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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쟁력 있는 리더의 자격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 press@newsprime.co.kr | 2022.02.14 11:56:51
[프라임경제]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는 말이 있다. '왕관'이라는 권력과 명예를 갖는 자는 동시에 '무게'라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권력과 명예만 취하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리더의 자격이 없으며, 그가 이끄는 조직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 리더십을 논하는 수많은 책들이 리더의 자질로 열정, 결단, 소통 등을 강조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것은 왕관의 무게 즉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책임감이 결여된 리더는 조직보다 리더 자신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기도 하고, 조직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위기를 돌파하기보다 책임을 회피해 조직의 실패를 초래하기도 한다. 외적이 침입한 국난 시기에 도성과 백성을 버리고 파천했던 조선시대 임금들이 국왕의 책임을 회피한 대표적인 '최악의 리더'다.

리더의 위치로 보면, 기업의 구성원 대부분은 리더 자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꼭 임원이나 간부가 아니더라도, 과장은 대리의 리더가 되고 차장은 과장의 리더가 된다. 이끄는 조직 크기가 다를 뿐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리더가 아닌 직원도 향후 리더 자리로 올라간다. 결국 구성원 모두 현재 또는 미래 리더들이다. 경쟁력 있는 리더에 대한 관심과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리더로서 충분한 준비가 없으면 좋은 리더가 되기 어렵다. 단지 지위가 높아진다고 저절로 리더가 되는 것이 아니다. '지위가 리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지위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진정한 리더십은 누군가에 의해 지명되거나 위임 받는 것이 아닌, 리더 역할을 제대로 할 때 생긴다.

예컨대 기업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되면 '형식적 리더'가 될 수 있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진정한 리더'가 되지 못한다. 조직을 잘 이끌고 성과를 내야 비로소 진정한 리더, 즉 '경쟁력 있는 리더'가 되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리더의 조건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과거 산업화 시대 표준화된 대량생산을 중시하는 조직에서는 강하게 통솔하는 카리스마가 리더의 중요한 자질이었다. 반면 창의력이 중시되는 오늘날의 산업 체제에서는 다양한 구성원의 역량을 이끌어낼 수 있는 소통 능력이 최고 자질로 꼽힌다. 이처럼 리더 자질이 시대와 산업구조에 따라 변하지만,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명제는 변하지 않는다.

리더는 성과를 내야 한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자질을 갖췄다 하더라도 경쟁력 있는 리더가 될 수 없으며, 무능한 리더로 평가 받는다. 성과는 기업의 존폐와 직결되며, 기업의 존폐는 구성원의 생존 문제로 이어진다. 구성원에게 '품성은 좋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는 리더'와 '품성은 다소 부족하지만 성과를 내는 리더' 중 선호도를 조사하면 대부분 후자를 선택한다. 리더의 중요 자질로 성과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결국 리더는 경쟁력은 성과로 평가 받는다.

고대 로마 역사를 보면, 황제가 어떤 정책을 펴고 어떤 리더십을 가졌는지에 따라 제국의 운명이 결정됐다. 나라의 흥망성쇠가 군주 능력에 달려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대에는 황제의 가장 큰 덕목으로 혈통보다 군사적 능력이 중시됐다. 성과를 낼 수 있는 최고의 리더를 원했기 때문이다.

성과가 리더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지만, 성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탁월한 성과를 낸 리더라도 구성원 신뢰를 받지 못하면 그 성과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신뢰가 결핍된 리더의 성과는 단단하지 않아 허물어지기 쉽고 지속력이 약하다. 

갑질, 독선, 탐욕 등으로 신뢰를 잃고 이뤄낸 성과의 가치마저 퇴색시키며, 추락한 리더들의 사례는 과거에나 현재에나 무수히 많다. 신뢰는 항상 진실한 자세로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을 인간적으로 배려할 때 얻어진다. 자기 자신을 더 좋은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이야 말로 좋은 리더가 되는 최선의 방법이다.

성과는 유형의 '하드웨어', 신뢰는 무형의 '소프트웨어'로 비유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소양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경쟁력 있는 리더라고 할 수 있다. 경쟁력 있는 리더가 많은 기업이 결국 시장과 산업을 선도하고 높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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