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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값 폭등 '휘발유 따라잡을라'…운수업계 '비상'

가격차이 84.57원 불과, 유럽 내 경유수급 차질 원인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2.03.22 11:40:29
[프라임경제]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기름 값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특히 휘발유보다 저렴했던 경유까지 휘발유 가격과 비슷해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번 주 휘발유 가격은 전주대비 132.8원 상승하며, 한 주 만에 100원 이상 오른 수치를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100원 이상 급등한 사례는 외환위기 시기인 지난 1997년 12월 넷째 주(161.3원) 이후 약 24년 만이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ℓ)당 2001.96원, 경유는 1917.27원으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차는 84.69원이라 조사됐다.  

이는 평소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200원가량 낮게 책정됐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눈에 띄는 수치라고 평가된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경유 가격이 2000원 선을 뛰어넘어, 그 격차는 더욱 줄어든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경유가 휘발유의 평균 가격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22일 기준 휘발유와 경유의 평균 가격차이는 84.69원이다. ⓒ 연합뉴스

국내 경유 가격이 급상승한 까닭으로는 유럽 내 경유 수급 차질이 꼽힌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럽 내 이동량이 줄어들자 현지 정유업계에서 경유 생산을 줄인 탓이다. 이에 유럽 내 경유 재고는 최근 5년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유 수급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유럽은 보통 20~50%의 경유를 러시아에서 수급해왔는데, 수급 길이 막히면서 유가 인상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또한 유류세 인하 혜택 폭 차이도 경유와 휘발유 가격 차이를 좁혔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로 유류세 20%가 할인되고 있는데, 경유는 휘발유보다 유류세가 적어 할인 폭이 낮다. 현재 휘발유 유류세는 ℓ당 820원, 경유는 582원이다. 

즉 휘발유는 ℓ당 164원을 할인받지만, 경유는 ℓ당 116원을 할인받게 된다. 경유의 유류세 인하 가격이 휘발유보다 48원 적은 셈이다. 경유는 가격 구조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공장도 가격이 높다.

문제는 경유 가격의 상승이 운송업과 화물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특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물업계는 평균 운송료 30% 이상이 유류비로 지출되기 때문에, 유가 상승은 화물 노동자의 생계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에 따르면 최근 경유 가격이 급등하며 화물 노동자의 유류비 지출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3월 평균과 비교했을 때 △5000㎏ 이하 월평균 64만원 △1만2000㎏ 이상 175만원 △2만5000㎏ 250만원 가까이 증가했다.

수원에서 화물차를 운영하고 있는 박수범(31) 씨는 "운임료는 그대로인데 기름 값만 크게 올라 걱정이다"라며 "1톤 화물차를 운행 중인데 평소보다 기름 값 지출이 20% 이상 늘어 부담이 크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유가 상승이 이번 주를 기점으로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지만, 불안한 국제정세로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확률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국제 휘발유 가격이 고점 대비 하락한 만큼 현재 공장도 가격이 하락했고, 단기적이나마 유가상승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당분간 유가상승에 대한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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