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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제안' Top 10만 공개…'疏通' 아닌 '不通'?

 

김경태 기자 | kkt@newsprime.co.kr | 2022.07.20 15:10:35
[프라임경제] 윤석열 정부는 국민들의 △민원 △제안 △청원을 듣기 위해 새로운 소통창구로 '국민제안'을 지난 6월23일 신설하고, 국민들의 제안을 제도화하기 위해 '국민제안 심사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출범했다. 

허성우 국민제안비서관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위원회는 민간 전문가 7명과 공직자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국민제안'에 들어온 내용에 대해 치열한 논쟁과 심사를 거쳐 △생활밀착형 △국민공감형 △시급성 3가지 심사 기준에 따라 '국민제안 Top 10'을 선정한다. 그리고 온라인 국민투표에 부쳐 상위 3개 우수제안을 확정, 국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즉 국민들이 제안한 내용을 위원회에서 논의해 취합한 후 상위 10개만 국민들에게 공개해 투표를 진행하고, 제도화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는 정말 좋다. 국민들이 직접 제안한 내용이 국정에 반영되기 때문에 확실히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위원회에서 제안 내용을 선정한다는 것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국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 게시판을 마련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는 청원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답해주는 시스템을 채택했다. 

때문에 당시 '국민청원'은 아주 사소한 개인적인 내용부터 전 국민의 공분을 살만한 내용까지 다양하게 올라왔으며, 누구나 쉽게 청원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윤 정부가 채택한 '국민제안'은 위원회만 볼 수 있고, 위원들이 직접 국민제안을 검토하기 때문에 위원들의 성향에 따라 국민제안이 선택되거나 사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국민청원'은 이념이나 여론 왜곡으로 의견이 한쪽으로 편향될 수 있다"며 "민원이 들어온 것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해소해 답변을 주는 것이 맞지만 이런 부분을 공개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공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강 수석은 "'국민제안' 제도는 이념에 치우지지 않고 실제 국민이 필요한 제안들을 받아들여 국민이 실제 제도 개선을 바라는지 의견을 묻겠다는 것이 도입 취지"라며 "전 정부의 '국민청원'은 청원법 등 관련법에 저촉이 돼 '국민제안'의 운영방향과 맞지 않아 폐지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생활밀착형 △국민공감형 △시급성 기준에 따라 전문가들이 선정했다고 하는데 제안된 내용들에 대한 여론의 반영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채택했는지도 모른다는 게 문제다. 

이에 대해 강 수석은 "위원회의 구성은 3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됐으며, 제도 개선에 필요한 내용을 선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성적 평가를 한 것이고, 선정된 제안을 다시 국민들에게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정량적 평가로 보완하는 것"이라며 "심사위원의 전문성과 진정성을 믿어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적·정량적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볼 문제는 아니다. 다만 국민들이 어떤 제안을 했고, 어떤 내용들이 국민제안으로 올라오는지 정도는 모든 국민들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11명의 위원이 내용을 검토한다고 하지만 위원들이 보지 못하는 제안이나 사장되는 제안 중 국민의 공감을 사는 제안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안을 선정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어떤 제안들이 올라왔고, 어떤 제안들이 선정이 되지 않았는지 국민들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윤 정부가 '국민제안'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소통(疏通)'이 아닌 '불통(不通)'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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