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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위클리 재팬] '중의원선거 정리' 신임 내각에 거는 기대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1.11.03 15:27:02
[프라임경제] 지난 10월31일 치러진 제49회 중의원선거 역시 자민당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전체 465의석 가운데 261석(48회 대비 –15석)을 획득해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고도 위원 수에서 야당 우위에 서는 '절대안정다수'을 달성했다. 이는 2012년 이후 4연승이다. 

'공동 집권당' 공명당도 32석(동 +3)을 확보해 자민당에 힘을 실었다. 이로써 자민당은 마음만 먹으면 우파성향 일본유신회(41석, 동 +30)를 끌어들여 헌법 개정도 가능한 상태. 지역 정당 오사카유신회를 모체로 2016년 창당한 일본유신회는 이번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제3당으로 올라섰다. 

그에 비해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적절한 이슈 및 의제를 개발하지 못하고 코로나와 '공투(연대)'에만 매달린 결과, 96(동 -13)석으로 줄면서 존재감이 더욱 희미해졌다.

사실 일본 정가는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이 단독 과반에 미치지 못하거나 겨우 턱걸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코로나 사태와 더불어 '벚꽃 모임' 등 정치 자금 의혹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실제 대표 우파계열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달 28일 "자민당 단독 과반수 유지 미묘"라는 제목 하에 자민당 패배가 기정사실인 인 듯 보도했다. 이는 50석 이상 잃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대다수 매체가 투표 당일 출구조사 때까지 이런 인식을 공유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코로나 감염이 거짓말처럼 급감하고, 야당은 자민당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이슈화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도 야당 움직임이 지지부진하자 무관심 유권자층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매체는 이런 흐름을 놓친 것이다. 

진보계열 아사히신문만이 25일 "자민당 단독 과반수 확보 기세, 입헌민주당 거의 변동 없음"이라며 결코 판세가 자민당에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한 채 묻혀버리고 말았다. 

11월1일 최종 집계된 투표율은 전후 3번째로 낮은 55.93%였다. 보통 투표율이 낮을수록 탄탄한 조직을 가진 쪽이 유리하기 마련.

그리고 투표 다음 날, 기시다 후미오(64) 총리가 환하게 웃는 모습이 각종 매체를 장식했다. 목표로 내건 과반의석(233석)을 크게 뛰어넘어 압승에 가까운 결과를 얻은 데 대한 만족감의 표현이었다. 

기시다 내각은 기대 이상 성적을 거둔 만큼 최소한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까지 정국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실제 선거 이후 기시다 총리는 전광석화처럼 간사장 인사를 해치웠다. 중의원 선거구(지역구)에서 낙선한 아마리 아키라(72)가 사의를 표하자 망설임 없이 수용한 것이다. 기시다 총리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사실 아마리는 아베 전 총리·아소 부총재와 함께 '3A'로 불리며 위세를 부리던 아소파 소속이라는 점에서 기시다 총리에게는 부담스런 인물로 꼽힌다. 더군다나 집권당 간사장은 내각책임제인 일본에서 공천권과 자금을 관장하는 당내 2인자이자 권력 핵심 포스트다. 

산케이신문은 후임 간사장으로 모테기 도시미쓰(66) 외무대신을 전망하고 있다. 다케시타파 회장대행으로 총재 선거 당시(9월) 자파 의원을 이끌고 기시다 승리에 공헌한 바 있다. 또 '3A'와의 원만한 관계도 발탁 이유로 알려졌다.

그리고 모테기 외무대신 후임으로는 참의원 5선·중의원 1선의 하야시 요시마사(60)가 부상하고 있다. 

야마구치현에서 4대째 중의원과 대신을 배출한 명문가 출신인 하야시는 1992년 대장대신에 취임한 부친 비서관으로 정계에 진출한 후 1995년부터 참의원 5선을 기록했다. 

재직 기간 참의원으로는 이례적으로 5개 부처 각료를 맡았던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참의원을 사직, 중의원으로 말을 갈아탔다. 차기 총리를 노리는 고치카이(기시다파) 에이스로 예정된 수순이었다. 

기시다 정권에는 외교 전문가가 많다. 

기시다 총리가 2012년 12월부터 약 5년간, 모테기 간사장 내정자는 2019년 9월부터 2년 넘게 외무대신을 지냈다. 

여기에 초당파 의원연맹 '조선통신사교류의원회' 간사이자 '자타 공인 지한파' 하야시가 오는 10일 출범할 내각 외무대신에 합류할 경우 벼랑 끝에서 대치 중인 양국관계에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커진다. 외교 기본은 대화와 타협이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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