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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 명의 국회의원이 쏘아 올린 '취약계층 주거 안정'

명백한 지자체장들 책임 전과 행위…피해는 곧 서민들의 몫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1.10.29 16:39:35
[프라임경제]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이유는 저렴한 임대료로 사회 취약계층이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장 받기 위함이다. 하지만 에어컨·세탁기 등도 없는 '무옵션 깡통 임대주택'을 공급해 서민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은 공급 본래의 취지에 어긋난다. 공사는 신축을 포함한 구축 임대주택까지 에어컨을 의무화해 서민 주거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

최근 개최된 '2021년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 국정감사'에서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공임대주택'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 대표 사업인 '공공임대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경기주택도시공사(이하 GH) 등 공사가 직접 참여해 무주택·저소득 서민 즉, 사회취약계층이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 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마련된 주택 사업이다.

현재 영구임대·행복주택·청년주택 등 소득계층별로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면서 서민 주거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다만 공공임대주택 사업을 유심히 보게 되면 '서민 주거 안정'을 자처하는 본 취지와는 100% 부합되진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대부분 공공임대주택에서는 에어컨·세탁기 등 생활 필수요소도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거주민 대부분은 사회 취약계층으로 이를 장만할 능력이 제한되는 만큼 만만치 않은 불편을 감수하면서 생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아르바이트로 얻은 급여로 부족하게 생활하던 중, 우연히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했다"며 "무엇보다 에어컨 부재가 가장 고통스러웠으며, 여름에 매년 뜨거운 더위를 감당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결국 통장 잔액을 모두 쏟아내 중고 에어컨을 마련했다"며 "주거 안정을 도모, 저렴한 임대료를 강점으로 내세운 공공임대주택에서 오히려 많은 금액 지출과 불편을 감수하는 상황이며, 이는 대부분 거주민이 해당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서민 주거 안정'을 자처하는 해당 사업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는 이면 속, 기본적인 옵션조차 없어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런 공공임대주택이 새로운 국면을 본격 맞이하기 시작했다. 소병훈 의원이 심각성을 인지, 국정감사를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소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LH가 공급한 행복주택 8만295가구 중 에어컨이 기본 옵션으로 제공된 행복주택은 193가구(전체 0.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으며, 올해에는 전국 17개 시·도 지방공사가 건설한 공공임대주택의 에어컨 설치율(2021년 기준)의 경우 전국 평균 1.6%(15만7434가구 중 2487가구)에 그치는 등 해당 문제의 심각성을 적극 꼬집기도 했다. 

또 그간 해당 문제점에 대한 여러 개선책이 제시됐지만, 기존 임대주택을 제외한 신축만을 에어컨 의무 설치 규정에 포함한다는 조건으로 인해 공공임대주택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 거주민들은 주거 환경 개선은 이룰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렇듯 한 국회의원이 국정감사를 통해 해당 문제점을 지적, 갈수록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는 모든 GH 행복주택(신축·구축)에 에어컨 의무 설치를 약속했으며, 최근 열린 '2021년 LH 국정감사'에서 김현준 LH 사장은 소 의원 질의에 에어컨이 없는 기존 영구임대주택(약 8만가구)에 한해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즉, 공사는 신축 공공임대주택을 비롯해 구축 임대주택까지 에어컨의 순차적인 설치를 예고했으며, 본래 취지인 '주거 안정'에 한걸음 더 다가가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한 국회의원의 2년간 뜨거운 노력으로 공공임대주택 '에어컨 설치 의무화'와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과 발전을 거듭하게 된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쾌거에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지방 자치 단체의 으뜸이자 지역 주민 복지를 위해 가장 힘써야 할 '지자체장'들의 성과가 아닌 단 한 명의 국회의원이 노력해 이런 큰 결과물을 도출한 것. 

더군다나 현재 정부 및 서울·부산 등 주요 지자체장들은 이런 문제점들은 배제한 채 부동산 시장에 수요와 공급 부조화만 지적, 너 나할 것 없이 주택 공급 확대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3기 신도시 △신속통합기획 △민간 재개발·재건축 등 공급 대책만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 사회적 이슈에만 따라가기 급급한 지자체장들의 정책으로 정작 현 실거주하는 사회 취약계층의 애로사항은 보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공급 정책도 '주거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틀린 것은 아니며, 업계에서도 현재 혼란스러운 부동산 상황에 필요한 것으로 '공급 확대'를 꼽을 정도로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주거 안정에 궁극적으로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주택 공급과 더불어 기존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도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

이번 국정감사에서의 서민의 고통을 알린 소 의원의 목소리처럼 정부 및 지자체장도 실제 서민들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방안을 더 깊게 생각해보고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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