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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위클리 재팬] 한국과 일본은 미국 '애완견' 되나?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2.04.29 10:13:07
[프라임경제] 일본이 오는 5월10일 출범하는 한국 새 정부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기시다 총리가 정부와 여당 신중론을 물리치고, 당선인이 보낸 정책협의대표단을 25분간 면담한 것이 이를 대변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사상 최악의 양국관계를 풀기 위해 총리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양국이 관계 복원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주간아사히(5/6~13 합병호)를 통해 정치경제평론가 고가 시게아키(古賀茂明, 67)가 '한일 애완견 충성경쟁이 위험하다'라는 기고문을 게재해 눈길을 끈다. 

고가는 한일관계를 혐한 프레임으로 몰고 가는 극우세력과 달리 균형감 있는 시각으로 분석하는 경제관료 출신 평론가다. 그는 '개혁은 하지만, 전쟁은 하지 않는다'라는 포럼4 시민운동을 이끌고 있다. 

기시다 총리에게 당선인 친서를 전달하는 정책협의대표단. ⓒ 4/26일 NHK 화면 캡처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Quad, 미국·인도·일본·호주 4자 안보협의체) 회의 참석차 일본에 가기 전 한국을 방문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양국 지도자가 음미할 내용을 담고 있어 기고문을 소개한다. 

"4월24일 한국에서 일본 정·재계에 인맥을 가진 국회의원과 전 외교관,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일본을 찾았다. 다음달 10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윤 당선인의 대일정책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한일 양국은 각각 어려운 사정을 안고 있다. 만일 윤 당선인이 일본과 관계 복원을 위해 양보를 한다면 국회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집중포화가 예상되고 여론 반발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기시다 총리가 한국에 양보하면 이번에는 자민당 매파가 반발해 혐한분위기가 더 고조될 것이다. 현재 양국은 최대 현안인 위안부와 징용공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을 최대한 피하면서 관계 개선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이 문제가 언제 발화할지 모른다. 

한편 '매파' 윤 당선인은 중국과 북한에 대단히 엄격한 자세를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에 유화적이라는 점에서 미·일로부터 '배신자'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당선인은 훨씬 대화가 통할 수 있는 상대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서로 손발이 맞지 않던 한일 양국이 안전보장 측면에서 관계가 호전되면, 포괄적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양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 이익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대목에 커다란 함정이 숨어있다는 것을 언론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것 같다. 그것은 당선인이 중국과 북한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가장 환영해 마지않을 미국 존재다. 

이렇게 말하면 '일본 동맹국' 미국이 기뻐하는 데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황이 그렇게 간단치 않다. 

미국 최대 '적' 중국은 GDP가 러시아 10배, 일본 3배나 되는 초강대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덧붙이자면, 중국은 동아시아 군사력에서도 이미 미국을 따라잡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대적으로 힘이 약화된 미국은 이런 중국을 제대로 봉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더구나 우크라이나 위기 장기화 양상으로 러시아와의 대결에서도 힘을 빼고 있다. 이처럼 불리한 상황 속에서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듬직한 매파로, 중국이나 북한과 대결하는 자세를 보여주면 미국으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원래 일본은 '미국 애완견'이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스스로 꼬리를 흔들며 미국을 따른다. 여기에 한국까지 애완견이 되면 미국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다. 미국은 애완견 두 마리에게 충성심 경쟁을 시키면 힘들이지 않고 동아시아 군사적 부담을 양국에 떠넘길 수 있다. 

이미 당선인은 중국이 가장 싫어하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추가배치를 공약하고, 미국 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주적이 북한"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받아 한국을 띄우면 기시다 총리도 뒤질 수 없다며 미국에 대해 '알아서 기는 행동(손타쿠)'을 취할 것이다. 물론 자민당 매파도 이를 부추길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일 양국은 대(對) 중국 및 북한와의 관계 악화 소용돌이에 휩쓸릴 수도 있다. 다행히 당선인이 속한 '국민의 힘'이 한국 국회 내 소수파이기에 이런 대미 추종 노선에 다소간 제동이 걸릴 것이다. 

일본은 당선인 언동에 안이하게 끌려 들어가선 안 된다. 그보다는 미·중 분쟁에 휩쓸리지 않는 외교 전략을 세우기 위해 한국과 협력할 수 없을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4/26일 온라인 미디어 AERA dot.)."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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