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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표성 없는 삼성전자 노조, 불편한 교섭 독과점

 

이인애 기자 | 92inae@newsprime.co.kr | 2022.04.18 18:11:07
[프라임경제] 조금 이상한 독과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독과점은 하나의 기업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인 독점과 두 개 이상의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과점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독과점이 다소 어울리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삼성전자의 노동조합 이야기다. 

애초의 노동조합 취지는 '근로자가 주체가 돼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목적으로 조직한 단체'다. 하지만 삼성전자 노조의 행보는 다소 '이기적 이익집단'처럼 비춰진다. 당장 눈앞의 몫만을 챙기기 위한 이기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어서다.

현재 삼성전자에게는 △삼성전자 사무직노조 △삼성전자 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 노조동행 △전국 삼성전자 노조까지 여러 개의 노조가 있다. 그리고 이들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 조합원 수는 5000명 수준이다. 삼성전자 국내 직원 11만명의 4%에 불과하다.

이처럼 전체 직원 수 대비 현저히 낮은 조합원 수 탓에 이들의 대표성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다. 

사실 삼성전자는 기업 특성상 소수 조합원들이 다수의 의견을 대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일례로 생산직 비율이 높은 현대차는 생산직을 주축으로 상당한 규모의 노조를 갖출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개발·연구 △전략기획 △설계 등 다양한 직군 탓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매년 임금인상률을 결정해왔으나, 지난해부터 노조 공동교섭단이 별도로 임금 교섭을 요구했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노조 공동교섭단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15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여왔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통상적으로 임금 인상을 2~3월에 실시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발표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임금인상 발표가 4월까지 미뤄진 적은 올해가 처음이다. 노조는 역대 최고 수준인 15.7% 인상을 요구했고, 삼성전자는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협상에 진전이 없자 노조는 이재용 부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도 벌였다.

결국 14일 서울 모처에서 노사 실무교섭이 진행됐고, 여기서 노조 공동교섭단이 얻어낸 이득은 삼성전자의 '유급휴일 3일' 제시다. 이와 관련해 노조 공동교섭단은 15일 성명서까지 내고 드디어 사측이 처음으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였다며 환영했다.

과반 노조가 아닌 탓에 '유급휴일 3일'이 전체 직원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5000명 수준의 노조원들에게만 해당되고, 이 마저도 공식적으로 정해진 게 아님에도 말이다.

현재 노조 공동교섭단의 일련의 행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보다 부정의 크기가 훨씬 크다. 삼성전자가 무노조 경영 원칙을 깨고 노조를 허용한 상태임에도 직원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노조 가입률도 저조하다. 

또 이미 고임금을 받고 있는 이들이 임금을 더 올려달라는 주장도 무리수라는 비판이 상당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합원과 직원들의 권리 향상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해온 노조 공동교섭단이 분위기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자신들의 임금 인상 시위가 귀족 강성 노조의 전철을 밟는 과정은 아닌지 톺아볼 필요가 있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앞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다른 기업 노조들의 행보를 좇고 있는 것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노조는 당장 눈앞의 몫만을 챙기기 위한 욕심을 부리는 존재가 아니라,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는 동시에 사측을 견제하며 회사를 성장·발전시키는 데 앞장서야 하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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