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빌트人터뷰] 원주민 길거리로 내쫓는 '3기 신도시' 즉각 중단해야

창릉지구 통합주민대책위원장 "토지보상법 개정 통한 주민 재정착"

전훈식·선우영 기자 | chs·swy@newsprime.co.kr | 2021.11.15 15:38:22
[프라임경제] 서울과 인접한 '3기 신도시 수도권 서북부 거점' 고양 창릉지구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전청약을 불과 한 달밖에 안 남았지만, 여전히 감정평가 및 토지 보상 등을 두고 원주민들과의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는 정부가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201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주택공급사업이다. 고양 창릉(3만8000호)을 비롯해 △남양주 왕숙(6만6000호) △하남 교산(3만2000호) 등 5곳을 포함해 수도권에 주택 약 30만호를 공급한다. 또 일부 물량에 대해서는 일명 '패닉 바잉'을 막기 위한 사전 청약을 실시한다.

이런 신도시 사업지 중 업계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이 오는 12월 사전청약을 앞둔 고양 창릉지구다. 상암 DMC 등 서울과 매우 인접해 뛰어난 직주 근접성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곡지구 및 김포공항과의 연계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수한 교통 인프라도 확보된 상태. 서울 지하철 3호선 원흥역 및 경의중앙선 화전역이 가까우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고양선이 서울 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 연결되면서 여의도까지 불과 25분 이내 이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나아가 GTX-A 개통을 통한 광화문·강남·판교까지의 접근성도 한층 수월해진다. 

이처럼 창릉지구는 여러 수혜가 기대되고 있지만, 현재 적지 않은 난관으로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사전 청약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토지 보상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토지보상법'에 의거, 원주민 토지 보상 금액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이뤄진다. 자칫 부가적인 변인 요소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터전만 빼앗긴 채 길거리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 원주민들의 주장이다.
 

김한준 창릉지구 통합준비대책위원장. ⓒ 프라임경제

이에 본지는 김한준 창릉지구 통합주민대책위원장을 만나 현재 창릉 사업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창릉지구 통합주민대책위에 대해 설명한다면.

"통합주민대책위는 2019년 5월 정부의 3기 신도시 공시·공고 이후 창릉 지구 공공주택사업 반대로 시작해 같은 지역 주민대책위와 통합, LH와 국토부를 상대로 악법인 토지보상법 개정을 요구하며 맞춤형 수용지역 재정착을 위한 정당 보상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단체다.

토지보상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공법상 제한을 받는 토지에 대해 제한받는 상태로 평가한다. 또 당해 공익사업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용도지역이나 용도지구 등이 바뀐 토지에 대해서는 변경 전 용도지역 또는 용도지구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적시됐다. 

이를 해석하면 토지 가치 평가시 개발이익 평가는 실시되지 않아 결국 내 땅을 '공공'이란 미명 하에 헐값만 받은 채 길거리에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원주민들은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창릉지구 현재 상황을 설명한다면.

"창릉지구는 수용지역 주민들의 공공주택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하지만 지역 국회의원과 고양시청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토지등소유자를 위한 토지 보상제도는 LH가 보상공고 후 주민들에게 보낸 보상 안내문 내용이 전부다.

더군다나 해당 안내문은 과거 1·2기 신도시 때 만들어진 것이며, 몇 가지만 빼면 바뀐 것조차 없다. 이런 과거 잣대로 현 주민들 땅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결국 창릉지구 토지등소유자(3084명) 중 30%에 달하는 원주민(약 900명)은 엄청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또 사전 청약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만만치 않다. 토지 보상 평가도 이뤄지지 않은 채 사전 청약을 한다는 것은 이미 수용지역에 대한 가평가가 진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향후 진행될 토지 감정 평가에 대해 감정평가사들에게 '보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인 만큼 원주민들의 땅은 저평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통합주민대책위는 현재까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2019년 6월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이하 공전협)와 국회의사당 앞 '현 정부 재산권 침해 범국민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3기 신도시 반대 대규모 촛불집회 △LH 고양 사업본부에서 1인 시위 △감정평가협회에서 협회장과 회의 개최 △3기 신도시 연합회 결성 후 전국 동시다발 집회 및 기자회견 개최 등 해당 문제점들을 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창릉지구 신도시 사업과 관련한 대책위가 14개나 존재한다.

"대책위가 다양한 이유는 주민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 결성된 대책위의 위원장 등 임원직을 맡으면 보상에 있어 더 혜택이 올 것이라는 욕심도 존재한다. 나아가 토지보상 시스템을 잘못 이해해 대표 대책위로 거듭날 경우 감정평가사와 결탁이 가능해 보다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는 분들도 있다. 

이런 상황은 LH를 비롯해 감정평가사들로 하여금 수용지역 주민들을 무시하는 행태를 스스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절대 옳지 못하다.

대책위는 강제수용에 의한 지역 주민들의 재정착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결성된 비영리 단체다. 

하지만 창릉지구는 수많은 대책위가 난립하고 있으며, 별다른 대책도 없이 시간만 허비하는 곳이 대다수다. 강제수용에 의한 대책 마련을 위한 소통은 거의 없다.

창릉지구 통합주민대책위원회 사무실. ⓒ 프라임경제


이런 이유로 현재 주민추천 감정평가사를 선정하기 쉽지 않다. 

선정을 주도할 시 토지평가에서 이득이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대책위들은 저마다 주민추천 감정평가사 선정을 주도하기 위해 혈안이 됐다. 이로 인해 여러 갈등으로 주민추천 감정평가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원주민들은 불안 속에 생활하고 있다."

-토지보상과 관련해 감정평가제도 문제점은.

"첫 번째 문제점은 감정평가사들의 독립성이다. 사업자 추천을 포함해 △시·도지사 추천 △주민 추천 감정평가사들 모두의 평가 수수료는 시행자인 LH로부터 받는다. 이는 곧 사업자인 LH가 갑이라는 것이다. 결국 을은 갑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시장경제 논리에 의해 이뤄진다.

두 번째 문제점은 LH 전직 직원들에 대한 전관예우다. 

퇴사한 전직 LH 직원이 공공주택 사업지구에 감정평가사를 개업하면 '일감 몰아주기'식으로 사업자 감정평가사로 선정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 물론 감정평가사는 추첨식으로 진행되지만, 사례를 보면 전직 LH 직원들이 많은 상황이다. 현재 왕숙1·2 지구 역시 전직 LH 직원이 감정평가사로 선정, 간사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 번째로는 감정평가 재평가 기준이 100%~110%이기에 감정평가사들이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감정평가사들의 평가액이 10% 이상 차이가 나면 협회로부터 페널티를 받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에 △시행자 △시·도지사 △주민 추진 감정평가사들은 토지 평가를 10% 내로 상의해가며 평가액을 조정하고 있다. 결국 서로 의논한 결과에 불과하며, 제대로 된 감정평가라고 할 수 없다. 이에 대책위는 국토부에 재평가 기준을 최대 130%로 상향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창릉지구 통합주민대책위원회는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와 토지보상을 위한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창릉지구 통합주민대책위원회


마지막으로 공공주택 사업비는 정부 및 사업 시행자 쪽에서 언론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는 총 보상평가 금액을 사업비보다 초과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보상평가는 강제 수용당하는 주민들의 재정착을 위한 정당 보상임에도, 이를 사전에 확정하고 개발을 시작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보상평가는 현시세가 아닌, 사업인정고시 기준 공시지가에 따른 보상이다. 여기에 양도세(30~40%)까지 감안하면 원주민들은 보상 없이 길거리에 내몰자는 것이며, 재정착률도 미비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악법인 토지보상법의 전면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당초 LH가 제시한 보상계획은.

"LH는 연내까지 토지보상법에 의한 보상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토지보상은 공시지가 기준이라는 점에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보상 금액에 그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강제 수용당하는 원주민들을 책임져야 할 것 아닌가. 

원주민들은 분양권도 필요 없다. 분양권이 있더라도 현재 시스템으로는 재정착은 불가능하다. 주민들이 현실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과 금액이 보상돼야 한다."

-사업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서오릉'과 매우 인접했다. 

"약 10만7500㎡에 달하는 창릉지구 3기 신도시 공공주택 개발사업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서오릉(사적 제198호) 인근 500m 내에서 추진되고 있다. 즉 현재 문제 되고 있는 '김포 장릉 사태'처럼 또다시 언급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실제 담당 직원 역시 문화재보호법 위배시 개발을 허가할 수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사전청약은 물론, 지구계획 승인 및 토지 보상 절차도 진행하고 있어 우려되고 있는 부분이다."

-향후 계획과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주민추천 감정평가사를 선정해 합리적인 토지 보상을 받는 것이다. 이외에도 양도소득세 면제 및 감면법 통과 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3기 신도시에 고양 창릉지구가 철회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 결국 대책위가 바라는 것은 한 가지다. 맞춤형 수용지역의 재정착을 위한 '정당 보상'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