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에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IPO 시장은 20년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이례적인 해를 마감했다. 올해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현대엔지니어링, 카카오엔터테인먼트까지 기업가치 10조원을 상회하는 역대급 기업 상장이 다수 포진돼있어 투자자 이목을 끌고 있다.
역대급 기업공개(IPO)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일반청약이 오늘부터 내일까지 이뤄진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기관투자 수요 예측에서 사상 최대 금액인 1경5203조원을 끌어모았다. 공모가를 30만원으로 확정했고, 경쟁률은 2023 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 IPO 역사상 최고 경쟁률이다.
◆더 많은 공모주 받기 위한 투자자 접근법
증권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이후 공모가(30만원)보다 최소 30% 이상 상승해 시가총액 100조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른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 형성 후 상한가)' 기대까지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대형 공모주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공모주를 더 많이 받기 위한 소액투자자와 거액투자자의 접근법은 상이할 수 있다. ⓒ 이미지투데이
대형 공모주인 만큼 투자자들은 LG엔솔 공모주 청약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공모주를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를 위한 소액투자자와 거액투자자 접근법이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증권사마다 배정된 물량과 계좌수가 다르다"며 "일반 청약은 마지막 날(19일) 오후까지 증권사별 경쟁률을 보고 청약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배정물량과 계좌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대표주관사 등 대형 증권사보다는 물량이 어느 정도 확보됐지만 계좌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중형 증권사를 공략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것. 대표주관사 KB증권의 경우 일반청약 물량이 486만9792주(22%)로 가장 많기 때문에 청약자도 그만큼 많이 몰릴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비해 공동 주관사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각각 223만4896주(11%)를 배정받아 물량은 넉넉하면서 상대적으로 KB증권보다 계좌수가 적어 1주라도 더 받기에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또한 낙관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인수회사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22만1354주(1%) 물량을 확보했지만, 가입 고객이 워낙 많기 때문에 배정물량이 적을수록 마냥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신영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또한 인수회사 중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지만, 절대 물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공모주 청약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통해 충분한 자본 여력이 있는 고액자산가의 경우 물량이 가장 많은 KB증권을 선택하는 것이 조금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비례 배정의 경우 청약 한도는 △KB증권(16만2000주) △대신증권(12만주) △신한금융투자(8만1000주) △하이투자증권(2만2000주) △미래에셋증권·하나금융투자(1만1000주) △신영증권(7300주) 순이다.
비례 배정은 자산가가 원하는 물량을 신청하고 증거금을 넣는 것이기 때문에 '최소증거금' 개념은 없지만 1억원을 기준으로(1억500만원) 5~6주 정도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약 1800만~2000만원당 1주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액투자자의 경우 여러 계좌를 만들어 놓고 경쟁률이 낮은 증권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며 "자금력을 갖춘 투자자라면 우대 항목을 확인한 후 물량이 많은 증권사를 우선 선택하되, 만약 경쟁률이 지나치게 높다면 청약 마지막 날 경쟁률을 보고 참여하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올해 兆단위 IPO 대어급 쏟아져
LG에너지솔루션 이외에도 올해 IPO 시장의 또 다른 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도 다음달 15일 상장을 앞두고 오는 25~26일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현대엔지니어링 공모가는 5만7900원에서 7만5700원, 공모 규모는 9264억원에서 1조2112억원이다.

올해 兆단위 IPO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 픽사베이
현대오일뱅크도 올해 1분기 중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2월13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 심사 청구를 신청했으며, 사측은 이번 IPO로 최대 2조원가량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마켓컬리, SK쉴더스, 쏘카, 원스토어 등 조단위 IPO가 상반기 중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켓컬리는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4조원에서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SK쉴더스·쏘카·원스토어 기업가치는 약 2조원에서 3조원에 해당된다.
올해는 하반기에도 IPO 시장 열기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모양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쓱닷컴 등 10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공모주들이 상장을 준비중이고, 이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 CJ올리브영, 스마트스터디 등이 상장을 예고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 계열사로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웹툰 등 지적재산권 기반 플랫폼을 운영 중이며 메타버스 관련 비즈니스 인수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는 놓쳤지만 IP 벨류체인 공고화를 통해 상장 전 기업가치 개선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쓱닷컴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전자상거래 업계 핵심 경쟁력인 빠른 배송을 강화할 방침이다. 예상 기업가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약 10조원에 달하며,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물류 인프라, IT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