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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 없는 미궁에 빠진 둔촌주공 '제2의 트리마제' 재현되나

공사 중단 장기화 여파로 '각종 의혹 산재' 조합 내홍 가속화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2.05.23 16:17:39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나날이 깊은 미궁 속에 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공사 중단 1개월이 훌쩍 지났지만, 해결책은 커녕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시공사업단(현대건설(000720)·HDC현대산업개발(294870)·대우건설(047040)·롯데건설) '타워크레인 해체' 발표로 갈등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코앞에 다가온 대출 만기 여파로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 조합 집행부가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자 조합 내부 갈등조차 심상치 않게 확대되고 있다. 나아가 일부 조합원들로 구성된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 위원회(이하 정상위)'는 지난달 출범을 시작으로, 집행부 행보를 규탄하면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다만 집행부도 방관하지 않고, 이런 정상위 행동에 대응해 맞불 작전을 펼치고 있다. 정상위를 '해임된 이전 집행부'라고 주장하는 동시에 시공사업단 지원 하에 불법적으로 형성된 조직이고 헐뜯고 있다. 즉 조합원이 아닌 시공사업단 이익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게 집행부 측 입장이다.

◆장비 철거와 대출 연장 '골머리' 공사 중단 장기화 여파?

현재 업계에 따르면, 시공사업단은 현장 일부 구역에서 타워크레인(57대) 사전 해체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대여가 이달 만료되며, 사태 해결 기미가 없어 장비 철수를 결정했다"라며 "공사비를 받지 못한 채 사업을 진행했으며, 타워크레인(1개 당) 한 달 임대료만 3000여만원에 달하는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어 7월 중 모두 해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공사 현장 내 타워크레인 철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며, 재설치 역시 6개월은 족히 소요되는 만큼 쉽게 철거 여부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하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공사 중단 장기화' 조짐이 보이자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철거를 감행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타워크레인 철거시 공사 재개 지연은 물론, 재설치 기간까지 감안할 경우 준공 일정은 결국 최소 6개월 이상 지연될 것이라는 점이다. 

정상위 관계자는 "조합은 해당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어 우리가 직접 시공사업단에 문의하기 위해 면담을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실제 조합 집행부는 파워크레인 철거를 강행한 시공사업단과의 결별을 사실상 확정 지은 분위기다. 

집행부 관계자는 "시공사업단이 언론을 통해 타워크레인 해체를 공언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공사 재개는 불투명하다"라며 "결국 시공사업단은 공사를 더 이상 이행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밝힌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둔촌주공 사업에 있어 단순 파워크레인만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오는 7월부터 도래할 각종 사업 관련 대출 만기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 

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오는 7월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이주비 대출(1조2800여억원)과 사업비 대출(7000여억원)을 해결해야 한다. 물론 집행부가 만기 연장을 시도하곤 있지만, 연장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특히 사업비 대출 연장의 경우 시공사업단 연대보증 없인 불가한 만큼 조합과 시공사업단간 합의는 필수다. 다만 현재 시공사업단은 연장 보증 불가를 공식 선언할 정도로 단호한 모습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공사업단과 원만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둔촌주공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조합이 대주단에게 사업비 대출 연장을 요청했지만, 이는 상호 합의 하에 이뤄질 수 있다"라며 "우리는 이를 응할 생각이 없으며, 우선 시공사업단이 금액을 변제한 후 집행부에게 법적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당장 7월 만기를 앞둔 이주비 대출도 급락한 신뢰도 때문에 자칫 만기 연장이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더군다나 최근 계속되는 고금리 현상을 감안하면 이자 비용도 더욱 늘어날 만큼 최악의 경우 일부 조합원들은 하루아침에 신용 불량자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럼에도 불구, 조합 집행부는 대출 만기 연장과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집행부 관계자는 "이주비 대출은 사업 부지 담보 대출인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협의 결과 대주단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연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반면 사업비 대출 만기 연장은 시공사업단이 협조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거부하는 건 더 이상 계약을 이행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재집권 노리는 해임 집행부" VS "사태 해결 위해 나선 순수 단체"

이처럼 둔촌주공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간 극심한 갈등으로 사실상 재건축 사업이 표류 위기에 처하자 조합 내홍이 조심스레 발발하는 조짐이다. 특히 지난달 출범한 정상위와 관련해 '대표성이 없는 일부 세력이 집행부 행세하면서 훼방을 놓고 있다'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소수로 이뤄진 정상위가 단독적으로 시공사업단과 면담을 추진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구 조합 집행부 구성원이며, 시공사업단과의 유착을 통해 현 집행부를 몰아내고 재집권을 꿈꾸고 있다. 시공사업단과 해결할 숙제가 산더미임에도 불구, 내홍을 부추기는 것은 옳지 않다. 조합원들은 단합해 하루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둔촌주공 조합원 A씨(43세, 여)

현재 조합 집행부는 집행부과 관련된 각종 의혹들을 일체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이전 해임된 집행부로 이뤄진 정상위가 시공사업단과 유착을 통해 재집권을 노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시공사업단 주요 관계자들은 비조합원임에도 불구, 정상위 활동을 펼치면서 집행부 압박과 동시에 내부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정상위는 이런 집행부 주장에 대해 단지 집행부의 오판으로 벌어진 공사 중단 사태 등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고 위해 나선 순수 단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상위 관계자는 "조합 집행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발생한 공사 중단 여파로 조합원 피해가 확대된 건 명백한 사실"이라며 "집행부 이권 개입 등 적지 않은 문제들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사실을 반드시 알릴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행부가 우리를 '해임된 이전 집행부'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라며 "나아가 '시공사업단과의 연루설'이라는 유언비어도 퍼뜨리고 있어 허위 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명목으로 집행부를 고소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공사업단도 정상위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 집행부가 제시한 의혹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유착 관계도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공사가 중단된 둔촌주공 현장. ⓒ 프라임경제


이처럼 조합 내 각종 의혹들이 쏟아지자, 국토교통부는 서울시를 비롯해 △강동구청 △외부전문가와 함께 합동 실태 조사에 돌입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조사단은 실태조사 기간 조합에 상주하면서 집중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그간 제기된 의혹들과 더불어 장기화에 따른 조합원 피해 등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문제들이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사실 여부가 드러날 것이며, 결과에 따라 사업 향방이 결정될 수 있어 심도 있는 조사가 필요하다"라며 "최악의 경우 과거 성수 트리마제 사태가 재현될 수 있어 이번 사안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집행부는 국토부 합동조사로 인해 투명한 운영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이를 통해 명예회복을 이뤄내 사업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다.

현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지난달 공사중단 이후 끝을 알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이 극적인 합의를 통해 사태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해 결국 사업이 표류할지 관련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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