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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신, 어른이 된 뒤 해도 늦지 않다

 

김영구 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원장 | press@newsprime.co.kr | 2022.05.09 10:31:53
[프라임경제] 20대 초반 A씨가 문신 제거 시술을 받으러 왔다. 양쪽 팔과 어깨에 손바닥만한 문신이 있었다.

문신을 왜 지우려고 하느냐고 물으니, 군 특수부대에 입대하려는데 신체검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거에는 군 입대 신체검사에서 문신이 있으면 면제 사유가 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면제는 아니다. 하지만 신체 등급 판정에서 1급이 아닌 2~3급을 받으면 특수부대 지원이 어렵다고 한다. 문신 제거 시술을 받으면 1등급을 받는 데 지장이 없다. 

군 복무를 할 바에는 힘들더라도 특수부대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젊은 패기와 열정이 가상해 정성껏 치료해주었다.

요즘 젊은 세대에 문신은 특별한 의미가 있기보다는 일종의 유행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보인다. 

힙합 가수나 래퍼 등 유명인들이 자랑하듯이 대중 매체나 SNS 등에서 자랑하는 '타투'를 모방하려는 사례도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눈을 피해 문신 시술을 받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심지어 SNS에는 '미자(미성년자) 타투' '청소년 타투' 등의 용어까지 은밀하게 돌아다니고 있다고 한다. 현행법상 문신을 받을 수 있는 연령 제한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우쭐한 마음에 문신 시술을 받았다가 군 입대나 취업 등을 앞두고 문신을 지워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간혹 문신 시술을 받은 뒤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사례도 있다.

문신(타투)이 유행이라고 해서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현대에 남은 몇 안 되는 고대 문화인 문신은 사회적 정체성과 문화의 상징으로 해석한다. 외국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들에게 문신은 의미 형성의 도구가 되며, 때로는 그룹 멤버십으로도 작용한다고 한다.
 
일부 문화권이나 집단에서는 사회적 지위 또는 계급을 상징하기도 한다. 문신으로 자신을 표현하거나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다. 특정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과시하거나, 인적 유대감을 문신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문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 때문에 청소년 시기에 문신을 했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사례들이 많다. 자칫하면 문신이 '사회적 낙인'처럼 될 수도 있다. 

청소년이나 청년들은 잘 모르겠지만 일부 사우나 등에서 대형 문신이 있는 사람의 출입을 제한하고 별도 샤워실을 이용토록 유도한 적도 있다. 

목이나 팔 등에 있는 큰 문신 때문에 TV에 나올 때마다 테이프로 가리고 나오는 연예인들도 있다. 문신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냉랭한 경우가 적지 않음을 청소년들은 잘 모른다. 

이런 벽에 부딪혀 문신을 지우려고 진료실을 찾는 청소년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문신 제거는 과거에는 꽤 어려웠으나 효과적인 색소 레이저들이 개발되면서 용이해졌다. 다만 문신이 깊게 시술됐거나 넓을 때는 여러 번에 나눠서 레이저 시술을 받아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문신 제거 시술을 할 때 흉이 남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시술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신을 할 때는 미처 몰랐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군 입대, 진학, 취업 등의 이유로 문신을 지워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따라서 아무리 패션의 하나가 됐다고 해도 청소년들의 문신은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김영구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강남세브란스 피부과 전공의 수료  / 피부과 전문의  / 대한피부과학회 정회원 / 대한피부과의사회 정회원 / 대한의학레이저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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