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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해운담합 과징금 '파격할인'…해운업계 소송 유지할까

8000억원에서 절반 이상 줄어들 전망…업계 "과징금 부과조차 없어야 한다"

이수영 기자 | lsy2@newsprime.co.kr | 2022.01.13 15:54:54

부산항 신항에 컨테이너 선박이 입항해 수출화물과 환적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공정거래위원회가 23개 국내외 해운사들의 운임 담합 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이달 말 발표한다. 

해운업계와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등 이해관계자들과 이견을 조율해 기존에 내린 과징금 약 8000억원 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해운업계는 과징금 규모를 떠나 부과한 사실 자체를 문제 삼고 있어 향후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전원회의를 열고 23개 해운사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제재 수위를 논의했으나 과징금 액수를 확정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날 해운업계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청취했으며 이를 감안해 설 연휴 전인 이달 말쯤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공정위가 해운업계의 입장을 일정 부분 받아들이지만 과징금은 그대로 부과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신 과징금 액수를 줄이는 방향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문제는 해운업계가 과징금을 수용할 지 여부다. 해운사 160여곳을 회원사로 둔 한국해운협회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는다면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시 김영무 해운협회 부회장은 "단순 신고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부당행위라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라며 "경쟁 제한성을 전제해야 하는데 공정위는 입증이나 사례는 전혀 없고 신고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만 문제가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운사들은 해양수산부 관리감독에 따라 움직였는데 왜 어마무시한 과징금을 물어야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소액이라도 과징금이 부과된다면 법적 대응할 계획으로 승소를 100% 확신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해운 담합 사건은 정계까지 얽혀 있어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문제가 복잡해진다.

당초 해운사 공동행위에 운임도 포함하느냐를 두고 해수부와 공정위는 첨예하게 대립했는데, 최근 양 부처가 해운법 개정안에 공정위 제재 권한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 잡으면서 갈등이 일단락된 상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해 9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해운사 공동행위에 대해 공정위 권한을 제외하는 해운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향후 해운업계의 소송 여부가 이해관계자 간 갈등을 재점화할 촉매로 남은 가운데, 업계는 이달 말 공정위 최종 결과를 보고 움직이겠다는 방침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일부 해운사에서 공동행위 과징금과 관련해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아직 최종 결과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소액이라도 과징금이 나온 것에 대해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 담합이라고 보기 어려운 사실인데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건 불법행위를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해운법 개정안에 앞서 이번 제재가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해운 담합 사건은 한국목재합판유통협회가 2018년 공정위에 해운사의 담합 의혹을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국내 해운사들이 동남아시아 항로 운임을 일제히 올려 청구하는 등 담합이 의심된다는 게 목재유통협회 주장이다. 

공정위는 외국 해운사까지 조사 대상을 넓혔고, 총 23개 해운사가 2003∼2018년에 진행한 122건의 사전협의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않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운임을 협의한 내역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게 골자다.

이후 공정위는 해운법상 공동행위(담합)는 허용되지만, 사전신고 등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지난해 5월 약 8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내역을 각 해운사에 보냈다. 전체 과징금 중 국내 12개 선사가 받은 액수는 5600억원 수준이다.  

이 같은 공정위 판단에 대해 해운업계는 요건을 충족한 정당한 공동행위였다며 반발해왔다.

또한 공동행위는 처음 신고한 운임보다 낮게 협의한 부분이라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초대형 외국계 선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운임 담합은 필수불가결인 상황이고 이로 인해 중소형 선사들이 버틸 수 있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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