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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위클리 재팬] 자민당 권력투쟁과 아베의 굴욕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1.11.15 11:07:53
[프라임경제] 2차 기시다 내각이 출범한 다음 날인 지난 11일 자민당 파벌 각파가 총회를 열었다. 

-아베파 탄생

관심이 집중된 '최대파벌' 세이와정책연구회(구 호소다파, 약칭 세이와렌)는 중의원 의장에 취임한 호소다 후임으로 아베 신조(67) 전 총리를 선출했다. 2012년 총재 취임 후 파벌을 떠났던 아베가 9년 만에 영수로 복귀하며 통칭도 아베파로 바꿨다. 

아베파는 아베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를 추종하던 후쿠다 전 총리가 창설한 파벌이다. 기시 사위였던 부친 신타로가 2대 회장을 지냈고, 이번에 그 아들 신조가 7대 회장에 오른 것이다. 

아베는 취임사를 통해 "세이와렌은 자민당 최대 정책그룹이다. 당연히 기시다 정권을 확실히 지키는 근간이 되고자 한다"라며 "헌법개정은 자민당 창당 이후 기본방침이기도 하다. 그 선두에 세이와렌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정 주도권을 쥐고 평화헌법까지 개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떠오르는 모테기

아베와 함께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인물이 헤이세이연구회(구 다케시타파)의 새로운 회장으로 등극한 모테기 도시미쓰(67) 간사장이다. 

그동안 모테기는 출중한 업무 능력에도 불구, 인망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파벌 내에서도 오부치 유코(48)를 차기 총재로 옹립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 만큼 신임을 얻지 못했다. 파벌 회장대행으로 있으면서 9월 타계한 회장 뒤를 잇지 못한 점이 입지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이런 상황에 뜻밖에 아마리 간사장이 지역구에서 낙선하자 기회가 찾아왔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가 강력 추천한 다카이치 사나에(60) 정조회장을 물리치고, 총재선거에서 자신을 지원한 모테기를 택했다. 다카이치가 무파벌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렇게 모테키는 당무를 총괄하는 간사장이 되고, 21년 만에 간사장 파벌로 승격한 다케시타파는 모테기를 차기 회장으로 결정했다. 

모테기는 회장 내정 이후 "기시다 정권을 한가운데서 지탱하고, 정권 중추로 활약하는 것이 목표다. 또 이를 위해 일치단결해 도전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모테기는 공동 여당인 공명당이 공약으로 내건 '(코로나 피해 보상으로)18세 이하 현금 10만엔 일률지급'이 선심성 살포라는 반대여론이 들끓자 '5만엔 지급 후 자녀 용도 한정 5만엔 쿠폰'이라는 절묘한 방안을 내놓았다. 여론을 잠재우고 자신 능력을 보여준 회심 한방이었다. 

그는 또한 소속의원을 늘려 '포스트 기시다'에 대비하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영입 경쟁

지난달 중의원 선거에서 '절대안정 다수'라는 기대 이상 성적을 거둔 자민당은 여전히 권력투쟁 중이다. 

계파별로 무소속 혹은 흔들리는 타계파 의원을 영입하려는 시도가 불꽃을 튄다. 의원 수는 곧 행정부와 당 요직을 확보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니시닛폰신문 보도(13일 기준)에 따르면, 파벌별 소속 인원은 △아베파 93명 △아소파 53명 △모테기파 51명 △니카이파 44명이다. 반면 총재파벌인 기시다파는 42명으로 주요 계파 중 인원이 가장 적다. 당분간 이들 숫자는 매일 변동될 전망이다. 

-기시다 지혜

소수파를 이끌고 총리에 오른 기시다가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기 위해서는 파벌간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당정 핵심 포스트에 모테기 간사장과 마쓰노 히로카즈(59) 관방장관을 기용한 건 바람직한 인사라는 평가다. 중의원 7선 마쓰노는 아베파이면서도 존재감이 크지 않고 정치색이 강하지 않다. 

아베가 강력 추천한 '5선' 하기우다 고이치(58) 경제산업 대신은 기시다 총리가 '시니어리티 시스템(당선횟수주의)' 원칙을 내세워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당3역' 중 하나인 총무회장에는 4선 후쿠다 다쓰오(54)를 발탁했다. 후쿠다도 아베파 소속이지만, 아베 계열이 아니다. 다만 아베파를 창설한 전 총리 다케오를 조부로, 2007~2008년 총리를 지낸 야스오를 부친으로 둔 '명문가 후예'. 최대파벌을 배려하면서도 아베를 적절하게 견제하고 있는 기시다 총리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아베의 굴욕

아베를 더욱 곤혹스럽게 한 건 하야시 요시마사(61) 외무대신 취임이다. 아베가 곤란하다는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뜻이 관철되지 않았다. 

아베와 하야시는 야마구치현 지역구(소선거구)를 놓고 선대부터 적대적 관계에 있는 사이다. 특히 다음 중의원 선거부터 해당 지역구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들 전망이어서 양자간 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역 영향력이 전과 같지 않다는 점도 아베를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지난 선거에서 득표수가 4년 전과 비교해 2만표 이상 줄었다. 

아베는 야마구치현 4구가 지역구이고 하야시는 3구다. 게다가 아베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62) 방위 대신이 2구에 있어 이들 중 한 명은 지역구를 떠나야 한다. 1구는 터줏대감 고무라(高村)가가 중의원을 3대째 대물림하는 텃밭이어서 끼어들 여지가 없다. 

이렇듯 기시다가 연이어 아베의 뜻을 거스른 이면에는 아소파 수장 아소 타로(81) 부총재 지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정권까지 일본정치를 쥐락펴락한 '3A' 동맹이 와해되는 모습이다. 

권력 무상과 함께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는 것이 정치판인 듯하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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