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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發 OTT사태③] 국내 OTT, 허점 많은 애국 마케팅

'토종' OTT, 구글·넷플릭스 견제…요금 인상·통합 방향 '의문'

이인애 기자 | 92inae@newsprime.co.kr | 2022.04.21 17:06:18
[프라임경제] 구글 인앱결제 강제 정책과 넷플릭스 망 무임승차 논란으로 국내 OTT(Over The Top, OTT)를 향한 동정표가 모이고 있다. 이 가운데 사업적 전략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란을 핑계 삼아 이득을 취하는 사례도 포착되고 있다.  

구글이 이달부터 앱 사업자들에게 인앱결제·제3자결제만 허용하겠다고 밝히자, 토종 OTT △웨이브 △티빙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내 결제 요금을 15%씩 인상했다.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국내 사업을 이어온 넷플릭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171억원의 영업이익을 가져갔다. ⓒ 연합뉴스


기존부터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있던 애플 앱스토어를 통한 결제 시에는 요금 변동이 없다. 앱마켓을 통하지 않는 PC 결제 시에도 요금은 그대로다.

이번 요금 인상에 대해 웨이브와 티빙 모두 공식적으로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들이 구글에 내는 수수료가 이번에 갑자기 15% 인상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이들의 발언에 신빙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번 구글 결제정책 변경 전에도 웨이브는 개발사 자체 빌링 시스템 인앱결제를 사용하며 결제 대행사 수수료 5% 내외를 부과하고 있었다. 티빙은 기존에도 구글 인앱결제를 사용해왔다.

티빙과 마찬가지로 이전부터 구글 인앱결제를 사용해 오던 왓챠는 추가 요금 인상 계획이 없다. 이들은 "2016년부터 원래 인앱결제로 지원을 하고 있어서 지금의 이슈와 왓챠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구글이 이들 콘텐츠 업체에 부과하는 인앱결제 수수료는 동일하게 15%다. 웨이브는 이번 구글 결제정책 변경으로 10% 내외의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하게 됐으며, 티빙은 이전과 동일한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에 추가 수수료가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인 15% 모두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납득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플레이 결제 요금을 올린 것은 단순히 수익 보전 목적은 아니다"며 "PC 결제 시에는 앱마켓에 내는 수수료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PC 결제 고객을 늘려 장기적인 실적 견인을 노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PC결제만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국내 OTT의 경우 앱 내 결제를 아예 차단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커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시즌-티빙 연합설…"토종 OTT 강화책 맞나"

국내 OTT 동정론 등장은 넷플릭스 영향이 주효했다.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국내 사업을 이어온 넷플릭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171억원의 영업이익을 가져갔다. 

반면 웨이브·티빙·왓챠 등 토종 OTT는 지난해 수백억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기업은 손실을 맞고 있는 가운데 외국 기업은 국내에서 대가도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수익만 얻어가고 있다는 불만 여론이 생겨나면서 토종 OTT를 통합해 경쟁력을 키우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OTT '시즌'을 운영하고 있는 KT는 공식석상에서 티빙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달 7일 KT 미디어데이에서 티빙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은 "국내 OTT 강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을 강구 중에 있다"며 "국내 토종 OTT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웨이브-티빙이 아닌 시즌-티빙 연합이 결성되면 토종 OTT 경쟁력 향상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기준 국내 OTT 월간이용자수(MAU)는 △웨이브 342만명 △티빙 265만명 △시즌 109만명이다. 티빙과 시즌 통합으로 월이용자수가 더해진다고 해도 374만명에 불과해 같은 기간 840만명의 월이용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를 견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티빙과 시즌 통합은 넷플릭스보다는 웨이브 견제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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