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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하이 봉쇄·우크라 장기화…국내 진출 기업 '이중고'

사태 장기화에 계약 이행불가, 영업 피해·수익성 악화 감지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2.04.07 14:32:15
[프라임경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에 대한 봉쇄 조치가 지속되면서 상하이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공장 중단도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004370), 오리온(271560), 아모레퍼시픽(090430) 등 상하이 현지에 공장이 있는 업체들은 지난주부터 상하이시 당국 방침에 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상하이시는 당초 5일까지로 봉쇄 시한을 정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자 이를 연장했다.

◆식품·화장품 현지 공장 '셧다운'…매장 운영도 중단

농심은 라면류를 생산하는 상하이 공장의 가동을 지난달 28일부터 중단한 상태다. 농심은 중국 선양(瀋陽)에도 공장이 있어 현재 이곳에서 중국 내 다른 지역에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스낵과 파이류를 생산하는 오리온의 상하이 공장도 이달 1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오리온은 베이징과 광저우 등에도 공장이 있어 대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농심,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등 상하이 현지에 공장이 있는 업체들은 지난주부터 상하이시 당국 방침에 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 동부 충밍지구의 꽃박람회공원에 들어선 코로나19 임시병원 내부 모습. © 연합뉴스


화장품 업계의 경우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192820) 등의 상하이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코스맥스는 상하이 정부 지침에 따라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생산 물량을 광저우 공장으로 옮겼다. 상하이공장이 광저우 공장보다 크긴 하지만 현재 공장 가동률이 85~90% 수준으로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공장은 이니스프리, 마몽드, 에뛰드 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고급 라인의 경우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고 중국 공장 규모가 크지 않아 제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공장 가동 중단뿐 아니라 현지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영업 중단도 이어지고 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현재 상하이 지역 매장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고 전부 문을 닫았다. 중국 파리바게뜨 매장은 300여개로, 상하이에만 130여개가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BBQ)도 마찬가지다. BBQ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중국에 진출해 총 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직원도 출근할 수 없는 상황이라 상하이 지역 매장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BBQ는 설명했다. 

아직 상하이 봉쇄에 다른 피해가 국내 기업들에게 미치지는 않았지만, 봉쇄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KOTRA 중국지역 무역관에 따르면, 아직은 현지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미치는 직접적인 피해가 전면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계약 이행불가 등 영업 피해와 수익성 악화가 감지되는 상황이다. 중국의 봉쇄 조치는 원유 수요 감소 가능성으로 연결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까지 낳고 있다.

◆러시아-우크라 전쟁 장기화…원부재료 공급 차질 우려

중국에 이어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더욱 강력하게 추진 될 경우, 현지 공장의 원부재료 공급 차질 우려가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롯데제과(280360), 롯데칠성음료(005300), 팔도 등이 러시아에 진출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 곳은 오리온이다. 오리온의 러시아 법인은 초코파이의 인기와 다제품 강화 체제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오리온은 2006년 러시아 트베리에 공장을 세워 러시아 제과 시장에 진출해 2019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올리며 입지를 다져왔다.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더욱 강력하게 추진 될 경우, 현지 공장의 원부재료 공급 차질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에 진입한 친러시아 반군 전차. © 연합뉴스


롯데제과는 지난 2010월 9월 준공한 러시아 칼루가주 오브닌스크시 초코파이 공장에서 초코파이 4종(오리지널, 카카오, 바나나, 딸기)을 생산,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약 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제과는 올해 초 러시아 현지법인에 약 340억원을 투자해 초코파이 생산 라인과 창고 건물을 증축하기도 했다.

수출기업인 롯데칠성음료도 일단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루블화 환율 추이, 파급 영향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현지 파견 주재원과 직원들의 안전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생산한 밀키스를 러시아에 수출하고 있으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주재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팔도의 도시락은 러시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팔도는 현지 랴잔 공장 생산시설 증설 완공을 앞두고 있다. 

'불닭볶음면' 등을 러시아에서 팔아 온 삼양식품(003230)은 수출을 멈췄고, 러시아행 물류도 막힌 상태다. 

현재까지 국내 기업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업계 전반적으로 수요 위축, 제품 가격 경쟁력 하락 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며 현지 공장이 멈추지 않도록 대응책 마련에도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들을 미리 비축하고, 해외 공장이 공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라며 "중국 상하이 봉쇄와 러시아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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