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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악성주주' 대응하는 효율적인 소통방법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 press@newsprime.co.kr | 2022.06.13 11:52:17
[프라임경제] 상장사 IR 담당자 수난시대다. 지난 2년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개인투자자와 소통 문제로 IR 담당자들이 고난을 겪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투자자는 1384만2667명으로 지난 2019년 말 기준 618만7021명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561만명, 카카오는 192만명으로 역대 최다 개인투자자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하 스몰캡(Small Cap) 경우, 개인투자자가 5만명이 넘는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 30대 이하 연령 비중은 지난 2020년 34.7%에서 지난해 40.5%로 증가했다. 개인투자자가 늘어난 만큼 IR 담당자의 주주 소통 업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은 포털 종목토론실, 증권전문사이트 토론실 등 다양한 채널에서 기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정상적인 정보 공유는 문제가 없지만, 일부 주주들로 인한 사실 무근의 소문(루머)과 도를 넘는 비난은 문제로 지적된다.

건전한 비판을 넘어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과 적대적 비난으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기업 이미지에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 H사, B사 등이 악성 게시글 작성자를 경찰서에 고소하는 일도 벌어졌다.

필자가 일하는 서울IR에도 많은 기업들이 '악성 주주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각종 채널에 게재된 가짜 뉴스와 욕설 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문의를 요청한다. 잘못된 정보는 바로잡고 회사에 피해를 입히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해답이다.

IR담당자들이 주주 소통 업무 중 가장 힘들어 하는 점은 '주주 전화 대응'이다. 일부 악성 주주들이 IR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장시간 주가하락에 대한 책임 따지기부터 욕설과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상대하느라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물론, 감정노동에까지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공시 △IR 전략 수립 △사업보고서 작성 △이사회 준비 및 진행 △IR 자료 작성 △IR 사이트 관리 △기관투자자 미팅 △기업가치 및 주가 분석 △매체 홍보 활동 등 이들이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정작 해야 하는 본연의 IR 업무를 악성주주가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어느 한 IR 담당자는 "악성 주주들에게 시달리는 것이 IR 담당자의 주 업무인지, 직무에 회의감이 든다"며 IR 직종 자체에 부정적 견해를 표출하기도 한다.

주주 소통에 마땅히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악성 주주로 인한 자원 낭비와 감정 소모를 막고 대다수 선량한 주주와의 소통에 시간과 역량을 쏟는 것이 필요하다. 주주와 직접 전화로 소통하기보다 온라인 소통 채널(IR Site)을 활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약 4만명의 주주들이 참가하는 '오프라인 주주총회'로 유명하지만, 온라인 소통 측면에서도 단연 최고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필자는 2018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식(Class B)을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 자주 버크셔해서웨이 홈페이지 IR 사이트를 방문해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이 회사는 총 17개 서브 페이지를 통해 △워런 버핏의 메시지 △연간 및 중간보고서 △공시시스템 링크(SEC Filing Link) △기업 지배구조 △지속가능성 △자회사 링크 △연례 회의 정보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 △보도자료 등 종류별로 방대한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국내 유수 기업들과 비교해 보면, 양적·질적으로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주들이 알아야 할 투자 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충분히 제공된다면, 투자자가 회사에 전화를 걸 필요도 없을 것이다.

'주주우선주의'에 기반해 '한 주를 보유한 주주에게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논리가 만들어졌지만, 상식과 합리성을 가진 주주에게만 한정해야 한다. 고객상담 직원에게 무례하게 행동하고 폭언을 하는 고객은 상대하지 않는 것이 정답인 것처럼,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주주와 소통으로 IR 담당자가 시간을 낭비하거나 감정노동에 시달려서는 안 된다.

상장 기업 경영진은 자사 IR담당자가 악성 주주의 횡포로부터 보호받고 선량한 대다수 주주를 위한 효율적인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주주소통원칙'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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