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콜라보 맥주 제품들. ⓒ BGF리테일
[프라임경제] 지난 몇 년 간 이어졌던 국내 주류업계 콜라보 열풍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출시된 곰표 밀맥주가 '품귀현상'까지 일으키며 콜라보 열풍이 일었다. 이후 수많은 기업들이 우후죽순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더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수제맥주업계는 이색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이달 SPC삼립(005610)은 크림빵을 맥주로 재탄생한 '크림삐어'를 전국 홈플러스 마트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출시했다.
지난달 GS25(007070)는 수제 맥주 더쎄를라잇브루잉과 함께 수제 맥주와 사이다를 혼합한 '맥싸'를 선보였고, 롯데칠성음료(005300)도 클라우드 맥주와 협업해 '클라우드 칠성사이다 맥주'를 출시하기도 했다.
올해 초 애경산업(018250)도 치약 브랜드 2080과 수제 맥주 브랜드 스퀴즈브루어리와 손잡고 '2080맥주'를 내놓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콜라보 수제 맥주가 출시된 배경에는 CU(282330)와 대한제분(001130)이 선보인 '곰표 밀맥주'의 대성공에 있다. '곰표 밀맥주'는 출시 3일 만에 10만 개, 일주일 만에 30만 개가 팔리면서 CU 전체 맥주 매출 1위까지 차지했다.
이후 많은 업체들이 우후죽순 맥주를 출시했다. 골뱅이·라면·구두약 등과 콜라보한 다양한 콜라보 맥주가 나오기도 했다. 또 증권기업이 최초로 내놓은 '따상주' 국순당(043650)에서 내놓은 '쌀 바밤바밤' 롯데푸드(002270)와 미니스톱이 손잡은 '아맛나' 속옷 기업 BYC(001460)와 협업한 '백양 BYC 비엔나라거' 등도 출시됐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콜라보레이션 제품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자칫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업들은 많은 이목을 끌기 위해 자극적이다 못해 연관이 없는, 다소 황당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과도한 무리수를 두는 콜라보 제품에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상황까지 왔다.
실제로 커뮤니티에는 '곧 끝날 거라 생각했는데 끝이 안보이는 뇌절(똑같은 말이나 행동을 반복해 상대를 몰리게 한다는 뜻의 인터넷 용어)'이라며 콜라보 수제맥주 글이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솔직히 좀 연관이 있어야 손이 가지' '콜라보만 하면 끝인가 도대체 무슨 맛인가' '맛있는 것도 있긴 한데 차이점 없는 맥주도 많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전문가는 이를 두고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높은 눈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곰표 맥주가 성공한 이후 계속해서 콜라보 제품이 나오는데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매력이 없으면 성공하지 못한다"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희소성과, 고품질인데 맛은 생각하지 않고 계속해서 콜라보 제품이 나오면 희소성도 떨어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겹다고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콜라보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유명 디자이너나 명품과 콜라보를 해 제품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콜라보와, 재미를 추구하는 B급 콜라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맥주 시장에서 나온 콜라보인 B급 콜라보와 같은 경우에는 초기에 나온 몇 가지의 사례는 참신한 재미가 있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지만 계속되면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높은 브랜드의 가치에서 콜라보를 추구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 비결"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