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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목 칼럼] '이미 준세계대전' 담대히 마주하자

 

김영목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2.04.13 23:13:31
[프라임경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제 두 달이 되어간다. '러시아가 실제 침공은 안할 것이다', '2~3 일만에 우크라이나가 항복하고 끝날 것이다', '1주일 안에 종전 협상이 타결될 것이다'라고 하는 자아편의적 관측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키이우 주변에서 작전 상 후퇴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화력과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 향후 전쟁 양상은 격할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그 사이 양측에는 수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 같고, 민간의 피해는 참혹해서 '학살', '전쟁 범죄'라는 고발이 러시아 지도부를 정조준 한다. 

남부 항구 마리오폴(Mariopul)에서는 생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영국의 비난이 있는가 하면 러시아 지도부가 핵무기나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2일 핵무기의 실질적 사용은 물론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는 일 조차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러시아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엎친데 덮친다고 했나. 장기간의 코로나 팬데믹으로 역사상 유례가 없는 유동성이 전세계 시장에 공급되었고 , 탄소 중립을 지향하는 신경제로의 전환 비용과 코로나 방역으로 인한 공급망의 동맥 경화는 이미 거대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었다. 거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곡물, 비료, 주요 광물의 폭등을 유발하여 인플레이션에 불을 붙이고 있다. 여러 나라는 앞다투어 보호주의를 다시 불러오고 있다.

가뜩이나 세계는 글로벌화로 인한 불평등적 간격의 확대와 지정학적 배경으로 인해 정치 양극화가 심화 되고 있었는데 인플레이션과 전쟁은 이러한 양극화를 더욱 촉발하고 있다. 프랑스의 대선은 전통적인 양대 진영인 공화주의 와 사회주의 세력의 완벽한 몰락을 가져왔고, 극우와 극좌의 뚜렷한 득세에 우파형 좌파(중도?) 현직 대통령이 아슬아슬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에 이어 유럽 통합과 세계화(Globalization)에 가해지는 또 하나의 타격이다.    

한국은 거의 모든 산업에서 수입을 해야 완성품을 만들고 수출을 해서 먹고 사는 나라다. 이 거대한 인플레와 보호주의-반글로벌 추세를 견뎌나가야 한다. 재정으로 할 수 있는 수단도 거의 소진된 것 같고 혁신을 한다 해도 현장 법사  손바닥 안의 손오공이다. 

거기에다 북한은 계속 최신형 미사일들을 개발, 배치하고 있고, 곧 핵실험도 재개할 것으로 예고된다. 북한이 전략 핵무기를 만든다고 미국을 겨냥한 것이므로 한국은 걱정 할 게 없다는 논리는 궤변이다. 전술 핵무기를 손에 넣는다고 별 것 아니다. '설마 우리에게 쓰겠나'라고 할 문제는 더 더욱 아니다. 현재 세계 정세는 모험주의에 매우 유혹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준세계대전'이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한국 정부에 근거리 지대공 미사일 등 무기 공급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러시아를 막기 위해 고군 분투하는 우크라이나로서는 미국, EU 등 서방 국가들 외에 한국에 지원도 요청했을 법하다. 발트의 소국들도 애타게 우크라이나를 돕자고 발벗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GDP의 거의 반이 궤멸되고 있고 매월 전비로 재정 적자가 70억달러 이상 소요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대규모 재정 지원도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살상무기는 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무기는 다 살상이지 비살상무기가 따로 있는지 모르겠다. 방어용과 공격용을 구별하겠다는 건지? 여튼 중환자에게 밴드나 빨간약 정도 기여하려는 거 같다.

현재 유럽만 위기가 아니고 한국도 위기다. 대만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고 일본은 더 예민해져 간다. 외톨이 한국은 한미동맹외에 집단적 블록에 의존할 길도 없다. 앞으로 위기의 강도는 더 세질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우크라이나의 일이 과연 강 건너 불일까? 정치, 군사적 안보와 경제 위기가 하나의 거대한 안보 도전으로 눈앞에 다가와 있다. 

맞을 건 맞고 담대히 나갈 수 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정책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물가와 환율이 급하면 이것부터 대응해야 하고 에너지, 식량, 원자재 확보가 시급하면 거기에 맞는 처방을 바로 써야 한다. 군사 안보에는 초강력 억제력 밖에 해답이 없다. 

우크라이나의 지원 요청에 호응하는데는 당연히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옳은 일이라면 과감히 해야 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이다. 어려운 사정에서 남을 도와야 더 값지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와 어려운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는 장차 우리에게 닥칠지도 모르는 대환란에 대한 예비 투자라고 생각하자. 또 위기 때마다 우리를 도와주고 우리 물건을 사준 유럽인, 세계인들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현) G&M글로벌문화재단 대표 / (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  (전) 외교부 주이란대사 / (전) 외교부 주뉴욕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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