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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늬뿐인 가상자산 취급사업자 신고제…빗썸, 보류 결정 "충격"

업계 "실질적으로는 허가제, 기준은 뭔가" 불만 토로…코인원은 신고 수리

조규희 기자 | ckh@newsprime.co.kr | 2021.11.12 16:42:15
[프라임경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빗썸의 가상자산 취급사업자 신고 수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불수리'라 확정 난 건 아니지만 이번에 신고 수리된 코인원을 비롯한 업비트, 코빗 등 나머지 4대 거래소 모두 신고 수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결정으로 업계 평판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그럼에도 어떤 이유로 보류됐는지조차 확인이 안 된다. 빗썸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불수리'한 것이 아니라, '보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이유때문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추가적인 자료 제출 등 소명을 통해 빨리 수리가 돼 고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보류 이유가 확인되지 않으면 수많은 억측이 난무하게 돼 금융당국의 의도와 상관없이 업계 평판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금융당국이 시장에 개입하는 꼴이 된다는 얘기다.

특정 요건을 갖춰 신고만 하면 영업에 제한이 없는 신고제. 반면 허가제는 업권법에 명시된 기준에 합격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고, 허가 뒤 영업할 수 있다. 

이번 결정으로 가상자산 취급사업자 신고제가 일반적인 신고제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 드러났다. 신고 후 즉시 영업할 수 있다는 점은 신고제에 가깝지만 신고 수리에 앞서 심사가 있다는 점은 허가제에 가깝다. 일종의 하이브리드 제도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돌연변이 같은 제도가 나오게 된 원인으로는 △가상자산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업권법 부재 △금융권을 기준으로 억지로 만들어진 제도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허가제는 은행·보험업 등 주로 금융업종에서 채택한다.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격을 심사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다. 평가에 필요한 관련 근거와 기준이 명확하며, 그 기준은 업권법에 명시돼 있다.

반면, 가상자산 업계엔 여전히 업권법이 없다. 기본이 없는 상황에서 제정된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가상자산 사업자를 규정하는 법률적 근거가 되면서 기존에 시스템이 갖춰진 금융권 틀에 맞춰 가상자산 업계를 규정하게 됐다.

업권법의 부재로 평가 근거가 없던 금융당국은 신고제를 채택했지만 빗썸의 신고 보류 결정으로 미뤄 실제론 허가제 형태로 평가받고 있음이 밝혀진 셈이다.

업계 역시 금융당국의 보류 결정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빗썸은 이정훈 의장의 피소를 비롯해 △복잡한 지분구조 △상장피 의혹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신고제라는 게 요건을 충족할 경우 수리해주는 게 일반적인데 보류로 결정한 것은 무언가 잣대를 두고 평가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고제라면 요건 충족 여부만 검토해 승인하면 될 텐데 그 절차가 까다롭다는 건 결국 허가제란 의미"라며 "이는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방증이며, 업계의 자율경쟁을 방해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현재 업비트의 점유율이 독점에 가까운 상황임을 고려할 때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빗썸에 허가를 내줘야 했다"며 "결국엔 수리하겠지만 4대 거래소 중 유일하게 보류된 빗썸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B씨는 "빗썸은 물론 상장 프로젝트 관계자를 비롯해 투자자 모두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면을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신고제로 운영하면서 주관적 잣대로 평가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법조계에서도 빗썸 신고 보류 결정이 실질적으로 허가제로 운영된다는 방증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법조인은 "업권법이 없다는 건 인허가 혹은 등록에 관한 기준이 없다는 의미"라며 "그러나 빗썸을 보류한 심사 과정에서 봤을 때 주관적 기준을 잣대로 한 허가제로 볼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가이드라인이나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관적으로 평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빗썸과 투자자들은 FIU의 이번 결정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이미 신고접수한지 2달이 지난 현재 최대 심사기간인 3개월이 다가올수록 애간장만 태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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