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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도 결국 장사꾼?" 서민은 비대면, 고액자산가는 대면

일반지점 통합·인원 '감축' 고액자산가 특화점포 '확충'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1.11.18 19:01:16
[프라임경제] 은행들의 비대면 금융환경 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고객들의 대면업무 수요가 줄어들며 은행 점포·인력축소를 가속화되고 있다. 

은행들은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일반 점포수를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고 있지만, 정작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초호화 자산관리 점포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 

은행의 일반 '대면 업무'가 자산에 따라 차등돼 상위층에 대한 부(富)의 편중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 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를 자아낸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지난 9월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은행 점포수는 11개가 신설되고 90개 점포가 폐쇄됐다. 

특히 이중 시중은행 점포 감소 규모는 54개 전체 68.4%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비 국내은행 점포수는 79개 줄었으며 △18년 27개 △19년 57개 △20년 304개 등 점포 감소 추세는 꾸준히 지속돼 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9일 영업점 폐쇄 결정 전 사전영향평가 실시를 골자로 하는 '은행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 개정안(은행연합회, 지난 3월1일 시행)을 발표하며, 점포운영에 대한 은행 자율성은 존중하되 노령층 등 금융소비자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러한 정책이 오히려 점포 축소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의견도 작지 않다. 전국은행산업노동조합협의회(전은협)는 지난 달 25일 "금융감독원이 올해 3월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해 사전 영향 평가를 의무화했지만, 출장소 전환이나 ATM 운영 등 갖가지 대체수단을 허용해 오히려 점포 폐쇄를 더욱 부추기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은행들은 편의점 내에 은행직원과 화상 상담이 가능한 디지털 데스크, 스마트 텔러머신(STM) 등의 디지털 무인기기를 배치하며, 이종 업종과 연계한 디지털 특화점포를 신설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디지털 채널을 통해 80%에 가까운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며 "물론 디지털이 자산관리 서비스 등 아직 대응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개인 고객들이 주로 은행을 찾는 이유인 예금·펀드 가입, 대출 정도의 간편업무는 디지털로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갖춰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종 업종과 연계한 무인점포는 기존 영업점을 없애고 그곳을 대체하고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근 500m에 은행이 없어 금융 소외지역으로 판단되는 곳에 편의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며 "은행은 영업점 하나를 없앨 때도 금융소외계층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은행들이 일반 고객들은 비대면으로 업무처리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영업점 감축을 서두르고 있는 반면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특화점포는 앞 다투어 늘리고 있다. 은행들이 금융소외계층의 금융 편의는 뒷전인 채 수익성 제고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우리은행의 경우 금융자산 3억원 이상의 고객을 상대하는 TCP센터 7개점을 운영 중이며, 지난 7월에는 금융수신 30억원 이상인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특화 점포 '투체어 익스클루시브(TCE)' 본점센터를 오픈하기도 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고액자산가를 겨냥한 특화점포를 강화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6월 하나은행은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프리미엄 자산관리(WM) 브랜드 '클럽원' 2호점을 서울 한남동에 개점했으며, 농협은행은 지난 5월 경기·강원·부산영업부 WM 특화점포의 공식 명칭을 'NH 올(All)100 종합자산관리센터'로 변경해 전문적인 부동산·세무 등의 각종 금융서비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농협은행은 수도권에 편중된 타 은행 자산관리센터 운영행태와 다르게 전국에 고르게 사업을 분포시켜 차별화를 두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현재 총 26곳의 NH 올100 종합자산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의 모회사인 KB금융그룹도 내년 7월 국내 최대 규모인 7층 규모의 프라이빗뱅커(PB)센터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스타급 PB와 센터에 상주하는 세무·부동산·법률·신탁·투자 전문가들이 협업해 고객 자산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KB금융은 이번 센터에 고객들이 휴식을 취하는 카페 형태의 라운지, 아트홀, 갤러리 등을 만들어 금융서비스 제공 뿐만 아니라 하나의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미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고액자산가 특화점포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자산관리서비스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비대면 영업점이 없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대비 기존 은행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특화 분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도 결국 장사꾼이기에 전통적인 예대마진을 넘어서 수수료 이익 등 수익 다변화를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고액자산가를 위한 전문 서비스 제공"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대비 몸집이 크고 오프라인 적재적소에 금융소외계층과 일반고객, 더불어 편중되지 않은 영업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온라인 업무 발달에 따라 최근 은행들은 비용효율성 개선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반영업점을 축소하고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초호화 영업점만을 늘리고 있는 상황. 

이러한 추세라면 고액자산가가 아닌 일반고객들이 오프라인 은행지점에서 업무를 보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할 수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금융취약계층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부(富)의 편중에 따른 차등현상이 더욱 심화될까 우려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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