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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리즈] 인력난, 한국경제가 멈춘다- ①물류센터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2.07.18 10:12:57
[프라임경제] 대한민국 인구가 줄면서 산업인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0년대 초 70만명이 넘었던 연간 출생아수는 지난해 26만500명을 기록했다. '일할 수 있는 인구'를 뜻하는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3738만명(72.1%)에서 2050년 2419만명(51.1%)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인구 감소는 결국 전 산업의 인력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프라임경제가 산업 전 분야에 대한 인력난을 집중 짚어봤다.

①물류센터, 수요 늘었지만 업계는 '운영 한계'

물류업계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커머스 수요 폭증과 중소 물류센터의 인프라 부족, MZ세대의 기피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0여개 물류센터를 조사한 결과, 평균 가동률은 50~70%로 정상 수준인 80%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 포천에 위치한 B 물류센터. △입·출고 △창고관리 △상하차·소화물 분류 등의 업무를 하는 부서의 직원은 8명이다. 이 부서의 정상적인 업무 인력은 20명. 8명이 입‧출고 창고관리에 이어 물류 피킹도 마무리해야 한다. 기존 업무시간 외 5시간 넘게 야근을 해야만 일을 마무리할 수 있다.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된다. 

# 기내식을 수급하는 P 물류센터 아웃소싱 담당자는 급증한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 업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기내식 수요가 급증했는데, 업무를 감당할 인력은 없어서다. 구인공고는 늘 올라와 있지만, 지원자는 몇 달째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물류센터 구인난 '심각' 한계 직면

프라임경제가 전 산업분야의 인력난을 취재한 결과 인력 아웃소싱 가운데 특히 물류업계 구인난이 한계를 맞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10여개 물류센터를 조사한 결과, 평균 가동률은 50~70%로 정상 수준인 80%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이커머스 수요가 폭증했고, 열악한 근무환경과 일용직에도 못 미치는 임금은 커리어와 개인 시간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기피현상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현 삼영물류 대표)는 "극히 일부 대형 물류기업 외에는 개별기업 차원에서 물류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다 갖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자기애가 강하고 일과 생활의 자아실현과 자기개발을 균형을 우선으로 하는 MZ세대에게는 물류센터가 매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장년층 등의 실버세대도 체력적인 것을 이유로 물류센터를 기피하고 있어 인력난 심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수요 폭증했는데…'배달 라이더' 유출 심각

원인은 여러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이커머스 수요의 폭증이다, 팬데믹 전까지는 작은 폭의 변동으로 일정 수준 인력이 꾸준히 유지됐다. 그러다 코로나19 확산 때 큰 폭으로 이커머스 수요가 늘었고, 늘어난 업무량을 채울 신규 직원 모집도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기존 직원들도 업무의 과다성으로 인해 그만두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수입이 높고 난이도가 낮은 배달 라이더 업종으로 이직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 통계청


지난 4월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배달음식 거래액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9조7328억원에서 2020년 17조3336억원, 2021년 25조684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우편물·택배·퀵서비스·음식 등 배달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2021년 42만8000명으로 2019년 34만9000명보다 22.6% 증가했다. 

물류 아웃소싱 관계자는 "현재 중소 물류센터는 업무를 위한 기본 인력의 50~60% 정도의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라며 "계속해서 직원 모집 공고를 내고는 있지만,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운영의 한계에도 다다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기업 운영에 필요한 수요와 매출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력난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거다. 

◆대기업은 자동화로 해결…중소기업은 어떡하나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없는 중소 물류센터는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문제를 타개하기 쉽지 않다. 사진은 지난달 14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물류산업대전'에 시연된 물류자동화 원스탑 로봇 시스템. ⓒ 연합뉴스


이같이 인력난이 문제가 되자 대기업은 자동화 구축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기업의 성패를 가를 승부처로 해결하는 모양새다. 

CJ대한통운은 LG전자와 손을 잡고 AMR(자율주행 운송로봇) 기술을 기반으로 상품을 찾아 피킹·포장·출고하는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이르면 이달 로봇 10대를 곤지암 풀필먼트 센터에 투입하기로 했다. 

마켓컬리는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 3월 이전 송파클러스터 'DAS'(Digital Assorting System)보다 진일보한  자동화 시스템 'QPS'(Quick Picking System)을 김포클러스터에 도입·개장했다.

쿠팡은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자동 분류기 도입과 컨베이어벨트 증설 및 AI를 활용한 작업 동선 최적화에 재작년에만 5000억 이상의 비용을 투자했다. 지난 2월에는 주문된 물건을 옮기고 포장 및 출고하는 로봇 자동화 기술을 소개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없는 중소 물류센터는 문제를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다. 개별적으로 △물류시설 △장비 △ICT △인력 등을 구축해야 하는 특성상 자금력은 필수다. 대기업을 따라가기 힘든 이유다.

물류 아웃소싱 관계자는 "자동화가 추세라고 하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 물류센터는 아직 먼 이야기"라며 "정규직 직원으로 오겠다는 사람이 없어 일용직이나 단기 아르바이트에 의존하고 있다. 초임자가 많다보니 전반적으로 업무의 전문성이 떨어져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진퇴양난(進退兩難) 중소물류센터

일자리를 구하는 이들에게도 중소물류센터는 매력이 떨어진다. 대기업 물류센터와 비교해 금전·복지 등이 약할 수밖에 없다. 

성남에 거주하고 있는 이 모(27)씨는 "중소 규모 물류센터에 가서 3개월 일을 해봤지만 출퇴근도 어렵고 업무 과중도 심했다. 이렇게 하느니 차라리 다른 일을 택하는게 나을 것 같아 3개월만에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비슷한 수요를 유지했던 대기업 물류 시장이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급격히 커진 것도 차이를 불러왔다. 중소 물류센터 직원 시간당 임금은 최저임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대기업에 비해 임금 수준이 낮다는 얘기다. 복지체계도 대기업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인력난 심화를 부추기는 요소다. 

중소 물류센터 관계자는 "20대들의 고충을 알지만 당장 해줄 수 있는 복지가 없다. 대기업 물류센터처럼 통근버스를 제공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고 연봉이나 상여금을 대기업 만큼 줄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오라고 말을 하는 것도 고민"이라고 전했다.

물류 전문가들은 공동물류와 공유물류에 기반을 둔 '탄력적 물류 네트워크' 구축으로 중소 물류센터의 핵심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일 기업 차원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추고 사업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중소 규모 물류센터 기업이 모여 통합센터를 공동으로 운영하거나 인센티브 정책을 고민해볼 수 있다는 것.

물류 아웃소싱 관계자는 "영세 중소 물류센터의 자동화 비율은 극히 낮고 중소업체 간 협업체를 구성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새 정부에 범부처 차원의 영세 물류 산업 육성 정책과 이를 총괄해 관리하는 지원 체계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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