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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배우는 인문학, 대구 달서고의 특별한 교육관

사회적 관계 회복·인간성 함양…"가르치며 배우고 배우며 가르친다"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2.07.06 17:59:14
[프라임경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자 교우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늘어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조사에 따르면 비대면 수업으로 학생들의 주요과목 학력 수준이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도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생들의 학력 및 사회성 저하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도 수원시 A중학교 교사 황민서(31세) 씨는 "코로나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같은 학년이라도 최근 담당하는 학급의 학생들이 사회성 등 많은 면에서 성장이 더디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특히 비대면 수업이 오래 지속되다보니 등교 자체를 꺼려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답했다. 

사회성 함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히는 청소년 시기에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워지자 학급 내 교우 관계를 비롯해 많은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달서고, 인간성 함양 교육에 '초점'…학생들이 주도하는 특강

이에 교육 현지에서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사회적 관계 회복과 인간성 함양에 관한 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한 대구시 달서고등학교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유익한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

실제로 학생들이 자신의 개성을 찾아나가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을 중요한 교육 목표로 삼고 있는 달서고는 자기주도 수업 모형 개발을 비롯해 학생 중심 수업 고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 달서고가 운영하는 인문학 오딧세이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달서고등학교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이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이다. 달서고는 기존 교내에 한정됐던 학습 현장의 범위를 넓혀 대구경북 지역 명소로 학습의 장을 넓히며 기존 교육과는 차별화된 길을 걷고 있다.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은 크게 교내 특강과 현장체험을 통한 인문학 특강 형식으로 구성, 외부 강사가 아닌 교장이 직접 교육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프로그램의 의미를 더했다.

먼저, 지난 5~6월 진행된 교내 특강은 '인문학에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강의는 1·2학년과 3학년 두 개 그룹으로 나눠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강의는 학생들의 진로에 대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 학생들이 주도해 직접 관련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고민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참여 학생들은 창의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함양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대희 달서고 교장은 "우리는 가르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가르친다"며 "관심과 격려 속에 새로운 인재로 태어나게 되는 만큼 교장부터 솔선수범하고 있다"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배경을 설명했다.

◆현장에서 배우는 인문학…교사·학부모·학생 교류의 장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의 두 번째 행사 '인문학 오딧세이'는 지난달 11일 진행됐다. 인문학 오딧세이는 교실이 아닌 대구경북지역의 문화 유적지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처음으로 시도했다.

처음 진행된 프로그램임에도 교내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교내외를 비롯해 총 35개 팀이 지원했으며, 지원자가 많아 추첨으로 참가자를 선정했을 만큼 관심도가 높았다.

인문학 오딧세이는 대구경북지역의 문화 유적지를 체험하는 달서고만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 달서고등학교


행사는 대구 달성군 육신사에서 시작해 구봉산-하목정-성주 성밖숲-한개마을을 거치는 코스로 구성, 각 지역마다 문화유적지와 자연 명소를 둘러보는 식으로 진행됐다.

낙동강을 중심으로 구성된 코스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자연이 주는 경관을 만끽하면서도 이대희 교장이 가진 해박한 지식을 통해 향토 문화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임진왜란부터 조선 후기의 역사가 담긴 문화유적지를 직접 경험해 보며 조선시대 전반을 아우르는 선현들의 숨결이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에서 학부모와 학생의 호평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이번 행사가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하는 교류의 장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는 점에서 행사에 참여한 이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았다. 

인문학 오딧세이에 참여한 학생 및 학부모가 문화재 설명을 듣고 있다. ⓒ 달서고등학교


인문학 오딧세이 행사에 참여했던 학부모는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뿐 아니라 평소 함께하기 어려운 선생님과도 좋은 시간을 가졌다"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선생님들과 참여 학생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대희 교장은 "문화유적 답사를 통해 대구경북에 대한 애향심을 기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바쁜 일상에 소원해진 부모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이번 프로그램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달서고는 오는 9일 인문학 오딧세이의 두 번째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경주 계림을 시작으로 반월성-황리단길 일대를 돌아보는 코스다. 이와 함께 실내 특강은 오는 2학기에 진행된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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