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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목 칼럼] 지정학적 불안과 에너지 안보

 

김영목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1.12.15 09:53:43
[프라임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0개국을 초청해서 지난 8~10일 민주주의정상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했다. 포용적이고 진보적인 정강정책을 가진 민주당의 바이든 대통령 집권 하에서는 미·중 갈등이나 기타 세계적 불안 요소들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사람들로서는 지난 1년 간의 흐름이 이해되지 않거나 불만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세계는 세 가지 지정학적 균열점에 노출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사회적으로도 복합적 중대한 도전들을 동시에 맞고 있다. 대선 정국이 시작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이 같은 위기에 지혜롭게 대응하느냐 여부는 국민들의 앞날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정학적 균열과 경제사회적 도전

지정학적 균열점은 크게 세 지점에서 관찰된다. 첫째, 중국 대륙 전반과 북한을 포함한 동아시아 - 대만 - 남중국해 일원, 즉 대만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전체다. 둘째, 러시아의 서부국경 - 우크라이나 - 코카서스 - 발틱해, 즉 전통적인 유럽과 러시아의 대결이고, 셋째, 서남아시아 - 중동 -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저개발, 전투적 종교 벨트에서의 지속적인 혼란과 내전 등이다. 

불행하게도 경제·사회적 도전은 이러한 지정학적 균열과 결합되어 증폭되고 있다. 첫째 도전으로는 급속한 기후 변화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산업 구조의 근원적 전환을 꼽을 수 있다. 둘째로는 끝이 어디인지 모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각종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셋째는 선진 각국 및 기업 간 기술 패권 경쟁, 특히 계속되는 미·중간 대결이다. 물론 현재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심리적, 병리적 현상도 많고, 미래의 번영을 위태롭게 하는 포퓰리즘, 국수주의도 만만치 않다. 

현재 각국의 경제, 금융 정책 운용을 어렵게 하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이런 현상들의 종합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간 미·중 갈등이 다차원적으로 전개되어 왔고, 대만에 대한 중국의 합병 의도가 점점 노골화되면서 미·중 간 군사 작전도 확대되고 있다. 이 중 우리의 시선은 역시 중국의 대내외 정책과  미·중 대결 양상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은 위구르에 대한 인권 탄압을 들어 센스타임(Sense Time)이란 인공지능(AI) 전문회사를 추가 제재했고 , 민주주의정상회의를 주최해 중국 등 권위주의 정권들에 대한 정치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러시아와 미국, 유럽 간 일어나고 있는 대결은 상대적으로 적은 파장인 것으로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은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비해 훨씬 현실성이 높다. 러시아 입장에 선 실제로 용이하다. 

물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겠다고 선언하지 않고 있고, 다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 인근 국가로 확대하는 동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한다. 법적으로 확고히 보장하면 침공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대로 믿을 수는 없겠지만 미국· 나토 측과 러시아 측 간에 서로 많은 물밑 대화가 있을 법 하다.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국경에 12만명 규모의 병력을 집결시켜 놓고 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은 17만5000 병력이 어느 때든 군사 행동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경고한다. 

우크라이나군이 아무리 용맹하게 항전을 한다 해도 러시아 육군과 미사일, 공중 화력을 막아내기는 불가능하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측은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 침공 시에는 중대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렇다고 러시아가 태도를 바로 바꿀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미국은 주로 경제 제재로 러시아를 저지하려고 하는 것 같다. 군사적 지원을 한다고 해도 규모나 시간에서 충분치 않을 것이다. 아마도 최악을 피하기 위한 양보안이 논의되고 있을 수도  있다. 

독일과 에너지 지정학 

미국은 러시아의 대 우크라이나 압박에 대한 대응책으로 독일의 러시아 천연가스 수입 중단을 희망해 왔다. 야심적으로 추진 해서 완공된 노르드 스트림2(Nord Stream II)를 통한 가스 수입은 미 국 과 독일간 합의로 이행 되지 않고 있다. 

독일 전력 생산 원천의 약 30%는 천연가스다. 독일은 전체 천연가스 수입의 약 60~70%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유럽 전체는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의 30%를 의존하고 있는데 약 2/3는 우크라이나를 지나는 가스관을 통해 하고 있다. 

발틱해를 통과하는 노르드 스트림2는 러시아에서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데, 현재 노르드 스트림1(Nord Stream I)은 우크라이나 통과를 제외한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550억 Cubic Meter) 노르드 스트림2는 그만큼 공급을 추가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노르드 스트림에는 영국과 네덜란드의 자본도 투자되어 있다. 

유럽, 특히 독일은 Co2 배출 억제를 위한 에너지 전환을 앞장서 주창해왔고, 최근 수립된 신 정부에는 녹색당이 포함되어 있다. 원전을 사실 상 포기한 독일의 천연가스 의존도는 특히 높다. 이 부분이 대 러시아 정책 관련 미국과 이견을 계속 보이는 아킬레스 건이다. 계속 비중을 줄여온 원전은 8%에 불과하다. 신 재생 에너지 비중이 무려 50%에 달하지만, 석탄 비중을 대폭 줄여야 하는 독일로서는 심히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다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협박하여 크림반도 합병처럼 동부 지역을 뺏어 가거나 침공할 경우, 유럽과 세계 에너지 시장의 혼란은 불 보듯 할 것이다.  NATO가 군사적 대응을 포기한다 해도 냉전은 부활되고 상당 기간 글로벌 에너지, 금융 혼란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러시아를 국제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시스템에서 제외하는 안을 제재로 검토하고 있다. 

약소국들의 생존 문제 
 
현재, 러시아에는 소위 '위대한 러시아 제국'을 되찾자는 국수주의적 세력이 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모험주의는 이런 러시아 국수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는다. 이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분리 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 그리고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틱 3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또 탄소 중립도 추진해야 한다. 

자유민주 진영을 대표하는 미국과 유럽 4대국은 NATO에 안착시켜 달라는 이들의 외침을 외면하기 어렵다. 동유럽의 소국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지정학적, 경제 산업적 제약 속에서 폴란드 등 동유럽국가들이 원전 건설을 서두르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군사 안보와 에너지 안보가 절실하다. 

바이든의 표현대로 민주주의 챔피언 미국의 리더십은 동아시아, 유럽 양쪽에서 테스트를 받고 있다. 한국은 약소국의 비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제는 선진국이 된 한국이지만 지정학적 취약성은 여전하다. 또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 중 하나다. 원전 역량은 다행히 남아 있다. 총체적 안보 역량과 에너지 독립은 모든 게 혼란스러운 이 시기, 또 탄소 중립으로 가야 하는 이 시대에 더욱 중요 해지고 있다. 

이념이 아닌 과학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프랑스 장관의 말은 우리 에게 더 맞는 말 아닐까. 한국의 과학 기술 역량을 믿어 보자.


(현) G&M글로벌문화재단 대표 / (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  (전) 외교부 주이란대사 / (전) 외교부 주뉴욕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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