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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만난 신동빈, 바이오 진출…호텔롯데 상장에 긍정적

'바이오·배터리' 미래 먹거리 낙점…신사업과 시너지, 성장성 기대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2.05.23 15:00:59
[프라임경제] 롯데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를 낙점하고 '뉴롯데' 완성을 위한 새 판짜기에 돌입했다. 바이오 사업과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발현 기대감이 높아지는 만큼 수년째 미뤄진 호텔롯데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지난 21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지주

유통업계는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이 미국 투자 계획을 언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는 현재 미국에서 롯데면세점과 롯데호텔, 롯데케미칼 사업을 벌이고 있고 최근에는 그룹 신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 투자를 발표했다. 

롯데는 먼저 항체 의약품 시장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롯데지주(004990)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Myers Squibb)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 규모는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다. 최소 2억2000만달러(약 2800억 원)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 계약도 포함돼 공장 인수가 완료된 후에도 BMS와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

시러큐스 공장에서는 총 3만5000리터의 항체 의약품 원액(DS: Drug Substance) 생산이 가능하다. 신규 제품 수주 및 공정 개발 등 역량 강화를 위해 시러큐스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도 이어진다. 

항체 의약품 CDMO 사업 확장은 물론 완제의약품(DP : Drug Product)과 세포·유전자 치료제(Cell·Gene Therapy) 생산이 가능한 시설로 전환한다. 시러큐스 공장 운영과 바이오 제약사가 밀집된 북미 지역 판매 영업을 위한 미국 법인 설립과 10만 리터 이상 규모의 생산 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바이오 사업 진출은 미래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작년 초 신 회장은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번 인수·합병은 신사업 진출 선언 후 첫 사례다.

실제 신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출장 중 시러큐스 공장을 직접 둘러보고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0~30%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소규모 임상용 CDMO의 경우 마진율이 낮고 상업용 치료제 제조를 전담하는 CDMO의 마진율이 높은 편이다.

바이오 사업 진출 외에도 지난 19일엔 롯데케미칼(011170)은 올 상반기 중으로 미국에 배터리 소재 현지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대기업 중 배터리 소재 사업으로 미국에 진출하는 기업은 롯데케미칼이 처음이다.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사업에 4조원을 투자하는데, 이 중 60%가량을 미국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지주가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기존 사업영역에서 확장하는 전략적 계획을 세워, 시너지 발현을 통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작년 8월 롯데렌탈 증시 데뷔에 이어 기업공개(IPO) 후속주자로 호텔롯데가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롯데지주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의결했다. 사진은 시러큐스 공장 전경. © 롯데지주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시니어(노년층)를 중심으로 한 실버시장 선점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롯데호텔은 시니어 주거단지 브랜드인 '브이엘(VL, Vitality & Liberty)'을 공식 론칭했다.

브이엘 1호인 'VL 오시리아'는 부산 기장군 일대에 들어선다. 지하 4층, 지상 18층 규모에 대지면적 6만1031㎡(약 1만8400평), 연면적 19만8670㎡(약 6만평)으로 국내 시니어 복합단지 중 최대 규모다. 주거시설 외에도 양로시설인 헬스케어 하우스 408세대, 한방병원, 종합 메디컬센터, 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다만 호텔롯데 상장은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호텔롯데 상장 계획은 2016년 비자금 수사로 철회됐고 2017년 중국 사드보복, 2020년 코로나에 따른 실적 악화 등으로 약 7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지배구조가 단순화됐고, 올 1월 말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발표하면서 기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발판도 마련했다. 

또한 신사업 확장과 자회사들의 기업가치 증대로 호텔롯데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상장 추진에도 긍정적인 평가다. 

특히 최근 코로나 엔데믹으로 관광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면세업계가 다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의 캐시카우로,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연매출 10조원을 넘어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85%가량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확장과 기존 사업의 시너지가 발현되면 그룹 성장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기업가치 상승은 호텔롯데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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