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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또 터진 입찰제안서 문제…"입찰 참여기업은 상담사 이력 먼저 가져와라"

투입 인력 이력 사항 첨부 요구, 운영업체 변경 시 기존인력 '해고'

김수현 기자 | may@newsprime.co.kr | 2021.11.11 10:30:10
[프라임경제] 국세청이 입찰 제안요청서 제안사 지원 조건에 '상담사 투입 인력에 대한 이력 사항'을 기재, 상담사의 고용 문제와 직결되는 입찰제안서에 무관심 해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달 같은 입찰제안서의 '상담사 집단화 방지방안' 문제로 한차례 질타를 받았다. 

◆투입 인력 이력 先 요구…상담사 고용 보장 어디에


2015년 10월에 공고된 '2016 국세청 현금영수증 상담 위탁 운영' 내용. 투입인력에 대한 이력 사항을 제출하라고 기재됐다. 해당 내용은 홈택스 상담 위탁 운영 연관 입찰 등에 지난해까지 해마다 유지됐다. ⓒ 국세상담센터 입찰 제안요청서 캡처


지난 2015년 10월에 공고된 '2016 국세청 현금영수증 상담 위탁 운영' 입찰제안서에 따르면, 국세청은 '제안사는 본 사업에 투입되는 인력에 대한 이력 사항을 첨부 서식으로 제출, 제안서에 기재된 사업자의 기술 및 경력 사항 등 중요한 내용이 허위로 밝혀지는 경우 계약파기, 손해배상청구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해당 내용은 지난해 9월에 올라온 '2021년 국세청 홈택스 상담 위탁 운영' 입찰제안서까지 해마다 유지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조항에 대해 "다른 공공기관입찰에서 기존 상담사들의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100% 고용 승계 조항을 넣고 있는 상황에서 국세청은 참여기업에 제안요청서에서부터 상담사들의 이력 사항을 요구해 신규업체가 선정될 시 기존 상담사들을 해고해야 하는 조항을 만들었다"고 입을 모은다.

△국세청 전문상담 인력 상실 △국민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품질 하락 △신규업체 선정 시 기존 근로자 해고 △높은 장벽으로 인한 신규 도급업체의 입찰 포기 등 누구도 웃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담사 이력 사항을 첨부하라는 조항을 유지해왔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위탁 업체들은 도급업체가 전환되더라도 상담사들의 전문성을 증진시키고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상담사들을 '고용승계'한다. 현 정부들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력에서 파견과 도급이 포함된 것도 일부기업에서 상담사들의 고용불안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부터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그 결과 20만명 가량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 가운데 정부산하기관인 국세청이 해당 조항을 방치했다는 것은 고용 안전에 대한 일종의 무관심이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에 올라온 '2022년 홈택스상담 위탁운영' 내용. '투입 인력에 대한 이력사항'이 '총괄팀장, 관리자에 대한 이력 사항'으로 범위가 축소됐다. ⓒ 국세상담센터 입찰 제안요청서 캡처


올 10월에 올라온 제안요청서에서는 상담사 이력 사항 제출이 빠졌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상담사 집단화 방지방안과 인건비 중간착취 의혹이 불거지면서 기존 제안서를 꼼꼼히 살피다 보니 불필요한 항목으로 판단돼 제외했다는 게 국세청 측 설명이다.

기존 조항에 따라 입찰 참여기업이 이력을 제시하고 신규업체로 선정되면 기존업체들과 인원이 중복돼 신규업체가 제시한 인력이 근무, 기존인력은 갈 곳을 잃게 된다. 전문인력을 잃게 되면 고객인 국민의 불편은 가중된다.

신규로 콜센터 입찰에 참여한 위탁 업체들은 선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인력을 모집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신규업체로 선정돼 기존인력을 승계받으면 모집한 인원에 대한 후처리까지 감당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까다로운 조건으로 해당 사업에 많은 업체가 지원을 반려했다"며 "일각에서 해당 조항이 의도적으로 지원하기 어렵게 만들어진 '밀어내기식 조항'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재 운영 중인 A 업체가 2016년 입찰에 참여, 기존업체를 제치고 신규업체로 선정될 때에도 이력 사항 명시 조건은 있었다. 제보에 따르면 기존업체는 신규업체 A에게 인력을 승계했다고 주장해 기존인력들이 해고되는 불상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 업체와 기존업체 사이의 인력 승계 문제는 들여다봐야 할 대목이다.

◆국세상담센터 측, 지난 사건 이후 "내부서 면밀히 검토중"

지난 6월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한 김대지 국세청장. ⓒ 연합뉴스


국세청 측은 지난달 초 A 업체와 연관된 '상담사 집단화 방지방안' 입찰제안서 문제로 한 차례 논란이 있었다. 사건 이후 약 보름 뒤 올라온 2022년도 동일 사업 입찰 제안서에는 '상담사 투입 인력에 대한 이력 사항'이 '총괄팀장, 관리자에 대한 이력 사항'으로 범위가 축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존 상담 인력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는 항목이 추가됐다.

국세상담센터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유지됐던 항목 수정에 대해 "일반 상담사는 입·퇴사 변동이 많아 제안서에서부터 이력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항목이 만들어진 목적이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는 "당시 담당자가 국세청 내 없어 명확한 답변이 힘들고, 몇 년간 진행했던 제안서를 그대로 받아쓴 불찰"이라며 "지난 입찰 관련 문제가 제기된 이후 전체적인 내용을 살피고, 수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국세청 내부에서는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인건비 중간착취' 의혹에 대해 해당 사업을 수행한 업체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상담센터 관계자는 "윗선에서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며 "진행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말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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