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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루의 언어 에세이] 냉정할 용기

 

이다루 작가 | bonicastle@naver.com | 2022.06.28 16:46:30
[프라임경제] 짐짓 그 무게가 무겁고, 뿌리는 깊어서 쉽게 지닐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그것은 용기이다. 용기야말로 필요할 때마다 쉽게 취하기가 까다로웠던 무엇이다. 

용기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 적은 셀 수 없이도 많았다. 용기의 의미를 살펴보자면, 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이다(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유의어로는 기개(氣槪)와 기백(氣魄) 그리고 담(膽)이 있다.

우리는 머뭇거리는 순간마다 어딘가에 있을 용기를 찾느라 두리번대는 일이 종종 있다. 그 무게 혹은 불명의 근원 탓인지는 몰라도 용기를 갖는 일은 꽤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그럴 것이 인생을 살면서 결단과 행동이 필요할 때마다 용기는 마땅히 필요한 전제가 된다. 용기로써 의지가 작용하고, 곧장 실행하게 하여 삶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앞으로 나아가거나 일어설 때에는 마땅히 용기로써 그와 같은 추동력을 얻어야 한다. 그래서인 내면에서 벗어나 외부에서 용기를 구하느라 분주한 이들도 더러 있다. 그들은 서적을 통해 쉽고 빠른 추동력을 얻기도 하고, 자신을 일으켜 줄 손길을 향해 손을 뻗거나 조언을 필요로 한다. 그럼으로써 용기를 얻는다. 용기야말로 외부의 힘에서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용기는 진실로 원하고 찾는 자의 몫으로 할당된다. 그러나 내부이건 외부이건 간에 용기를 얻는 지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다만 확실히 고려해야 할 것은 용기의 온도다. 

용기는 저마다 온도를 달리 한다. 어떤 용기는 뜨겁고, 어떤 온도는 차갑다. 그도 아니면 미온한 온도의 용기도 있다. 어떤 온도를 취하느냐에 따라서 행위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부탁했을 때 미온한 온도의 용기로써 부탁에 응하게 되면 스스로 후회와 번뇌에 시달리게 된다. 타자에게는 득이 됐을지언정 제 자신에게는 실이 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의 관점으로 호오((好惡)를 분별할 수 있는 냉정한 판단력과 차가운 용기가 꼭 필요한 이유다.

뜨거운 용기 또한 목적달성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목적이나 목표를 실행하려면 제 안의 용기가 활활 끓어오르도록 날마다 발화점을 향해 애써 데워야 한다. 그런 노력이 시들해지면 용기의 온도도 그에 따라 낮아지고 만다. 

그래서 작심삼일이야말로 불같은 용기가 실행력으로 잠시나마 둔갑됐을 뿐이다. 당장은 타오르겠지만, 오래도록 타오르지는 못한다. 뜨거움은 찰나이며,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냥 뜨겁거나 미온한 용기의 온도는 웬만해선 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분명한 결과를 도출하고 싶다면, 차갑고도 냉정한 용기의 온도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은 냉철한 상황 판단과 분석적인 사고력에 의해 얼마든지 취할 수가 있다.  

또 냉정한 용기를 적시에 분별하기 위해서는 제 감정에 취하거나 타자의 시선이나 의견에만 집중하는 것은 좋지 않다. 고립된 생각은 자연히 발화점을 높여 강렬한 의식을 고양시킨다. 그러므로 전체를 아우르는 식견을 갖추고, 편향된 사고를 멀리하는 것은 냉정한 용기를 취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적시적소에 용기의 온도를 가늠할 줄 아는 것은 제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나의 호오((好惡)와 에고를 인정함으로서 사람은 결국 스스로 지혜로워진다. 

순자(전국시대 후기 철학자)는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을 알고, 어진 사람은 자신을 사랑한다."고 설파했다(출처 : 다산의 마지막 질문, 조윤제 지음). 그러므로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사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우리는 늘 자신에게 집중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또한 그것은 냉정할 용기를 갖게 함이다.


이다루 작가  
<내 나이는 39도> <기울어진 의자> <마흔의 온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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