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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투자자가 범죄자 둔갑, 불법 주식 리딩방 실체는?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2.06.29 14:26:55

불법 주식 리딩방의 경우 참여한 본인도 부정거래의 공범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공포 등으로 투자심리가 잔뜩 얼어붙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연저점을 갈아치운 상황. 

이러한 상황에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한 불법 주식 리딩방이 다시금 활개치며 아픈 상처를 다시 헤집고 있다. 이러한 불법 투자 리딩방의 주모자는 대부분이 해외 루트를 통하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피해자만 속출할 뿐이다.  

불법 주식 리딩방의 경우 대부분 핸드폰 SMS(문자)를 통한 홍보가 많다. '마지막 기회', '지금 확인해야 한다', '출근길에 봐야하는 대박정보'와 같은 내용은 물론, 자신을 증권사 출신 직원이라고 사칭하는 문자까지 그 내용도 가지각색이다.

최근에는 '다음날 급등종목'이라며 몇 개 종목을 무료로 찍어준 뒤 실제로 그 종목이 크게 오른 걸 보고 동요한 사람들에게 "고급 정보를 제공하는 비공개 방으로 초대하겠다"며 일정 금액 가입금을 유도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이는 대부분 전날 시간외거래에서 좋은 성적을 보인 종목을 이용한 꼼수다. 시간외에서 오른 종목은 다음날 정규장에서도 급등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매수 시점이 맞지 않아 알아도 투자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오른 종목만 보여줄 뿐 떨어지는 종목도 부지기수다. 

단순 문자(SMS)에서 나아가 SNS나 유튜브 채널을 통한 리딩 사기도 빈번하다. 인스타그램에서 주식 투자 고수로 알려진 30대 여성이 160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이다 징역형에 처해지기도 했으며, 주식 유튜버로 유명한 닉네임 용 아무개 역시 거래 내역을 속여 현재 소송위기에 처해있다. 대부분이 포토샵을 통한 거래내역 위조였다. 

불법 투자 리딩방에 대한 위험성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익히 알려져 왔으며, 각종 조사를 통해서도 피해가 상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2일 한국금융소비자재단이 발표한 '2022년 금융사기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금융사기 유형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투자정보를 알려주겠다며 리딩방, SNS 등을 통해 접근하는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법 주식 리딩방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주식과 관련한 정보를 얻으려고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면 대부분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으면 어디로 오라는 링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메신저에서 주식 투자와 관련한 키워드를 입력하면 수많은 오픈 채팅방에 참여자가 빽빽하게 들어가 있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어찌보면 결국 투자자들이 기인한 것이다. 쉽게 말해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다는 말이다. 물론 억울한 피해자들도 많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정보를 얻기 위한, 그리고 재테크 수익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리딩방이 필요악이라고 말한다. 혹은 실제로 수익을 봤다고 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 

하지만 기자의 입장에서 볼 때 불법 투자 리딩방은 또 다른 사회적 문제인 불법 사설 도박방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불법 리딩방이 돌아가는 기본 시스템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투자전문가가 사야할 종목을 알려주면 그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중요한 정보로 받아들이고, 일부 바람잡이들은 자신이 속한 리딩방이 최고라며 조작된 수익 인증을 올리며 환호한다. 만약 손해를 본 사람이 있다면 고점 타이밍을 잘 못 잡았다는 등의 변명들로 투자자들에게 책임을 돌린다. 여기에서 '종목'을 '스포츠 픽'으로, 투자전문가를 전문 픽스터라는 용어로 바꾸면 불법 사설방과 무엇이 다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이러한 방법론을 논외로 하더라도, 여기에 참여하면서 불법을 저지르게 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불법 사설 도박은 당연히 국가에서 금지돼있다. 따라서 불법 사설 도박에서 손익을 떠나 참여한 사실만으로도 형법상 처벌을 받게 된다. 

불법 주식 리딩방도 마찬가지다. 유료 추천방의 경우, 그 회원 수가 많을수록 특정 종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A라는 종목을 추천한 경우, 수백 수천 명의 투자자들이 A종목을 동시다발적으로 매수하기에 그 종목은 단기간에 급등하게 된다. 때문에 수익을 봤다는 이들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부정거래에 해당할 수도 있는 위험한 행위다. 

불법 리딩방을 운영하는 업체는 보통 가장 높은 등급의 유료회원들에게 특정 주식을 매수하게 한 후 차례로 다음 등급 회원들에게 순서대로 해당 주식 매수를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올라가면 이후 가장 높은 등급의 유료회원들에게 매도를 지시해 수익을 보장해준다. 이는 자본시장법 제178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 행위로, 주가조작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불법거래의 공범이 될 수 있다. 

주식투자를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주식시장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상장사만 수천 개에 달한다. 따라서 산업 전망은 물론, 자신이 지켜보는 기업에 대한 재무제표도 파악해야하는 등 엄청난 발품을 요한다. 증권가 리서치나 국내외 뉴스의 실시간 확인도 필요하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도박이나 투기가 아닌 투자의 마인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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