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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품발품] '최초 현대화' 여의도 시범 아파트, 신통기획 최초 사례로 이어질까

재건축 향한 주민 염원과 서울시 의지 '결과물' 변수는 개발 부작용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1.11.12 09:19:17

여의도 시범 아파트 전경.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여의도 시범 아파트가 마침내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 재건축에 참여, 첫 단추를 끼우면서 관련 업계가 이를 주목하고 있다. 50년이 넘은 아파트인 만큼 열악한 환경 탓에 재건축 사업에 수차례에 걸쳐 추진했지만, 여러 규제 등으로 난관에 부딪히면서 그간 사업이 표류 됐던 곳이기 때문이다. 

신통기획은 정비계획 수립단계에서 서울시가 공공성과 사업성 균형을 이룬 가이드라인을 제시,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공공지원계획이다. 서울시와 자치구, 주민이 원팀(One Team)으로 복잡한 정비사업 프로세스를 하나의 통합 기획으로 엮어내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의 도움을 받기에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여기에 민간이 개발을 주도하는 동시에 용적률 향상 및 시공사 선정 권한 부여 등 적지 않은 인센티브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런 신통기획 신청지역 가운데 업계 이목을 끌고 있는 곳이 바로 여의도 시범 아파트다.

시범 아파트는 그동안 프리미엄 입지와 극심한 노후화를 바탕으로 꾸준히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지만, 주민간 갈등 및 여러 규제 등 애로사항으로 인해 사업이 정체된 바 있다. 

그러던 중 지속된 서울시 구애가 효과를 발휘, 마침내 신통기획 참여를 결정한 시범 아파트는 새로운 모습으로의 탈바꿈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전례 없는 새로운 도전인 동시에 공공사업을 향한 불신 때문에 주민 동의율 확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의외로 압도적인 호응에 힘입어 사업 추진 동력에 긍정적인 요소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여의도 시범 아파트 일대는 사업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으며, 해당 여파로 주변 구축 단지들 역시 들썩이고 있는 모습이다.

◆'50년 노후화' 안전 문제 직면…명성 찾기 위한 고군분투 

"시범 아파트는 말 그대로 현대 아파트 기준 마련을 위해 시범 건축된 단지다. 즉 정부가 계획적으로 수립한 아파트라는 상징성도 가지고 있다. 다만 무려 50년 된 구축이라는 점에서 열악한 상황을 겪고 있어 과거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향후 재건축을 통해 다시 한번 위용이 드러나길 바란다."

사실 시범 아파트는 집값에 걸맞지 않은 낙후된 주거 환경 탓에 수차례에 걸쳐 재건축을 진행했지만, 여러 난관에 부딪히며 사업을 이룩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09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를 발표한 당시에도 재건축을 시도했지만, 높은 기부채납(40%) 등으로 좌초를 겪기도 했다. 

물론 재건축에 대한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범 아파트는 2017년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함과 동시에 정비계획을 마련하는 등 재차 사업 의지를 불태웠다. 여기에 故 박원순 서울시장 '여의도 마스터플랜'으로 첫걸음을 이루는 듯 보였다. 

다만 이 역시도 2018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여의도 아파트 지구단위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의를 보류, 사업 자체가 표류됐다. 

지난 1970년 10월에 제작된 시범 아파트 공사 설계도. ⓒ 프라임경제


결국 다양한 이유로 주거 환경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 시범 아파트는 노후도를 이기지 못한 채 안전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실제 입주자대표회의 측에 따르면, 지난해 유지보수 처리 건수는 1만건을 상회할 정도다. 

"내·외벽에 금이 가거나 녹물이 새는 것은 물론, 누전·누수로 인한 화재 위험도 존재한다. 특히 전기와 수도 배선이 겹쳐 있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엘리베이터나 보일러 등 대다수 장비 및 시설이 노후화가 진행됐지만, 부품조차 없어 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외에도 구조물 낙하 등 큰 위협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이런 '위기 속' 시범 아파트가 여러 진통 끝에 신통기획을 맞이하면서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주민들은 그간 아픔을 딛고 마침내 주거 개선을 이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 주민은 "12년간의 결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같아 이웃 주민들도 함께 기뻐하고 있다"라며 "신통기획에 대한 높은 동의율 확보는 공사 기간 단축을 비롯해 주민들의 재건축에 대한 염원과 서울시 의지가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27일 '신속통합기획' 참여 설문을 개시한 시범 아파트는 토지등소유자 과반수 이상(909명)이 참여해 867명에게 호응을 얻는 등 대다수 주민이 동의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서울시 역시 △기부채납 비율 25%로 하향 △준주거지역 종상향 △50층 이상 층수 완화 △비주거시설 비율 5%로 완화 등을 제시하면서 주민 마음을 얻기 위해 힘써왔다.

이런 분위기는 주변 단지들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모습이다. 시범 아파트가 신통기획 출사표를 던진 이후 인근 한양 아파트와 삼부 아파트가 주민 동의서 징구에 나서는 등 구축 단지 곳곳에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양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시범 아파트를 시작으로 여의도 일대 아파트가 들썩이고 있다"라며 "일반 재건축에 비해 공사 기간도 짧아지는 만큼 신청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조속히 동의율을 확보해 신통기획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원석 시범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은 "지난 4년간 서울시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 만큼 재건축을 위한 준비는 이미 마련됐다"라며 "시가 점찍은 만큼 조만간 발표될 사업지 선정 결과가 기대되며, 잦은 소통을 통해 사업이 긍정적으로 추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기부채납과 어린이 공원…주민 니즈 반영될까 

다만 일부에서는 신통기획 대표 사례가 될 시범 아파트에 적지 않은 의문점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 차원에서의 전례 없는 인센티브 제공은 환영하지만, 개발로 인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센티브 실행 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앞서 서울시가 신통기획 1호 사업지로 점찍었던 송파구 오금동 현대아파트의 경우 사업이 좌초된 바 있다. 서울시 정비계획에 따른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과도해 주민들 반발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시범 아파트의 경우 아직 구체적 제시안이 거론되지 않았지만, 과연 서울시 공약들이 무사히 반영될진 미지수다."

시범 아파트 내 어린이공원. ⓒ 프라임경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범 아파트 사업 추진에 있어 관건은 '한강 변 부지 일부 기부채납'과 '어린이공원 부지'다. 

한 주민은 "서울시가 언급한 한강 변 기부채납에 있어 불만이 만만치 않다"라며 "어린이공원 부지도 구청 소유인만큼 자칫 한강 변과 더불어 과도한 땅을 잃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민을 대상으로 한 신통기획 설명회에서도 구체적 계획이 제시되지 않아 선정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라며 "서울시는 신통기획으로 선정될 시 해당 사안을 면밀히 검토해 주민들이 만족할 방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향후 시범 아파트가 공식적으로 신통기획에 선정되면 회의와 현장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들과 함께 협의해 맞춰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범 아파트가 기대와 우려 속 재건축 신호탄을 쏘면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전례 없던 사업인 만큼 향후 신통기획 정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과연 신통기획으로 시범 아파트가 그간 아픔을 떨쳐내고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역작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나아가 이를 계기로 주변 단지에 연쇄 반응을 통해 '여의도 랜드마크 타운'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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