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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자' 몰리는 무상증자株, 허와 실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2.07.04 17:17:54
[프라임경제] "장이 너무 안 좋다"는 말이 하나의 인사말이 됐다. 그만큼 지금의 국내 주식시장은 암울한 상황이다.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 우려와 기업들의 이익 하향 조정 본격화 등이 맞물려 복원조차도 힘들다는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우울한 주식장이지만 그 속에서도 '핫'한 테마가 있다. 바로 무상증자 테마다. 무상증자 소식만 나오면 상승폭이 커지는 것은 물론 그날 장 중 상한가를 찍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혹은 '무상증자 검토 중'이라거나 '무상증자 가능성이 높다'는 종목도 여지없이 고공 행진한다. 

증자란 기업이 자본금을 늘리는 행위로써 이중 무상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무료로 새로 발행된 주식을 배부하는 것을 말한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기업이 가지고 있던 여윳돈 중 일부를 주식으로 발행해 자본금으로 넘기는 것이다.

무상증자는 1주 당 신주 배정 주식 수에 비례해 배정한다. 해당 사안은 대부분 기업 공시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만약 1주 당 신주배정 주식 수가 1이라면, 기존에 1주를 가지고 있던 주주는 신주 1주를 추가로 받게 된다. 무상증자는 기존 주주 대상 진행이기에 배정 기준일의 2일 전까지 해당 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어야 신주를 받을 수 있다.

무상증자는 일반적으로 기업에 있어 호재에 속한다. 그만큼 영업을 통해 얻은 이익이 많고 이를 자본금으로 이동시킬 만큼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또한 신주가 배정되면 시가총액은 변하지 않고 주식 수만 증가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권리락이 발생한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들의 종목 접근성이 높아져 거래량이 활발해지고 궁극적으로 주가가 오르는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6월에만 노터스(278650), 공구우먼(211050), 조광ILI(044060), 케이옥션(189690) 등이 무상증자 발표 후 약세장 속에서도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무상증자=상한가' 공식을 만든 첫 주자는 노터스다. 지난 5월 1주당 8주를 배정하는 역대급 800% 무상증자를 발표한 노터스는 지난 5월31일부터 지난 6월9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보였다. 현재는 계속 하락하며 제자리보다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 6월14일 공구우먼은 1주당 5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발표하자 발표 당일과 다음날인 15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으며, 이후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돼 한차례 매매거래정지가 되긴 했으나 금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조광ILI도 지난 6월15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식 1주당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16일 상한가로 직행했다. 케이옥션 역시 지난 6월21일 오후 200% 무상증자 확정 소식에 다음날인 22일 장이 열리기 무섭게 상한가를 찍었다. 

무상증자가 결정되지도 않았음에도 "무상증자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조선선재(120030)의 경우 유보율이 2만3200%에 달해 자금 보유량이 상당하다고 추산되면서 무상증자에 대한 높은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몰린 바 있다. 이에 지난 6월15일엔 15.12%, 다음날인 16일엔 27.12%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실리콘투(257720)는 지난 21일 유통주식수 확대에 따른 거래 유동성 확보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재 무상증자 진행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발표하자마자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특히 실리콘투의 공시는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검토 계획 단계에서 공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보니 공시 목적에 의문이 생긴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근 식을 줄 모르는 무상증자 테마주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무상증자는 자본잉여금 중 일부를 자본금으로 옮겨 놓는 행위일 뿐 본질적인 기업가치가 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무상증자' 발표에 무작정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도박과 같다. 실제 단기 급등 후 급락해 제 자리를 찾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상증자라고 하면 많은 투자자들이 공짜로 주식을 받는 것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증가한 주식 비율만큼 인위적으로 주가를 낮춰 한 주당 주식 가치가 떨어지는 권리락으로 인해 따지고 보면 공짜가 아니다"라며 "요즘처럼 장이 어려운 때 하나의 테마주로 자리하고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재무 건전성이 안 좋아 주가를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혹은 경영난 해결을 위한 유상증자까지 함께 진행된다면 기업의 악재로 받아 들여져 주가가 폭락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부실기업이 무상증자를 통해 주가를 올리고 이를 이용해 대주주가 이른바 탈출하는 사례도 적잖게 있어왔다. 

무상증자 소식만 들리면 무조건 호재로 인식하는 것은 금물이다. 무상증자 자체가 기업의 펜더멘털을 바꾸는 중대한 요소가 아니기 때문. 또한 상승폭과 기간이 얼마나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언제 어떠한 시기에 손해를 볼지 모르는 이른바 '폭탄 돌리기'를 하는 셈이다.

기업의 성장성과 실적 등을 파악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투자의 기본을 잊은 투자는 군중심리에 휩쓸리고 분위기에 취하는 도박일 뿐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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