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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건설·부동산결산②] 치열한 도시정비 열풍과 '차세대 성장동력'

현대건설, 도시정비 5조원 돌파 확실시…대우 품은 '중흥그룹' 행보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1.12.26 10:59:46
[프라임경제] 2021년 올해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연이은 대책에도 불구,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아파트 매매가 상승 흐름이 3분기까지 가격강세를 이어갔다. 

다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4분기 정부 및 금융권을 중심으로 여신이 강화되며 주택 거래량 감소와 수요자 관망, 매매가 상승 둔화 등 거래시장의 활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 속에서도 적지 않은 잡음이 이어지며 다사다난한 올해 건설 시장을 키워드 중심으로 되짚어봤다. 

◆치열한 도시정비사업 수주전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정비사업장이 올 연말 이내 시공사 선정에 나설 계획인 만큼 올해 주요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경쟁은 연말까지 지속될 분위기다. 특히 현대건설(000720)이 현재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그 뒤를 잇는 GS건설(006360)의 막바지 공세가 만만치 않다. 

현대건설이 수원 신명동보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올해 전년실적(4조7383억원)을 넘어선 총 4조8251억원의 수주액을 달성했다. 사진은 수원 신명동보 리모델링 조감도. © 현대건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현재(24일 기준) 올해 정비사업 누주 수주액이 총 4조8251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도시정비 누적 수주 실적(4조7383억원)을 1년 만에 넘어선 수치다.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게 누적 수주액 4조1828억원의 GS건설이다. 이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연말까지 다수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5조원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31일 강남구 대치비취타운 가로주택(908억원) △서초구 잠원갤럭시1차 아파트 리모델링(1850억원) 사업에 있어 단독 입찰을 진행하는 만큼 누적 수주액 '5조원 돌파'가 거의 확실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여기에 롯데건설과의 시공사 계약을 해지,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흑석9구역 재개발 수주도 획득할 경우 현대건설의 올해 수주액은 5조5000억원 이상이다.

한편 대우건설(047040)은 올해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총 14개 프로젝트의 시공권을 따내며 총 3조7천774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대우건설이 도시정비사업에서 한 해 3조원이 넘는 수주에 성공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리모델링 사업이 급증하면서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실적이 좋다"며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향후 건설사 실적 개선에 영향이 큰 만큼 수주 경쟁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차세대 성장동력' 과감한 사업구조 재편

한편 올해 건설사들은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과 분할 등 과감한 사업구조 재편 행보를 진행하면서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런 변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한 것이 바로 'DL이앤씨(375500)'다. 지난 1월1일부터 지주사 체제로 공식 출범한 대림은 그룹 명칭을 DL로 변경한 후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는 DL이앤씨로, 대림산업 매출 10.6%(2020년 기준)를 차지하던 석유화학사업부는 DL케미칼로 분할한 것이다. 

물론 분할 이후 DL이앤씨는 상반기 매출(3조6232억원)이 전년대비 15.7% 감소하면서 주춤세를 피하진 못했다. 다만 보다 뚜렷해진 '건설사 정체성' 탓인지 새롭게 이뤄낸 주택 사업만 7조2364억원에 이를 정도로 주택 부문 실적이 한층 향상됐다. 

GS건설의 경우 자회사 자이에스앤디(317400)가 LG그룹 계열사 S&I건설 인수했다. 이를 통해 플랜트 부문으로 영역 확장은 물론 규모 면에서도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자이에스앤디는 주택사업 및 아파트 편의서비스를 제공하는 Home Improvement사업, 시설·임대관리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다. GS건설 주택 브랜드 '자이'에서 파생한 △자이엘라 △자이르네를 앞세워 소규모정비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SK건설은 5월 말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변경했다. 이는 '건설사' 정체성 대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발맞춰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사실 SK에코플랜트는 사명 변경 직후인 2021년 6월까지만 해도 매출의 55.1%가 정유·석유화학·LNG 등을 다루는 플랜트 부문에서 발생한 반면 △건축주택사업 29.2% △인프라사업 15.0%에 그쳤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업 쪼개기에 나섰다. 반도체 및 연료전지 등 분야를 제외한 플랜트 부문을 떼어내 자회사 비엘에이치엔지니어링으로 합병한 뒤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분할합병될 회사는 'SK에코엔지니어링'으로 출범해 △전기차 배터리 △리튬이온전지분리막 △수소 등 그린에너지 분야 전문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매각 자금을 환경기업 인수합병에 활용해 환경·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발판으로 오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호남 기반' 중견사들의 거센 반항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흥그룹과 호반그룹이 지역 건설사를 넘어 대형 건설사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 이들 건설사들의 도급순위도 10위권 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업계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시공능력평가 17위' 중흥토건과 '40위 중흥건설'을 거느리고 있는 중흥그룹의 경우 그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던 '시공능력평가 5위' 대우건설마저 품는 데 성공했다. 

지난 9일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좌측)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 중흥그룹


중흥그룹은 지난 9일 '대우건설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 50.75%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9일 체결,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진행한 인수 실무작업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만 남은 상태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해외역량이 뛰어난 대우건설 인수는 '제2의 창업'과도 같다"라며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라고 자신했다. 

실제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그룹은 향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은 '3위 건설사'로 도약할 것이라는 게 업계 추측이다. 증흥그룹 재계 순위도 공정거래위원회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의거해 47위(자산총액 9조2070억원)에서 미래에셋(19조3330억원)에 이은 21위(19조540억원)로 급상승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호반그룹의 경우 비건설부문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우선 전자신문, EBN 인수에 이어 서울신문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호반그룹은 언론사 세 곳을 그룹 계열사 품에 안았다. 이외에도 삼성금거래소·리솜리조트·대아청과를 인수한 데 이어 '국내 케이블 업계 2위' 대한전선까지 삼켰다. 최근에는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두산공작기계 인수전에도 모습을 보이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호반그룹의 사업 다각화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김상열 회장의 경영 행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비건설 부문 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는 건설 경기 하강 국면에 따른 위험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안전관리 역량 집중

한편 대다수 건설업계들이 내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응하기 위한 분주한 모습이 이어졌다. 업계 특성상 공사현장에서 사건·사고가 많이 벌어지는 만큼 법 시행으로 인해 처벌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년 1월27일부터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50인 이상 사업장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망사고 등에 대해 사업주·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을 처벌받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협력사의 수동적인 안전관리 문제점을 보완하고, 재해 취약 공종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골조 공사에 안전 전담자(SSE)를 선임해 운영한다. © HDC현대산업개발


무엇보다 지난 6월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지역 철거 건축물 붕괴 참사 이후 다수 건설업계는 스마트 기술 도입은 물론, 안전 컨트롤타워 등 관리 조직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 무인드론과 스마트글래스를 연계해 건설현장을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원격현장관리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사고 발생시 즉각적 안전조치를 취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의 경우 고위험 작업을 대신할 액세스 플로어(Access Floor) 시공 로봇을 현장에 본격 도입하기 시작했다. 액세스 플로어는 이중바닥 시스템으로 하부 바닥에서 일정 높이만큼 공간을 두고 지지대를 설치 후 상부 패널을 덮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진다. 즉 작업자 추락 등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대대적인 안전 조직 확대 개편을 통한 안전관리 역량 집중을 꾀하고 있다. 

최근 롯데건설은 안전보건부문 조직을 '안전보건경영실'로 격상, 이를 △안전보건운영팀 △예방진단팀 △교육훈련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아울러 건축·주택·토목·플랜트 등 각 사업본부 내에 본부장 직속 안전팀을 별도 신설했으며, 안전보건 의사결정기구인 안전보건 임원 협의회와 안전상황실TFT도 운영한다.

호반그룹의 경우 정기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주력 계열사인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에 처음으로 최고안전책임자(CSO) 자리를 신설했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협력사의 자율적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협력을 지속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협력사의 수동적 안전관리 문제점을 보완하고, 재해 취약 공종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골조 공사에 안전 전담자(SSE)를 선임해 운영한다. 또 안전전담자에 대한 비용 일체를 지원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ESG 경영 강화 등에 힘입어 원격현장관리플랫폼 도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안전이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라는 기본을 지켜 안전 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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