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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형의 직업병 이야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의 직업성 질병의 범위

 

정일형 공인노무사 | press@newsprime.co.kr | 2021.10.18 14:18:39
[프라임경제] 사업장의 근로자 및 공중이용시설 등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제정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은 2022년 1월27일 시행을 3개월여 앞두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위임된 사항과 그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기 위해 마련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이 지난 9월2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노동계와 경영계 양 쪽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 시행령은 사업주·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의무의 구체적인 내용, 중대산업재해의 직업성 질병의 범위, 중대시민재해의 공중이용시설 범위 등을 규정하고 있는 것을 주요 특징으로 하고 있는데 이번 시간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상 직업성 질병의 범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먼저, 중대재해처벌법은 제2조 제2호 다목에서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중대산업재해'로 보고, 법에서 정하는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영계 및 노동계는 시행령에서 직업성 질병의 범위가 어떻게 정해질지가 큰 관심사였다. 노동계는 근골격계질환 및 뇌심혈관계질환 등 작업 현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병까지 그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경영계는 이를 좁게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하지만 노동계의 주장과는 달리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은 직업성 질병의 범위를 △납 △수은 △일산화탄소 급성 중독 △보건 의료 종사자 혈액 전파성 질병 및 산소결핍증 등 24가지 화학, 물리적 인자에 의해 급성으로 발병한 질병만으로 한정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인과관계의 명확성 및 사업주 등의 예방 가능성, 피해의 심각성 등을 고려해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하는 직업성 질병의 범위를 급성으로 발생한 질병으로 한정했다는데, 이러한 정부의 발표에 노동계 및 시민단체는 근골격계질환 중 재해 발생이 사고에 기인한 사고성 질병과 과도한 노동시간과 노동강도에 따른 뇌심혈관계질환 등을 직업성질병에 포함할 것 등을 주장했으나 결국 원안대로 국무회의에서 의결되고 말았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 보건 확보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한 강력한 처벌로 근로자 및 시민의 생명과 신체의 보호를 위해 제정됐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보면 노동계의 주장대로 직업성 질병의 범위를 산업재해 중 업무상 질병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근골격계질환 및 뇌심혈관계질환을 포함하지 않은 것은 법의 입법 취지에 다소 부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계의 입장이 관철돼 직업성 질병의 범위를 넓게 해석하는 경우에도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직업성 질병인지 여부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심사를 통해 결정되는데, 만약 더 넓은 범위의 직업성 질병이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한다면 기업은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의 처벌을 막기 위해 산재 심사 절차에서 현재보다 적극적으로 기업을 방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근로자는 과거보다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재 보상을 더욱 받기 어렵게 돼 결국 근로자의 보호를 위해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이 근로자의 산재 인정 문턱을 높이게 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양 쪽의 의견 중 어떤 것이 맞는지 아직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근로자 및 시민의 안전이라는 입법취지 아래 다소 파격적으로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이 보다 면밀한 검토를 통해 시행되길 바라며,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위험으로부터 부디 안전하기 바란다. 

정일형 공인노무사 / 노무법인 산재 경기 안산지점 대표노무사 / 대한진폐재해자보호협회 자문노무사 / 광산진폐권익연대 강릉지회 자문노무사 /안산시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 자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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