 4~5일이 지났는데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새로 운 부위에 통증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 초기 진단에서 발견하지 못한 미세한 손상이 시간이 지나면서 위중한 손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사고 발생 4~5일 후의 통증을 잘 살피며 작은 통증이라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마다 통증을 호소하는 정도가 다르지만, 노인의 경우는 통증을 실제보다 약하게 표현하는 경우 가 많다. 실제 통증을 적게 느끼는 것도 있지만, 자녀를 안심시키기 위한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환자 의 의식이 없거나, 영유아인 경우에도 환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적기 때문에 생체활력징후나 손상 기전에 더욱 집중해 응급 진료에 임하고 있다. 

최한성 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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