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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동 걸린 '방역패스' 형평성 확보해야

'백신 미접종자' 혼밥 가능, 혼자 쇼핑 '불가'…종교시설 제외

황현욱 기자 | hhw@newsprime.co.kr | 2022.01.07 14:33:25
[프라임경제] 지난 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는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대표 등 5명이 낸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해,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효력을 일시 정지했다. 이는 사실상 법원이 백신 접종을 강제한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든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이번 판결로 오는 3월1일부터 만12~18세 대상 적용하려던 방역패스 정책은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했다.

앞서 지난 3일 정부는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영화관 △식당 △카페 등 17종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방역패스를 시행했다. 방역패스 유효기간은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얀센 접종자는 1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날부터 6개월(180일)까지다. 또한 유효기간이 끝나거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으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법원의 학원과 독서실 등에 대한 방역패스 효력정지 결정 이후, 자영업자·의료인 등은 방역패스 효력 정지를 위한 줄 소송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황은 정부의 일관성 없고, 형평성이 어긋나는 방역패스 정책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시설은 △영화관 △식당 △공연장 등이며, 오는 10일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까지 방역패스가 확대 시행된다. 이에 반해 △종교시설 △놀이공원 △워터파크 등은 방역패스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방역당국이 밝힌 지난해 발생한 집단감염 수치를 보면 △대형마트 19건(427명) △백화점 12건(327명) △교회 233건(7491명)으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합친 수치보다 교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수치가 훨씬 높다. 그럼에도 현재 정부는 종교시설에 대해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미흡한 방역정책을 시행중이다. 

현재 종교시설은 백신 접종완료자만 모일 경우 정원의 70%, 미접종자를 포함해 정원의 30% 최대 299명이 모일 수 있다. 대형 종교시설일 경우 미접종자 몇 백명이 모일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해 집단감염 수치가 높은 만큼, 종교시설과 같은 취약시설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한 방역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식당에서 미접종자는 '혼밥'이 가능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는 대형마트에서 '혼자하는 쇼핑'조차 금지된다. 이처럼 생필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통제하고, 종교시설은 예외로 두는 현재 방역정책은 누가 봐도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정부는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방역패스를 도입하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백신 미접종자들의 입장에서도 귀를 기울여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백신 미접종자 중 백신 부작용이나 이상반응을 우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코로나 감염보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는 방증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백신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청원 내용이 가득하다. 정부는 백신 접종 강제보다,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위한 대책 또한 병행해야 한다는 것. 아울러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는 기저질환자들에 대한 보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심한 알러지 반응이나 천식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백신접종을 위해 입원까지 해야 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방역패스 예외 인정 질병 수를 늘려 폭넓게 인정하는 것도 방안으로 꼽히지만, 기준을 명확하게 해 방역패스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절실하다. 7일 기준 백신 1차 접종률은 인구 대비 86.4%, 10명 중 1명은 백신 미접종자라는 사실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코로나가 발생한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지난 2년 동안 정부는 'K-방역'을 내세웠지만, △고무줄 같은 거리두기 지침 △초창기 백신 확보 실패 △병상확보 없이 위드코로나 시행 △형평성 어긋나는 방역패스 등 매번 막무가내식 정책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실질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합리적인 대응이 필요할 때다.  

방역이 무너지면 일상 붕괴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 현재 방역대책으로는 절대 코로나를 종식시킬 수 없다는 것에 무게가 쏠리는 만큼 이견이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합리적이고 형평성 있는 방역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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