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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달 칼럼] 무봉(無縫) 코치의 채팅사랑방

 

허달 칼럼니스트 | dhugh@hanmail.net | 2022.01.13 19:48:45
[프라임경제] "이거, 허코치님 인도네시아 계시는 동안 우리가 만들어 실시한 110시간짜리 슈퍼비전 코치양성 과정의 영상기록이거든요. 허코치님은 출국하시기 전에 그룹 활동에서 이미 공부하셨던 거니, 한 번 주욱 리뷰해 보시고 나면, 수료한 것으로 간주해드릴께요. 호호."

지난해 8월의 일이다. 귀국하여 인사차 들렀더니 코칭경영원의 고(高)대표가 파일 하나를 건네주었다. 그래서 직접 참여하는 심정으로, 한 달여에 걸쳐 비디오 파일 등을 섭렵하게 되었다. 

여러 유익하고 재미있는 장면 중 Branding 시간이 있었다. 코칭슈퍼바이저로서의 내 'Brand Image'를 설정한다고라…. 그래서 영상을 세워놓고, 붓방아를 찧으며 잠시 생각해 보았다. 

'자리이타(自利利他), 끝없는 자기완성의 과정이 남에게 이익이 되도록 설계한다.' 

이건 10년 전 '현대불교신문' 연재물 '마중물의 힘' 쓸 때 '코치의 사명'으로 이미 선언한 바 있었고…. 

문득 천의무봉(天衣無縫)의 '무봉(無縫)'이라는 단어가 아이디어로 떠올랐다. 천녀(天女)들의 나래옷에는 꿰맨 자리가 없다고 하는 말에서 유래한 말이다.

슈퍼비전 세션이 끝나고 나면, 나와 함께 코칭대화를 나눈 Supervisee 코치가꿰맨 자리 없는 나래옷을 떨쳐입고 개운한 마음으로 훨훨 날아가는 것을 슈퍼비전코칭의 이상(理想)으로 삼으면 어떨까?

무봉 '꿰맨 자리가 없다'는 말에 방점(傍點)을 찍어야 할텐데, 슈퍼비전이라는행위가 설꿰매어 자국 남기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Supervisor 자리에 설 나에게는 늘 유의하여야 할 경구(警句)의 의미가 될 것이었다.

그런데 어떤 방법으로 슈퍼비전 받는 코치들에게 하늘 옷을 입혀 보낸다? 잠시 궁리 끝에, 나는 '채팅'의 마법(魔法) 사랑방을 하나 개설하여 희망자들에게 '슈퍼비전 코칭'을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데 생각이 이르렀다. 

재작년 자카르타 있으면서 그곳의 '한인포스트'와 '프라임경제'에 동시 연재하였던 '코칭이야기' 칼럼에 채팅의 마법 이야기를 소개했던 것이 생각난 것이다. 

독자 여러분 아마도 다 잊으셨을 것이기에, 이번 주제와 연결하기 위해 다시 발췌하여 붙인다.

(전략)

코칭을 시작하는 경우 언제나, 나는 미리 마련한 한 페이지 정도의 코치의 역할(役割) 리스트를 고객 앞에 내밀고 첫번째 세션을 시작한다. 슈퍼비전프로세스의 '컨트랙트'에 해당하는 과정이다. 고객에게 자신이 필요로 하는 코치의 역할을 선택하도록 종용(慫慂)하는 것이다.

어떤 고객은 자신을 비추어보는 거울과 같은 역할로 코치를 활용하기도 하고, 어떤 고객은 침묵하는 경청자(Silent Listener), 에너지를 북돋아 주는 지지자(Energizer / Supporter), 또 어떤 고객은 자신의 리더십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조언자, 리더십 기술의 연마를 위한 스파링 파트너의 역할을 맡기기도 한다. 

외국의 예(例)지만 글로벌 대기업의 CEO들 중에는 코치를 자가용 항공기에 동반하여 비행시간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데 도움을 받기도 하고, 창의적인 대화상대(Chatting Partner)의 역할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2003년의 일이다. 필자는 석유화학기업 KFC사의 사장으로 취임하여 회사의 10년 고객인 세계적 제약회사 '와이어스(Wyeth)'를 초도(初度) 방문하고 있었다. 

"와우, 미스터린, 이 그림은 후기인상파의 거장 '피싸로'가 그린 오리지날페인팅이네요."

중국계 미국인 스탭인 미스터린의 안내를 따라 필라델피아 소재 '와이어스'의연구소 투어를 하던 나는 화집(畵集)에서 사진으로 보아 익숙하던 한 그림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올렸다. 알아차리고 보니 이 곳뿐 아니라, 카펫 깔린 복도가 돌아나가는 곳곳마다 마련된 커피 코너에는 모두 멋진 진품(珍品) 명작 미술품들이 걸려있었다.

"그럴 겁니다. 저는그림을 잘 모릅니다만…, 우리 회장이 수집가로서 안목이 높다고 들었지요. 좋은 그림을 척 알아보시는 것을 보니, 허사장님 수준도 아주 높으신 모양이지요?"

"아닙니다." 

나는 진심으로 겸양(謙讓)했다. 

"이 작품들이 만드는 코너공간(空間)의 분위기가 너무 부러워서요. 그런데, 이런 코너들은 왜 이렇게 곳곳에 많이 만들어 놓았나요?"

"우리 회사에서는 이곳을 '채팅코너(Chatting Corner)'라고 부른답니다. 가까운 연구실의 연구자들이 나와서 차도 마시고 머리도 식히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소이지요. 분위기가 좋을수록 채팅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해서요…. 연구장비 가격보다 미술품 값이 더 나가야 제대로 된 연구소라는우스개말도 있지요. 하하."

'그랬었구나.' 

전문 분야가 다른 연구자들이 우발적(偶發的)으로 모여 차 마시며 담소하는가운데, 각기 자신의 연구주제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총총 연구실로 복귀하는 광경이 충분히 상상되었다. 코칭에서 자주 경험하는 바, 채팅이만들어내는 마법의 힘이다.

(하략)

자! 채팅의 마법을 내 슈퍼비전 코칭의 목표이자 Brand '천의무봉'에 접합하기로 일단 착안하였으니, 바야흐로 그 사랑방의 디테일을 고민해야 할 순간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하나는 결정했다. 

코칭의 댓가 시스템으로는, 고객인 Supervisee가 그 결과의 효용가치를 자가(自家) 판단하여, 도움을 필요로 하는 복수(複數)의 제3자에게 봉사의 형태로
돌려주기를 약속하는 'Pay It Forward' 방식을 채택하리라.

광고삼아 한마디, 사랑방 이미 열어 놓았으니, 이글을 읽는 '프라임경제' 독자 중 슈퍼비전을 원하는 코치, 컨설턴트가 계시다면 필자의 이메일 주소로 주저하지 말고 연락주시기 바란다.



허달 코치 dhugh@hanmail.net / 1943년 서울 출생 / 서울고 · 서울대 공대 화공과 · 서울대 경영대학원 졸업 / SK 부사장 · SK 아카데미 초대 교수 · 한국케미칼㈜ 사장 역임 / 한국코칭협회 인증코치 KPC · 국제코치연맹 인증코치 PCC 기업경영 전문코치 · 한국암센터 출강 건강 마스터 코치 / 저서 △마중물의 힘(2010) △잠자는 사자를 깨워라(2011) △천년 가는 기업 만들기(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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