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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MZ세대가 만드는 캐스퍼, GGM은 상생·품질 최우선

35만대 달성까지 무노조·임금동결 약속…모든 직원 레벨2 자격증 갖춰

전대현 기자 | jdh3@newsprime.co.kr | 2021.11.24 10:02:24
[프라임경제] 광주광역시 빛그린산업단지 내 위치한 광주글로벌모터스(이하 GGM)는 국내 첫 노사 상생형지역일자리 모델이자 대한민국에서 23년 만에 건설된 완성차 공장이다. 

현재 현대자동차(005380) 캐스퍼를 위탁생산하는 GGM은 광주시와 현대차가 각각 484억원(지분 21%), 437억원(지분 19%)을 출자한 민관합작기업이기도 하다. 

빛그린산단 내 18만평 부지의 GGM은 연 10만대 생산능력을 가진 공장으로, 향후 20만대까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사업장 전체 운영 인력은 570여명이며, 이 중 지역 인재가 498명으로 93.4%를 차지한다. 

그만큼 대표적 상생형지역일자리인 GGM은 상생과 최고품질을 최고 가치로 삼고 있다. 자칫 캐스퍼가 실패한다면 지역일자리 위기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전경. = 전대현기자

최근 캐스퍼 흥행으로 한껏 긍정적 분위기가 고조된 GGM을 방문했다. GGM 내부에서 받은 첫인상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젊음'이다. 가동이 시작된 지 2개월여 정도 밖에 안 된 공장 부지를 비롯해 작업자들의 평균연령도 28.3세다.

투어는 차체 골격을 생산하는 차체공장부터 시작됐다. 100% 자동화율로 설계된 차체공장은 미래 공장을 보는듯하다. 공장 내 118대의 로봇이 작업을 도맡고 있으며, 69대의 로봇은 용접만을 담당한다. 공장 내 무인운송로봇(이하 AGV)들도 저마다 팔레트 운반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공장 안내를 돕던 김영권 GGM생산본부장은 돌연 이동하던 AGV 앞을 막아섰다. 혹여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AGV는 재빨리 동작을 멈췄다. 

아울러 안전에 대한 자신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모든 공정의 작업환경은 근무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설계됐다. 특히 모든 자동화 라인에 투명 펜스를 설치해 근무자가 작업 중 상해를 입을 확률을 대폭 줄였다. 또 근무자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로봇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게끔 설계했다. 

GGM 차체공장에서 현대차 캐스퍼가 제작되고 있다. = 전대현기자

김영권 본부장은 "근무자와 AGV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 전방 센서를 통해 근무자 동선을 파악한다"며 "직원이 내부에 들어가 있는 경우 다른 직원이 라인을 가동하려고 해도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차체공장의 마무리는 사람의 몫이다. 도장공장으로 이동 전 샌딩 작업 등을 통해 차체 표면을 고르게 만드는 작업은 29명의 근무자들의 일이다.

차체공장을 가로질러 방문한 곳은 조립공장이다. 차체공장과 달리 조립공장에서는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더욱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 

조립공장의 자동화율은 17%다. 차체공장 100%, 도장공장 70%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자동화율 기록이다. 이런 배경에는 GGM의 상생 정신이 녹아 있다. GGM의 설립 취지 중 하나인 일자리창출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자동화하지 않은 것이다. 

현재 1교대로 운영하고 있는 조립공장은 156명의 직원들이 4시간마다 서로 파트를 바꾸며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GGM은 라인 이동 근무를 통해 직원들이 차량제작의 모든 분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라인 간 다른 근무 강도로 생길 수 있는 불만을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GGM의 모든 직원들은 레벨2 자격증을 갖추고 있다. 레벨2는 정해진 시간 내 맡은 공정을 끝낼 수 있는 능력으로, 입사 후 400번 이상 차를 뜯고 다시 조립하는 훈련을 거쳐야만 레벨2 자격증을 손에 쥘 수 있다. 숙련도를 뜻하는 레벨은 가장 높은 단계인 레벨1부터 레벨5까지 총 5단계로 구분된다. 

GGM 조립공장에서 근무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김 본부장은 "모든 공정을 다 다룰 수 있다는 작업자의 자부심은 상생의 근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구성원 하나하나가 '차 하나를 만들어 봤다'는 자부심을 통해 GGM의 주인이라는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조립공장을 둘러 보고 나가는 길에 'GGM상생마트'라는 편의점이 보였다. 시중보다 20%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하는 이곳은 근로자들에게 원가 수준으로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복지를 통해 타 완성차 생산직 대비 낮은 임금을 '사회적 임금'으로 보완하겠다는 광주시 정책 부문 중 하나다. 여기에 △성과급 △임대 주택 지원 △노사상생동반성장센터 운영 등의 복지를 제공한다.

앞서 GGM 노사는 조기경영안정을 위해 누적생산판매 35만대까지 무노조 경영과 임금동결에 합의한 바 있다.

한편, 향후 전기차 수주 계획에 관한 질문에 박광식 GGM 운영총괄 부사장은 "GGM은 위탁생산업체이기 때문에 정확한 계획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언제든 전기·수소차 생산을 할 수 있는 설비를 이미 갖췄기에 향후 전기·수소차 생산에도 충분히 자신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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